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0
◆ 코로나 이코노미 A to Z / 글로벌 경기 진단 ◆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기존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를 대신해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추락하자 주주 이익만을 중시하는 주주자본주의보다 근로자, 이웃, 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감안하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자본주의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제50회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 주제로 선정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WEF가 제시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는 기업 이익 최대화와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경영의 최고 덕목으로 삼는 주주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다.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는 게 주주자본주의의 핵심이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주주자본주의를 태동시킨 시카고대의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모든 가용 자원을 활용해 이익을 늘리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주주 이익 증대"라며 주주지상주의를 설파했다. 실제로 상당수 기업은 이익 극대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 성과를 냈고 수십 년간 글로벌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기업의 과도한 단기 이익 집착과 탐욕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연결됐다. 또 주주 외 다른 모든 사안에 대한 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극단적인 소득 양극화 등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고 기후변화 문제도 심각해졌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주주자본주의는 더 설 자리를 잃게 됐다.
기업은 물론 개인, 국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주주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에게 관심을 쏟는 한편 생산적인 곳에 투자하고 환경에도 신경 쓰는 등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뵈르게 브렌데 WEF 총재(전 노르웨이 외무장관)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분기 실적만을 중시하는 기업이 훌륭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까. 이런 기업이 지속가능할까"라고 반문하며 "미래에 대한 투자인 근로자를 중시하고 환경을 배려하는 기업이 더 지속가능하고,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브렌데 총재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를 성장보다 분배에 무게중심을 맞춘 시스템으로 일방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성장을 죽이는 분배 중심적 접근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케이크에 비유하자면 케이크를 키워서 분배해야지, 크기가 같은 케이크를 가지고 어떻게 자를지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다.
큰 케이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창립자 겸 회장 역시 "비즈니스는 이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를 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것은 이익 극대화뿐만 아니라 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정부·시민사회와 협력해 이 시대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인 소득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분열, 정치적 극단화, 기후변화 위기 등 도전에 대한 해답을 얻는 수단으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윤원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로나 이코노미 A to Z / 글로벌 경기 진단 ◆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기존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를 대신해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추락하자 주주 이익만을 중시하는 주주자본주의보다 근로자, 이웃, 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감안하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자본주의는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제50회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 주제로 선정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WEF가 제시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는 기업 이익 최대화와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경영의 최고 덕목으로 삼는 주주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다.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는 게 주주자본주의의 핵심이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주주자본주의를 태동시킨 시카고대의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모든 가용 자원을 활용해 이익을 늘리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주주 이익 증대"라며 주주지상주의를 설파했다. 실제로 상당수 기업은 이익 극대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 성과를 냈고 수십 년간 글로벌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기업의 과도한 단기 이익 집착과 탐욕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연결됐다. 또 주주 외 다른 모든 사안에 대한 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극단적인 소득 양극화 등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고 기후변화 문제도 심각해졌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주주자본주의는 더 설 자리를 잃게 됐다.
기업은 물론 개인, 국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주주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에게 관심을 쏟는 한편 생산적인 곳에 투자하고 환경에도 신경 쓰는 등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뵈르게 브렌데 WEF 총재(전 노르웨이 외무장관)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분기 실적만을 중시하는 기업이 훌륭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까. 이런 기업이 지속가능할까"라고 반문하며 "미래에 대한 투자인 근로자를 중시하고 환경을 배려하는 기업이 더 지속가능하고,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브렌데 총재는 이해관계자자본주의를 성장보다 분배에 무게중심을 맞춘 시스템으로 일방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성장을 죽이는 분배 중심적 접근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케이크에 비유하자면 케이크를 키워서 분배해야지, 크기가 같은 케이크를 가지고 어떻게 자를지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다.
큰 케이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창립자 겸 회장 역시 "비즈니스는 이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를 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것은 이익 극대화뿐만 아니라 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정부·시민사회와 협력해 이 시대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인 소득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분열, 정치적 극단화, 기후변화 위기 등 도전에 대한 해답을 얻는 수단으로 이해관계자자본주의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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