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6
코로나에 주춤했던 서울 집회
5개월만에 대규모 시민 운집
태극기 집회도 천명넘게 몰려
文대통령 사진에 신발 던지고
`나라가 니꺼냐` 실검 공격까지
지난 25일 저녁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부동산 규제정책 반대, 조세저항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서울 을지로 인근에는 보수단체와 부동산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승환 기자]
주말 동안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재개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 등 주요 지역 집회가 금지돼 대부분 집회가 멈춰선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인근은 낮부터 밤늦게까지 보수단체 등 집회가 이어져 시민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항의하는 '부동산 규제정책 반대, 조세저항 촛불집회'가 열려 경찰 추산 1500명(주최 측 추산 5000명)이 집결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집회에 500여 명이 참가한 것과 비교해 10배가량 큰 규모였다. 참가자들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LED 촛불을 들고 "임대인도 국민이다" "임대3법 철회하라" "6·17 부동산 대책 철회하라" "집주인이 봉이냐" 등 구호를 외쳤다.
경남에서 올라온 '6·17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대표는 "문재인 정권 경제정책 실패로 지방 부동산 가격은 추락하고, 거래 매매가 실종돼 처분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지방에 안 팔리는 집을 가진 사람들을 적폐 투기꾼으로 몰고 세금을 강탈하는 정부 속임수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우리는 천박한 서울시민이 아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천박한 사람들이 아니다"며 "경제에 자신이 없으니까 정부를 서울에서 세종으로 옮긴다는 얘기나 하는 무능하고 부정한 정부"라고 규탄했다.
이보다 앞선 오후 1시 30분께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는 우리공화당이 주최한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을지로입구역부터 신한은행 광교영업부지점까지 200m 넘는 길이에 3개 차로에 걸쳐 마련된 장소에는 경찰 추산 3000여 명(주최측 추산 5만명)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와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이날 열린 집회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의미로 '신발 던지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16일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치고 나온 문 대통령을 향해 50대 남성이 신발을 던진 것을 빗댄 퍼포먼스였다.
태극기집회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신발을 던져도 분이 안 풀리는 사람이 문 대통령"이라면서 오른쪽 신발을 들라고 하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신발을 올려 들고 흔들었고, 몇 명은 무대 앞으로 나와 문 대통령 사진에 신발을 던졌다. 부동산 집회에는 실제 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졌던 정창호 씨가 참석해 문 대통령 글자가 적힌 의자에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같은 날 오후 4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진행된 '4·15 부정선거 규탄 블랙시위'에서도 신발 던지기를 시도했지만 경찰의 제지에 가로막혔다. 무대에 오른 30대 남성은 "언제부터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 금지됐느냐. 어떤 국가에서 대통령 얼굴에 뭐 한다고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 반대 집회를 주최한 '6·17 규제 소급 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임대차3법 반대 추진위원회' 등 온라인 카페 회원들은 포털 사이트에 '나라가 니꺼냐' '문재인 내려와' 등 실시간 검색어 순위 올리기 운동을 펼쳐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한편 대규모 집회 재개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최 측은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참가자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마스크 착용·거리 두기 등을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떨어져 앉았지만, 사람이 몰리면서 발열 체크가 이뤄지지 않거나 양옆 간격이 30㎝가량으로 좁혀지는 등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
[이윤식 기자 / 김금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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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재개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 등 주요 지역 집회가 금지돼 대부분 집회가 멈춰선 이후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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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집회에 500여 명이 참가한 것과 비교해 10배가량 큰 규모였다. 참가자들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LED 촛불을 들고 "임대인도 국민이다" "임대3법 철회하라" "6·17 부동산 대책 철회하라" "집주인이 봉이냐" 등 구호를 외쳤다.
경남에서 올라온 '6·17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대표는 "문재인 정권 경제정책 실패로 지방 부동산 가격은 추락하고, 거래 매매가 실종돼 처분하려 해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지방에 안 팔리는 집을 가진 사람들을 적폐 투기꾼으로 몰고 세금을 강탈하는 정부 속임수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우리는 천박한 서울시민이 아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천박한 사람들이 아니다"며 "경제에 자신이 없으니까 정부를 서울에서 세종으로 옮긴다는 얘기나 하는 무능하고 부정한 정부"라고 규탄했다.
이보다 앞선 오후 1시 30분께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는 우리공화당이 주최한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을지로입구역부터 신한은행 광교영업부지점까지 200m 넘는 길이에 3개 차로에 걸쳐 마련된 장소에는 경찰 추산 3000여 명(주최측 추산 5만명)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와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이날 열린 집회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의미로 '신발 던지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16일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치고 나온 문 대통령을 향해 50대 남성이 신발을 던진 것을 빗댄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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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 4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진행된 '4·15 부정선거 규탄 블랙시위'에서도 신발 던지기를 시도했지만 경찰의 제지에 가로막혔다. 무대에 오른 30대 남성은 "언제부터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 금지됐느냐. 어떤 국가에서 대통령 얼굴에 뭐 한다고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통탄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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