2020.02.05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작년 외국인 투자자들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을 순매도했다는 분석이 나와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당국이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국외 부동산 투자 단속에 나선 것이 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과 중동 일부 국가들은 오히려 매입을 늘려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이 미국 사무용 건물·쇼핑몰·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총 487억달러어치 사들인 반면 같은 기간 630억달러어치를 내다 팔았다. 그 결과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시장조사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는 그간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했던 중국 투자자들이 200억달러 이상 순매도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이어 일본·캐나다·영국 투자자들 매도세가 컸다. 반면 한국과 중동 일부 국가들은 오히려 매입을 늘렸다.
한국투자공사와 삼성SRA자산운용은 4억7500만달러(약 5638억원) 규모 뉴욕 맨해튼 소재 사무용 건물 등을 사들였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투자청은 사무용 건물 위주, 카타르 펀드는 맨해튼과 베벌리힐스 일대 고급 호텔 위주로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매도한 건물은 주로 뉴욕·텍사스·일리노이주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대 상업용 부동산이다. 지난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세는 2.5% 오르는 데 그쳤다. 상승률 폭으로 따지면 2010년(20% 상승) 이후 눈에 띄게 저조한 상승세라는 분석이다.
올해 미국 부동산시장은 지난해처럼 외국인 매도 분위기가 눈에 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짐 코스텔로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 수석 부사장은 "외국인들은 경기 사이클상 지금 미국 부동산 가격이 비싼 편이기 때문에 지금 사면 나중에 되팔 때 차익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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