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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거여 입법.‘1가구 1주택’ 못박자는 與 법안에… 법학자들 “명백한 위헌, 공산국가 말고는 이런 나라 없다"ㅡ처벌 조항이 없어 강제성은 없지만, 이 법안이고강도 규제 정책을 펼 수 ..

Bonjour Kwon 2020. 12. 22. 15:42
조선비즈 2020.12.22.

여당에서 부동산 투기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1가구 1주택 보유·거주를 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처벌 조항이 없어 강제성은 없지만, 이 법안이 다주택자에 대한 기존 규제를 뛰어넘는 고강도 규제 정책을 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조계에서는 위헌 소지가 다분한데다 부익부 빈익빈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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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의 공공아파트 실거주 의무 위반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은 ‘주거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현행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에 △1가구 1주택 보유·거주 △무주택자 및 실거주자 주택 우선공급 △주택의 투기목적 활용 금지 등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 의원은 "양적 주택 부족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10가구 중 4가구는 여전히 무주택 임차가구에 해당하며 (이들은) 신규 임대차계약의 가격 상승으로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실거주자 중심의 1가구 1주택을 주택정책의 큰 원칙이자 기준으로 삼아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자산 불평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 법안이 처벌 조항 등 강제 규정은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며, 여당 다수 의석으로 통과된다 해도 위헌 소송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은사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우리 경제는 시장경제고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질서에서 다주택자에게는 국가가 세금을 징수한다"면서 "소유 자체를 제한하는 나라는 공산국가 말고는 없다"고 했다. 그는 "명백히 위헌이며 위헌 소송도 당연히 제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법학자인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교수지만 이 법안은 너무 기가막힌다"면서 "헌재에서 99%가 아닌 100%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 자유도 기본권인데 전 세계 어떤 나라가 이만큼이나 기본권을 통제하느냐"면서 "사회주의식 국가 해석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런 법률을 내는 사람도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이런 법안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 법을 의석수로 밀어붙여 통과시킨다면 헌재에서 위헌여부를 따지게 될 것이며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큰 파장이 일어나는 등 새 문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놀랍다"면서 "애초에 국민 재산권에 대한 접근 방식이 틀렸다"고 했다.

이에 더해 법학자들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허영 석좌교수는 "헌법 13조는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기존 다주택자들에게 1가구 1주택을 강제할 수 없을 것이고, 평등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다주택자와 그렇지 않은 국민들 사이에 갈등도 벌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헌법문제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했다.

지성우 교수는 "일시적 1가구 2주택도 금지하게 되면 베네수엘라의 경우와 같이 이사를 할 수 없으니 집을 안 사고 안 팔게 될 것"이라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주거 사다리는 없어지면서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외국인이 1가구 1주택인지 여부를 가려낼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투자세력이 침투해 강남 집을 ‘줍줍'하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해당 법안을 입안한 의원은 ‘매국노'라는 비판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백윤미 기자 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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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1가구 1주택법'까지 나왔다

입력2020.12.22.
진성준 등 민주당 의원들 발의
기존 규제 뛰어넘는 고강도 규제 기반 될 전망
진성준 "1가구 다주택 불법 만드는 법 아냐" 해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옹호하다가 "(그렇게 해도) 집값이 안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빚었던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이번엔 '1가구 1주택 보유·거주'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 등 12명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거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1가구 1주택을 정책목표로 삼겠다는 취지다. 지난 7월16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진성준 의원은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방송 직후엔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집값이 안 떨어질 것이라고 말해 비판받은 바 있다.
기존 규제 뛰어넘는 고강도 규제 기반 될 전망
개정안에는 △1가구 1주택 보유·거주 △무주택자 및 실거주자 주택 우선 공급 △주택의 투기목적 활용 금지 등을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에는 대표발의자인 진성준 의원을 비롯해 강병원 박홍근 소병훈 우원식 윤준병 이동주 이재정 이해식 장경태 전혜숙 조오섭 의원 등이 참여했다.

처벌 조항 등 강제 규정은 없지만, 이 법안이 다주택자에 대한 기존 규제를 뛰어넘는 고강도 규제 정책을 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성준 의원은 지난 20년간 전국 주택 수는 2배 이상 늘었으나, 자가점유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근거로 우리나라 주택 소유 구조가 불평등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 주택 수는 1995년 957만호에서 2018년 2082만호로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자가점유율은 같은 기간 53.5%에서 58%로 4.5%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사유재산권, 직장 이동의 자유 침해 우려
진성준 의원은 "양적 주택 부족이 완화됐음에도 10가구 중 4가구는 여전히 무주택 임차가구에 해당하며 (이들은) 신규 임대차계약의 가격상승으로 주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실거주자 중심의 1가구 1주택을 주택정책의 큰 원칙이자 기준으로 삼아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자산 불평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을 확대 해석하면 자칫 자녀 교육과 직장 등 문제로 주택을 일시적으로 두 채 보유하는 것마저 불법으로 규정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사유재산권과 교육 및 직장 이동의 자유까지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국가 정책은 1가구 1주택을 목표로 할 수 있지만, 한 발 더 나아가서 이번 입법은 그걸 빌미로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법안으로 위헌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가구 1주택 보유·거주 △무주택·실거주자 우선 공급 △자산증식 및 투기 목적 활용 금지를 주택정책의 기본원칙으로 삼도록 하는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개정안은 1가구 다주택 소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전혀 아니라 이 원칙을 주택정책의 큰 방향과 기준으로 삼도록 법률로 명문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