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신세계 -스타필드.노브랜드

신세계그룹 '쓱닷컴' 7조원 투자 불사…그룹 미래 걸었다.쓱닷컴 오픈마켓 정식 서비스 준비+'요기요' 인수까지신세계그룹,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쓱닷컴 통합 가능성↑

Bonjour Kwon 2021. 6. 1. 16:04
2021.05.31 16

정용진 부회장 '투자자 이탈 막아라'

쓱닷컴 앱 화면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쓱닷컴, 신세계그룹 제공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신세계그룹이 수 조원 배팅을 동원해 쓱닷컴(SSG닷컴) 키우기에 올인하고 있다. 쓱닷컴에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를 붙여 이커머스 생태계에 대형 플레이어를 출현시킬 계획이다.

최근 유통 업계가 주목하는 두 건의 대형 인수전에 모두 뛰어든 신세계그룹은 대략 7조원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가치가 5조원으로 여겨지는 이베이코리아와 2조원 상당 요기요 인수 전에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인수주체를 다르게 한 건 자금 마련을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이마트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해 적격인수후보에 선정됐고, 최근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이마트가 최대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주주가 되는 식이다. 지난 3월 쿠팡 반대전선 구축 목적으로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맺은 동맹 활동의 일환이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1조638억원에 이익잉여금이 3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이달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넘긴 강서구 가양점 매각대금 6800억원이 다음달 1일에 들어온다. 이미 5조원 상당 현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네이버 수혈이 추가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마련에 대한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딜리버리히어로(DH)가 2조원 매물로 내놓은 요기요는 쓱닷컴이 직접 인수에 참여했다. 쓱닷컴은 현금성자산 1100억원에 누적 적자로 인한 결손금이 953억원으로 요기요를 인수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

쓱닷컴은 지난 2016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경영총괄사장 경영분리 이후 이마트와 신세계가 함께 만든 그룹 유일 합작법인으로 이마트가 50.1%, 신세계 26.9% 지분을 가지고 있다. 쓱닷컴이 인수에 나서면 이마트뿐 아니라 신세계 측의 지원을 받을 여지도 생긴다. 신세계는 현재 현금성자산과 이익잉여금을 합하면 4조원 이상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올해 들어 정용진 부회장이 보인 쓱닷컴 키우기 행보로 여겨진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1월 SK텔레콤으로부터 야구단 SK와이번스를 1353억원에 인수해 SSG랜더스를 출범시켰다. 유통 사업과 무관한 야구단 인수에 유통 업계에선 온갖 추측이 나왔지면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와 쓱닷컴 브랜드 파워 제고를 통한 시너지 창출은 노리고 있다.

여성 플랫폼 W컨셉 인수는 하반기 대형 인수전에 앞서 쓱닷컴 규모를 키우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였다. 쓱닷컴은 지난 12일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 완료하면서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W컨셉은 현재 여성 패션 1위 플랫폼으로 지난해 거래액은 3000억원이다.

강희석 이마트·쓱닷컴 대표는 “W컨셉은 여성 패션 편집숍 부문에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으로 쓱닷컴과 만나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새로운 가족이 된 W컨셉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쓱닷컴 플랫폼 내에서도 오픈마켓 운영사 이베이코리아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쓱닷컴은 지난달 20일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판매자를 확보해 상반기 내 본격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왼쪽)과 음식배달 서비스 2위 플랫폼 요기요(오른쪽). 사진=각 사 제공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 나선 것도 최종적으로는 쓱닷컴을 밀어주기 위해서다. 이커머스 호황 속 쿠팡은 지난해 매출 약 13조원(119억7000만달러)으로 전년 7조원에 비해 2배 성장했다. 쓱닷컴도 같은 기간 매출이 8441억원에서 1조2941억원으로 53% 성장했지만 쿠팡과 매출 규모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쓱닷컴은 1년 뒤에 출범한 롯데온보다 점유율(5%)뿐 아니라 거래액에서도 밀렸다. 지난해 이커머스 하위권 거래액은 롯데온(7조6000억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쓱닷컴(3조9000억원) 순이었다.

신세계그룹에서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면 쓱닷컴과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 쓱닷컴 재무적 투자자(FI)들은 계약 당시 이마트와 신세계에 쓱닷컴 이외 이커머스 운영 금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내용엔 “쓱닷컴과 동종의 유사한 온라인몰 사업은 쓱닷컴을 통해서 영위해야 하고, 온라인 사업을 하는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쓱닷컴과 경업해서는 안된다“ 등 내용이 포함됐다.

G마켓, 옥션, G9 등이 쓱닷컴 플랫폼 안으로 들어오면 쓱닷컴은 시장점유율 14.5%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면서 쿠팡(14%)도 앞지른다. 점유율 17%인 네이버도 가시권이다. 수익 상승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 중 유일하게 흑자를 보이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쓱닷컴은 종합몰로써 변신을 모색하기 위해서 오픈마켓 진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최근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일정 부문 효과를 누릴 수가 있지만 직접적으로 판로를 모색해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그룹이 쓱닷컴을 키우는 건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한 의도도 숨어 있다. 지난 2019년 맺은 투자 계약에 따르면 오는 2023년까지 쓱닷컴이 10조원 수준의 거래액 요건이나 기업공개(IPO)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투자금을 이마트나 신세계에 매도할 수 있다.

쓱닷컴 관계자는 “쓱닷컴 법인 출범할 때 받은 투자 자금으로 요기요 인수에 투입 가능하고 투자자들과 협의해 추가 투자금도 만들 수 있어 자금 마련엔 문제 없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이마트에서 검토를 하고 있는 부분이라 운영 방식과 쓱닷컴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톱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