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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로 24시간 의약외품 구입시대 연다"의약외품 자판기 `구급박스K`세계 첫 의약외품 자판기 개발마스크·손 소독제 등 34종 구비고속도로 휴게소 50곳에 설치

Bonjour Kwon 2021. 1. 4. 09:01


2021.01.03
권대욱 이안로드 대표 인터뷰

약국 등 사업 범위 확대 예정
"약국 없어도 응급처치 가능
의료공백 메우는데 도움될 것"

"의약외품 시장이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자판기로 24시간 의약외품을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시대를 여는 게 목표다."

세계 최초로 비대면 의약외품 LCD 자판기인 '구급박스K' 무인 시스템을 개발한 권대욱 이안로드 대표(사진)는 "4년 전 늦은 밤 일곱 살짜리 내 아이가 갑자기 고열에 시달려 4시간 동안 편의점 12군데를 돌았지만 열 냉각시트 등 의약외품을 살 수가 없었다"며 "13번째 찾은 편의점에서 급히 구해 처치를 했는데 이때 의약외품을 24시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2019년 초 개발을 최종 마무리한 뒤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조달청 심사를 통과한 구급박스K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50곳에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납품을 진행 중"이라며 "고속도로 외에 약국과 법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구급박스K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 생리대 안대 붕대 반창고 가글 치약 살충제 손소독제 등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물품은 약국이 아닌 일반 가게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 의약외품 자판기인 구급박스K에는 방역 마스크를 포함해 열냉각시트 연고 멸균거즈 모기스프레이 생리대 등 약사 자문단이 꼭 필요하다고 선정한 의약외품 제품 총 34종이 들어가 있다. 또 상처세트, 화상세트, 삠·골절세트, 전염병 예방세트 등 긴급 상황에 필요한 품목도 소비자들이 함께 구입할 수 있도록 자판기에 집어넣었다. 설명서로 사용 방법을 확인할 수 있고 QR코드를 통해 동영상 안내까지 제공한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판기 위치와 상품 재고 현황 정보 등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입 가능한 의약외품 숫자는 제한되지만 구급박스K를 이용하면 약국과 편의점보다 가격이 10% 정도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의약외품 생산 규모는 1조4000억~1조9000억원이다.

권 대표는 구급박스K가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사회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주변에 약국이 없는 곳에 거주하는 의료 취약계층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들에 대한 초기 응급처치를 지원해 의료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권 대표는 구급박스K에 들어가는 물품을 모두 국산 제품으로 구성하고 가급적 중소기업 상품을 우선 선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권 대표는 무인 자판기가 약국과 경쟁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오히려 약사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자판기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에 의약품이 포함될 수 없고 의약외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특화 자판기"라며 "의약외품 무인 시스템 자판기 배치 프로그램을 약국에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정부에서 마스크 5부제 등을 실시하며 약사 업무량이 과중해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마스크 등 의약외품 판매는 무인 자판기 설치로 해결하고 약사들은 약을 조제하거나 투약 방법에 대해 안내하는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권 대표 설명이다.

권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발판을 닦은 뒤에는 전 세계로 구급박스K를 수출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해외 사업 기반을 닦고 있는 중인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이후 의약외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특히 비대면 서비스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구급박스K에 대한 북미 유럽 러시아 동남아 시장 등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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