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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 홍콩 젠투재간접펀드 `불완전판매` 정황.대출회수조항 판매사에 안알려젠투·韓운용사 누락책임 공방김웅의원 "고위험펀드와 결합"운용사측 "별개 펀드로 인지"

Bonjour Kwon 2020. 9. 10. 08:25

2020.09.09
재간접펀드 만든 국내 운용사
대출회수조항 판매사에 안알려
젠투·韓운용사 누락책임 공방
김웅의원 "고위험펀드와 결합"
운용사측 "별개 펀드로 인지"

83세 노인에 10억어치 팔기도
판매사, 위험성 설명 부족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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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가량이 환매 중단 상태에 있는 홍콩 젠투파트너스 투자 펀드를 재간접으로 담은 국내 운용사가 지금 문제가 되는 수탁액(AUM) 트리거를 사전에 알 수 있었는데도 과실로 인지하지 못했고 판매사와 고객에게도 설명을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젠투파트너스는 한국계인 신기영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주로 외화표시 국내 채권을 운용해 왔다. 신한금융투자가 DLS 신탁으로 판매한 KS아시아앱솔루트 펀드(레버리지 5배 투자)가 올 초 수익률 급락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는데, AUM 트리거 작동으로 펀드담보대출이 모두 회수될 것을 우려한 젠투파트너스는 레버리지가 없는 KS코리아크레딧 펀드의 환매까지도 모두 막아 지난 7월부터 1조원 규모의 젠투 펀드가 전부 환매 중단됐다.




9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젠투파트너스 펀드는 대표 펀드인 KS아시아앱솔루트 펀드와 KS코리아크레딧 펀드가 분리되지 않고 사실상 하나의 결합 펀드(Incorporated cell) 형태로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레버리지를 5배를 써 위험도가 높은 펀드이고 하나는 레버리지가 없는 펀드지만 이렇게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에 외국계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의 대출을 받으면서 한 펀드의 순자산 감소가 다른 펀드의 환매 불가로 이어졌다.

운용사와 PBS 간엔 흔히 AUM 트리거 조항을 맺는데 이는 펀드 규모가 일정 수준으로 감소하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업계에선 젠투 펀드 중 KS아시아앱솔루트 펀드의 순자산이 급감하자 신 대표가 AUM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펀드들의 환매를 막았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젠투 펀드에 투자한 운용사와 증권사들이 AUM 트리거나 하나의 결합 펀드 구조를 사전에 알았느냐다. 펀드 가입자 일부는 젠투 펀드를 재간접으로 들여와 하나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판매한 삼성헤지자산운용이 AUM 트리거 가능성을 사전에 알 수 있었지만 과실로 인해 이를 고객들에게 안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젠투파트너스 소재지인 홍콩에서는 한 운용사의 여러 펀드가 하나로 묶여 있는 구조가 있고 이를 담보로 PBS가 대출을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삼성운용 측은 "홍콩에서도 성격이 다른 두 개 펀드가 묶여서 담보로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고 만약 그랬다면 애초에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삼성헤지자산운용뿐만 아니라 키움증권 등 젠투파트너스에 투자한 다른 모든 펀드에 대해 아무도 AUM 트리거 가능성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운용은 젠투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조만간 법적 대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젠투 펀드 판매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젠투 펀드는 위험도가 높은 위험등급 1등급이다. 판매사에선 고령자들도 은행채를 담은 단순 채권 펀드로 오해하고 가입하는 일이 많았다.

한 젠투 펀드 피해자는 "아버지는 발행어음 위주의 안전 상품에 투자해 왔던 83세 고령자이신데도 펀드에 가입해 10억원을 넣었다"며 "은행 크레디트 리스크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하고 판매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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