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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중남미 …브라질 탄핵정국(방역실패, 군부 독재 쿠데타 옹호 행보로 야권으로탄핵 압박)아르헨 또 기술적 디폴트(?).브라질,상파울루 봉쇄 임박.vulture capitalist등장.발레 철강80%감소

Bonjour Kwon 2020. 5. 25. 07:02
2020.05.24

WHO "남미, 팬데믹 새 진앙지"

아르헨, 기술적 채무 불이행
부채 상환협상 장기화 전망

중남미가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의 새로운 진앙지가 됐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경고가 나온 가운데 중남미의 두 경제 대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신흥국발 금융위기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브라질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주말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탄핵 위기에 놓인 대통령과 사법부 간 불화까지 불거지면서 정국도 소용돌이 치고 있다. 이웃 나라 아르헨티나는 지난 주말 '독립 이래 9번째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맞았다. 해외 채권단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 '기술적 디폴트'이긴 하지만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기준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총 540만7378명이며, 미국(166만6828명)과 브라질(34만9113명)이 확진자 1, 2위를 기록 중이다. 사망자는 전 세계 총 34만4019명으로 브라질(2만2165명)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6번째다.




브라질 경제 중심지인 상파울루주 봉쇄가 임박한 가운데 WHO는 "남미가 팬데믹 진앙지가 됐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정국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2일 브라질 연방 대법원은 '대통령이 무례하다'는 이유로 같은 날 열린 대통령 주재 장관회의 비디오 영상 일부를 시민들에게 즉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대법원은 "대통령은 범죄로 볼 수도 있는 매우 무례한 발언을 했으며, 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의 무례한 발언이 담긴 영상을 일부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이 내 가족들을 죽이려 한다"면서 "일선 집행관을 바꿀 수 없으면 책임자를 바꾸면 된다. 책임자도 바꿀 수 없으면 장관을 바꾸면 된다"고 고성을 질렀다고 BBC문도가 전했다. 이 발언은 대통령 큰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자금 세탁·횡령 혐의로 기소되고, 작은아들인 카를로스 보우소나루 리우데자네이루 시의회 의원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브라질 대통령은 방역 무시, 보건당국 조롱과 군부 독재 쿠데타 옹호 행보로 시민들과 야권으로부터 탄핵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를 지탱하는 원자재 생산도 타격을 입고 있다. 브라질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광산업체 발레 등 채굴 현장이 대거 가동 중단 사태를 맞았다. 브라질은 호주에 이어 철광석 생산 2위 국가다. 맥쿼리증권은 "브라질은 코로나19 통제 불능 상태"라면서 "5월 한 달간 철광석 생산량이 평상시의 2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브라질과 국경을 맞댄 아르헨티나는 22일 '기술적 디폴트' 상황을 맞았다. 독립 이후 9번째, 2000년 이후로는 3번째 디폴트 위기다. 22일까지 해외 민간 채권단에 지불했어야 하는 채권이자 5억300만달러(약 6240억원)를 내지 못한 결과다. 당초 4월 22일이 만기였는데, 30일 유예기간 동안 부채 협상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기술적 디폴트에 이르렀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가 6월 2일까지 해외 민간 채권단과 부채 재조정 기한을 연장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현재 상황은 엄밀한 의미의 디폴트가 아닌 기술적 디폴트라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3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대한 코로나19 봉쇄령을 6월 7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국경을 접한 브라질 내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21~22일 이틀간 매일 700명 이상 추가 확진자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23일 아르헨티나 내 확진자는 하루 새 704명이 늘어 총 1만1353명을 기록했고, 사망자는 총 445명이다.

디폴트 위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친 아르헨티나의 3월 경제활동은 1년 전보다 11.5% 줄었으며, 본격적인 봉쇄가 시작된 4월 이후 경제 위축세는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부채 재조정 협상과 관련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전망이 제각각이다.


22일 마르틴 구스만 경제부 장관은 정부와 채권단 간 합의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이라면서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22일 로이터통신은 아르헨티나 정부·해외 민간 채권단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부채 재조정 협상이 '며칠 안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같은 날 AFP는 투자컨설팅 업체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아르헨티나 정부와 해외 민간 채권단 협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아르헨티나의 또 다른 외채 이자 지불 만기가 6월 말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이자 지불 유예기간이 통상 3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7월 말까지도 합의가 안 될 경우 채권단이 단기 합의 기대감을 버리고 법정 공방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악의 경우 '대머리 독수리'들이 따라붙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부실 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후 채무자를 상대로 원리금을 전액 그대로 반환하라고 소송을 거는 투자자를 대머리 독수리(vulture)에 빗대어 '대머리 독수리 자본가(vulture capitalist)'로 부른다.

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는 2020년 브라질 경제가 -5.2%, 아르헨티나 경제는 -6.5%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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