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3
넷포사·치후360 등 대형 중국 업체 거래제한 추가
미국 상무부가 중국 기관과 기업 33곳을 미국과의 수출 거래 제한 목록인 일명 '블랙리스트'에 무더기로 추가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의 인권탄압 문제를 이유로 9개 기관과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5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해 고강도 규제조치를 내놓은 데 이어 중국을 겨냥한 경제제재 조치에 나선 것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는 중국의 행보를 노린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美 제재로 반도체 못구한 화웨이…5G장비 이어 스마트폰도 '직격탄'
화웨이 목 죄는 미국…"스마트폰 사업까지 무너뜨릴 것"
또 이들 기관은 중국과 홍콩, 케이먼 제도 소재로, 미국의 국가안보나 외교정책에 반하는 활동에 관련돼 있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이날 거래제한 명단에 오른 회사 중에는 중국의 대형 인공지능 회사 넷포사가 포함돼 있다. 이 회사의 안면인식 관련 자회사가 위구르 지역 무슬림 감시에 연관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로봇 회사 클라우드마인즈도 명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소프트뱅크 자회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와 같은 로봇 운용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에서 중국 본사로 기술 및 기술정보를 이전하는 게 금지됐다.
중국의 주요 사이버보안업체인 치후360도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됐다.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되면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미국 기술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화웨이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쓰려면 미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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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에도 중국 당국의 위구르 인권탄압과 관련해 중국의 기관 및 기업 28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올린 바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ㅡㅡㅡ
존슨 英총리 "5G 사업서 화웨이 장비 빼겠다"
2020.05.24
영국도 기존 입장 바꿔
美 주도 '화웨이 제재' 동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5세대(5G) 이동통신 비핵심 장비에선 중국 화웨이 제품을 쓰겠다는 기존 방침을 바꿔 화웨이를 전면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지난 22일 보도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재 국제 공조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존슨 英총리 "5G 사업서 화웨이 장비 빼겠다"
존슨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2023년까지 영국 인프라 구축사업에 중국이 관여할 여지를 ‘제로(0)’ 수준으로 축소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영국은 올 1월 화웨이 장비를 민감한 핵심 부문에서 제외하되 비핵심 부문에서는 점유율이 35%를 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하기로 했었다.
정부 내 한 소식통은 “화웨이와의 거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이뤄졌지만 바이러스가 모든 것을 바꿔놨다”고 설명했다. 영국 5G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하는 프로젝트는 국제통상부 사무차관이 이끌고 있으며, 사무차관은 도미닉 라브 외교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라브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의약용품을 비롯해 전략 물자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프로젝트 디펜드’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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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화웨이 제재 동참 소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달 10~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하며 양국 간 소통하는 와중에 나왔다.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동맹국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가 수집한 정보에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하는 등 존슨 총리를 꾸준히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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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통신장비 세계 1위, 스마트폰 2위 기업이다.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런정페이가 창업한 이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지난해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했다. 이어 동맹국들에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해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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