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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Small Modular Reactor)소형원전, 그린수소까지 대량생산.원전 주도권, 경수로서 SMR로 7~8년내 소형원전 시장 '활짝'.2035년까지 65~85GWe SMR이 건설전망(현원전 60~100기 수준)

Bonjour Kwon 2021. 5. 21. 07:36

미술관 아니고 원전이라고?…10분의1 크기 '미니 원자로' 온다

입력2021.05.19
스트롱코리아 2021

美, 대형 원전의 10분의1 크기 'SMR' 내년 착공

미술관 아니고 원전이라고?…10분의1 크기 '미니 원자로' 온다
위압감을 주는 거대한 원통형 건축물. ‘원전’ 하면 떠올리는 통념이다. 원전을 박물관 미술관처럼 멋있게 지을 순 없을까.

19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미국 원전기업 뉴스케일이 내년에 이런 모양의 원전(사진)을 착공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인 이 원전은 지난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기술 검토를 마쳤다. SMR은 대형 원전(1000~1400㎿)의 10분의 1 이하 크기지만, 발전 용량은 수십~수백㎿급에 달해 초고효율 차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4세대 원전(GEN-4)이라고도 한다. 낡은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고, 석유화학 플랜트에 필수적인 고온 증기를 생성할 수 있다. 섬, 사막, 광산 등 격오지에도 조립식으로 지을 수 있고 해수담수화도 가능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SMR을 “미래 전력망의 수호자”라고 부르며 전폭 지원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SMR을 제작해 캐나다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고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
'멜트다운' 위험 없는 소형원전, 그린수소까지 대량생산

원전 주도권, 경수로서 SMR로 7~8년내 소형원전 시장 '활짝'

미술관 같은 원자력발전소의 등장은 원전의 추세가 대형 경수로에서 소형모듈원전(SMR)으로 옮겨가는 신호탄으로 원전업계는 해석한다. ‘미술관 원전’을 선보일 뉴스케일은 미국 에너지부가 지원하고 있는 SMR 개발업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소유한 테라파워와 마찬가지로 에너지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SMR과 같은 혁신 기술을 창출하려면 큰 시각에서 새로운 규제 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업계는 이르면 7~8년 안에 SMR 시장이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고 위험 제로(0)’에 도전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왼쪽)가 자체 개발한 납냉각고속로(LFR) 연구용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왼쪽)가 자체 개발한 납냉각고속로(LFR) 연구용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원전은 인위적으로 만든 중성자로 우라늄을 때려 핵분열을 일으키고, 이 열로 증기터빈을 데워 발전기를 돌리는 장치다. 생성되는 중성자 개수를 항상 일정하게 통제하는 게 핵심이다. 원전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중성자가 고속으로 돌아다니면 고속로(FR), 아니면 열중성자로(TR)다. 국내 원전은 열중성자로다. 열중성자로는 감속재와 냉각재를 동시에 쓰고, 고속로는 냉각재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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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은 핵연료를 외부 방출이 불가능한 특수 피복재로 감싸 방사능 유출 위험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형 원전은 부피가 커지면서 각종 계통이 무수한 파이프로 얽혀 이 가운데 극미한 균열만 일어나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SMR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면 ‘가장 독특한 원자로’로 꼽히는 SMR인 용융염원자로(MSR)는 불화우라늄, 지르코늄, 리튬 등이 섞인 용융염(소금과 함께 녹아 있는 물질)을 연료로 핵분열을 한다. 위험이 감지되면 일순간 시스템이 모두 굳어버려 사고 위험이 ‘제로’다. SMR은 또 중저준위 폐기물을 양산하는 붕산을 감속재로 쓰지 못하도록 기술표준이 정해져 있다. 대형 원전은 중성자를 잡는 감속재로 물과 붕산을 사용한다.
세계는 ‘SMR 개발 전쟁’
미술관 아니고 원전이라고?…10분의1 크기 '미니 원자로' 온다
SMR 여섯 가지 유형 중 개발 속도가 빠른 건 소듐냉각고속로(SFR)와 납냉각고속로(LFR), 고온가스로(VHTR) 등 세 가지다. 세계 각국이 50여 기를 개발하고 있다. SFR은 냉각재로 소듐을, LFR은 납을 쓴다. SFR과 LFR은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핵폐기물)를 재처리할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이 가능하다. 열중성자로인 VHTR은 흑연을 감속재로, 헬륨을 냉각재로 쓴다.

SFR과 VHTR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각국이 뛰어들어 개발 중이다. LFR은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벨기에가 개발하고 있다. SFR 상용 시설은 러시아가, VHTR은 중국이 가동 중이다. 이들 시설의 기술은 문서화돼 있지 않아 사양이 베일에 싸여 있다. 러시아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SMR인 ‘SMART’가 인허가 문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이 수년간 막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원전 설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미국에선 오클로파워와 뉴스케일이 SMR 기술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오클로파워는 물 대신 이산화탄소를 가열해 터빈을 돌리는 초임계 기술을 처음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그린수소 ‘끝판왕’ SMR
SMR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고온수전해(SOEC)와 연결해 안정적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서다. ‘수소경제의 화폐’인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은 크게 알카라인 수전해, PEM 수전해, SOEC로 나뉜다. 상온에서 작동하는 알카라인·PEM 수전해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연결해야 한다. 들쭉날쭉한 전기 공급 때문에 시스템 안전성을 갖추기가 어렵고 대형화도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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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EC는 대형화가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효율도 90% 이상으로 알카라인·PEM(80% 이하)보다 더 높다. 독일 선파이어가 기술을 선도하는 가운데 미국 블룸에너지, 일본 교세라와 미쓰비시파워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OEC와 VHTR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SOEC 전해조에 700~850도 증기를 넣고 전기를 가하면 그린수소가 나오는데, 이 증기와 전기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최적 설비가 VHTR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이 SOEC와 VHTR을 결합한 플랜트를 캐나다에 지을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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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소형원전 시장, '혁신형 SMR'로 승부

권준범 기자 승인 2021.04.14

안전성·경제성 모두 갖춘 차세대 원전...시장선점 경쟁 치열
2030년 전후 시장 본격화...혁신형 SMR 국회포럼, 지원 약속
[에너지신문] 차세대 원전산업의 중심이 될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는 SMR(Small Modular Reacto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원자로다. 공장제작, 현장조립이 가능하며 소형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전력망과 무관한 분산형 전원,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활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저렴한 건설비 등으로 투자 리스크가 적은데다,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과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 지난해 세계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통과한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뉴스케일에 지분투자한 두산중공업이 주기기 공급사로 참여한다.
SMR은 美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서 언급된 '차세대 첨단 원전'이자 '테라파워'를 강조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주목한 기술인 만큼 원전 시장의 세계적인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

국내외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후 세계 원자력 시장을 SMR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30년을 전후로 급격한 확대가 예상되는 세계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 러시아 등 원전 설계기술을 보유한 모든 국가들이 각자의 모델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수원과 원자력연구원을 주축으로 지난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SMART를 개량, 경제성 및 안전성이 대폭 향상된 '혁신형 SMR(i-SMR)'을 개발 중이다. 혁신형 SMR은 오는 2028년 인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수출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의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축적된 원자력 기술 개발 역량을 결집해 △초기 SMR 시장 창출 △기술 우위 확보 △시장 다변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발전 분야에서 비발전 분야로 확대될 SMR 시장의 다변화에 대비, 비경수형 SMR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혁신기술 실용화 연구 중장기 계획수립 및 산학연 공동연구센터 설립, 강점기관 선정을 통한 공동연구 수행 등 기초연구를 추진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 14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혁신형 SMR 국회포럼’ 출범식. 여야 의원들 모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SMR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서, 국회도 산업 지원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김영식(국민의힘) 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14일 출범식을 가진 것. 혁신형 SMR 국회포럼은 그동안 에너지정책에서 엇박자를 타던 여야 의원들이 공통의 목표를 위해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출범식에 참석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혁신형 SMR의 순조로운 개발 및 수출 성사를 위해 포럼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으며, 이에 이원욱·김영식 의원은 국민 공감대 형성, 인허가 등 규제체계 정립, 수출전략 수립 등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다.

임채영 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은 "세계 노후 상용원전 상당수(48기)가 500MW급 이하"라며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는 SMR이 노후 상용원전 대체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65~85GWe에 이르는 SMR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1GWe는 현재 가동중인 상용원전 1기의 설비용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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