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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시장 잡으면 쇼핑·금융플랫폼 선점"…IT·금융 주도권 싸움.이통3사 패스 이용자 3천만명핀테크전문 토스는 1100만명카카오페이 카톡연계 맹추격.네이버, 아이디·비번입력으로보험가입·..

Bonjour Kwon 2020. 5. 28. 05:12

2020.05.27
들썩이는 민간인증 시장

네이버, 아이디·비번입력으로
보험가입·공과금 시범 서비스

금융권 "비대면 영업에 유용"
KB 자체개발해 360만명 유치
◆ 사설인증 시장 무한경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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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회사원 이 모씨는 '메리츠 펫보험'에 가입한 뒤 메리츠화재 홈페이지에서 네이버 인증을 활용해 계약사항과 내 정보 등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2월 메리츠화재가 펫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공인인증서 이외에 네이버 인증을 통한 인증 서비스를 시범 제공한 것이다. 가입자들은 홈페이지에서 네이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보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씨는 "평소 온라인 쇼핑과 메일 등 자주 사용하는 네이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해 편리했다"며 "인증까지 몇 분이 걸리는 공인인증서를 안 써도 되니 좋다"고 말했다.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다양한 민간 본인인증 수단이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지문·홍채 등 생체정보 인식과 여섯 자리 핀번호 인증, QR코드 인증은 물론 인증서를 클라우드에 저장해놓고 그때그때 접속해 확인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이씨가 활용하는 네이버 로그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그중 하나다.




네이버는 기존에 고지서 서비스와 연계해 제공하던 인증서 서비스를 별도로 분리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부터 네이버 마이페이지에서 각종 공과금, 세금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고지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본인 확인·보안 절차로 '네이버 인증서'를 덧붙였는데, 아예 이 인증서를 별도로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인증서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한 제휴 담당자를 충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서명 시장은 크게 모바일과 PC로 나눌 수 있는데, 모바일 시장은 이미 '탈공인인증 시대'에 접어들었다. 모바일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패스(PASS) 앱과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가 3강 구도를 형성해 금융거래 관련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3곳 모두 이용자 편익을 높인 간편인증 서비스로 지난 1~2년간 서비스를 해왔기 때문에 이미 1000만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했고 안전성도 검증받았다.



새로운 서비스 출시 길이 열렸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영향력이 워낙 커 모바일 분야에서는 신규 사업자 진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8월부터 이동통신 3사가 통합 제공하는 본인인증 서비스 앱 패스는 이용자가 다음달 중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 앱에서 제공하는 '패스 인증서' 인증 건수는 올해 초 1000만건 수준이었는데, 연내 20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LTE·5G 가입자 수는 6000만명에 달하는데, 복수 사용자를 감안해도 사실상 본인인증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 국민이 패스 앱의 잠재 고객이 된다. 가입자 4500만명을 확보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핀테크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은 카카오뱅크를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 기세도 무섭다. 2017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 본인인증 고객은 약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핀테크 전문기업 비바리퍼블리카도 토스 앱을 통해 2018년 11월부터 본인인증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20년 5월 기준 토스 가입자는 1700만명, 본인인증 이용 고객은 1100만명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도 자체 인증서를 개발해 인증서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체 인증서를 도입하면 공인인증서와 달리 은행 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 말 그대로 완전한 '비대면' 영업을 할 수 있고, 타행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인증서를 선보이면 고객을 끌어모으는 효과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자체 개발한 KB모바일인증으로 출시 10개월 만에 고객 360만명을 유치했다. 1분이면 국민은행 모바일 앱에서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은행, 증권 등 업권마다 따로 발급받아야 했지만, KB모바일인증서는 KB금융지주 계열사라면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에서 허용된 인증서는 올해 안에 KB국민카드, KB생명보험, KB증권 KB저축은행 등으로 확대 적용된다.

국민은행은 이미 지난 22일부터 공인인증서 대신 자체 인증서를 이용해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다만 국세청에서 소득정보 등을 불러올 때는 아직까지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KB금융 내에서 사용하는 인증서이지만 앞으로 다른 금융사와 공공기관도 KB모바일인증서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5월 자체 인증서를 도입했다. 금융거래 시 여섯 자리 비밀번호만 누르면 금융상품 가입과 계좌 이체, 예금담보대출(300만원 이하)도 가능하다. 특히 기존 공인인증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에 금융거래에서는 많은 고객이 공인인증서를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시행령을 마련하고 발효되는 데 6개월이 걸리고 공인인증서 유효기간이 1년인 것을 감안하면 1년 6개월간은 공인인증서 가입자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찬옥 기자 / 오대석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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