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프로젝트

이유있는 ‘김포의 분노’…광역철도망성남축 6개 vs 김포축 0개.철저히 차별받아.국토부는 논리적분석 보다는 일개연구원의 질 낮은 보고서에 의존!돈 없고 힘 없는 지역은 계속 제자리

Bonjour Kwon 2021. 5. 11. 07:35
2021-05-11
ㅡ 세 차례 광역철도망 시행계획을 통해 10년 동안 수립된 사업은 모두 22개로, 단 1개도 배정받지 못한 축은 김포축과 인천·김포축 뿐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 1차~3차 분석해 보니
경기 김포와 인천 검단 지역 주민들이 서울 강남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계획에 반발하며 촛불을 들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회원과 지역 주민들이 5월8일 김포시 장기동 한강중앙공원에서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김포한강새도시에 2011년 입주한 최아무개(37)씨는 서울 신도림으로 출근하는 남편이 김포의 철도 대중교통망인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2량 짜리에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3~4차례는 그냥 보내야 하고 오히려 지각을 한대요. 차라리 버스를 타는데, 버스를 타도 1시간 40분 가까이 걸려요.” 그는 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 시안에서 김포-강남 직결 지티엑스-디 노선(GTX-D)이 반영되지 않은 일을 ‘차별’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신분당선도 유동인구 별로 없다고 했는데 지하철이 생겼잖아요. 여기도 서울 출퇴근 하는 사람들 위해서 만든 신도시인데 당연히 국가가 만들어주겠지 생각했죠. 그런데 10년 동안 고작 2량 짜리 경전철 생긴 거 보면서, 돈 있고 힘 있는 지역은 더 발전하고 돈 없고 힘 없는 지역은 계속 제자리가 아닌가 싶어요.”

김포와 강남 직결 노선인 지티엑스-디 노선이 김포부천선으로 축소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김포새도시와 인천검단새도시 주민들은 지난 1일 차량 수백여대를 동원한 ‘차량 시위’를 벌였으며 8일 저녁에는 2천여명(주최 쪽 추산)이 모여 ‘촛불 산책’ 형태로, 9일 낮에는 풍선을 들고 행진하는 ‘풍선 산책’ 형태로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권 13개 지자체 중 김포만 ‘서울 직결 노선 0개’로 나타난 표를 공유하면서 ‘홀대’, ‘소외’, ‘차별’, ‘무시’와 같은 박탈감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핌피현상(PIMFY·지역이기주의)으로 치부하기에는 저항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은 ‘김포홀대론’의 실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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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축 6개 vs 김포축 0개
가 10일 2007년 이후 2016년까지 수도권 11개 주요축을 기준으로 수립된 세 차례 광역철도망 계획을 분석한 결과, 성남축에 6개 사업이 집중된 반면 김포축은 광역철도망 계획이 하나도 수립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 차례 시행계획을 통해 10년 동안 수립된 사업은 모두 22개로, 단 1개도 배정받지 못한 축은 김포축과 인천·김포축 뿐이었다. 반면 광교새도시와 판교새도시가 있는 성남축에는 6개 사업이 계획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축은 신분당선이 대표적인 철도망으로 신분당선은 2007년 1차 광역교통 시행계획 때 수원~정자~분당~강남을 잇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2016년 3차 계획 때 강남에서 용산(성남축)을 지나 고양 삼송(고양·파주축)에 이르는 장거리 노선으로까지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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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포함 전국 5개 대도시권(부산울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을 대상으로 광역도로, 광역철도, 광역비아르티(BRT·간선급행버스), 환승센터, 공영차고지 등의 광역교통시설 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은 2007년(1차), 2011년(2차), 2016년(3차)에 이어 지난달 29일 4차 계획 시안이 발표된 바 있다. 이 계획은 서울 도심 접근성을 기준으로 수도권을 11개 주요축으로 구분해 광역교통 수요를 파악하고 교통망 공급도 주요축을 기준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수도권 내 지역별 불균형을 파악하기 용이하다. 광역교통 시행계획의 광역철도 계획은 철도에 국한된 최상위 법정 계획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수립된 광역철도 노선도가 반영되는데, 최근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지티엑스-디 무산 논란이 4차 광역교통 시행계획으로 이어진 것은 이 때문이다.

광역철도망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기 새도시 내에서도 불균형
김포새도시는 같은 2기 새도시 가운데서도 철도망 소외 현상이 눈에 띈다. 양주옥정새도시가 있는 의정부축에는 4개 사업, 파주운정새도시를 낀 고양·파주축은 3개 사업이 계획됐다. 김포한강(2011년 최초 입주), 인천검단(2021년), 광교(2011년), 판교(2008년), 양주옥정(2014년), 파주운정(2009년) 등은 모두 2기 새도시로 분류된다. 2기 새도시는 아니지만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돼 개발된 남양주 별내새도시도 구리축으로 3개 사업이 계획됐고 보금자리주택지구였던 하남미사새도시 역시 하남선 5호선 연장 사업으로 2016년 3차 광역교통 시행계획 당시 포함됐다.
하남축처럼 기존 노선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서울 도심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도 김포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의정부축에서는 7호선 연장(도봉산-옥정)과 4호선 연장(당고개-진접)이 3차에 포함된 바 있다. 김포새도시의 경우 2000년대 후반 조성 당시 9호선 연장과 5호선 연장이 검토됐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표류하다 2량 규모의 경전철로 2019년에야 개통했다. 김포 지역사회에서는 2006년 20만명 수준이던 김포 인구가 2020년 47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한 것을 들어 김포골드라인 외에 지티엑스-디 및 5호선 연장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티엑스-디 기사회생할까
김포 지역사회에서 ‘수도권 광역철도 불균형’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내에서는 6월로 예정됐던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고시 연기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티엑스 디 노선 관련해서 용역을 맡은 한국교통연구원의 과업 연장 등의 이야기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역시 “청와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는 등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시안 변경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이 자체가 지티엑스-디 노선의 수용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포 쪽에 철도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강남 쪽 노선은 사당에서 잠실 구간이 지하철 2호선과 상당히 겹치기 때문에 여전히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지역에서 워낙 반대가 심하니까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래 계획은 6월 확정 고시가 목표이지만 지자체 논의 과정에서 지연될 수도 있다”며 “6월 초가 되면 6월 내 확정 고시가 가능할지 아니면 상반기를 넘길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