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53,663
유통 대기업도 안 할 수 없다…왜 오픈마켓일까
ㆍ쿠팡(직매입).이베이코리아·위메프·티몬 등 오픈마켓 운영 업체 거래액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원)의 70% 이상
유통 대기업이 오픈마켓 사업에 차례로 뛰어들고 있다. 롯데·홈플러스에 이어 신세계 SSG닷컴도 다음 달 말부터 오픈마켓을 시범 운영하고 상반기 중에 정식 서비스하기로 했다. 오픈마켓은 유통 플랫폼 사업이다. 쉽게 말해 장(場)을 열어 누구나 들어와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유통 대기업은 대체로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구매해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e커머스 업체가 급성장하자 오픈마켓을 운영하지 않고는 규모 면에서 이들과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살아남아야 차별화든 뭐든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e커머스=오픈마켓?
e커머스 업계가 매출액이 아닌 거래액으로 회사 규모를 판단하는 건 오픈마켓 때문이다. e커머스에는 쿠팡처럼 직매입 중심 회사가 있고, 이베이코리아처럼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회사가 있다. 비중이 더 큰 건 오픈마켓 운영 업체다. 네이버까지 오픈마켓에 포함시키면 이베이코리아·위메프·티몬 등 오픈마켓 운영 업체 거래액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e커머스가 곧 오픈마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쿠팡이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Service)를 빠르게 확대·강화하는 것도 오픈마켓의 힘을 알고 이를 직접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풀필먼트는 포장·배송·보관·관리·교환·환불 등 물류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덩치 키우려면 오픈마켓 필수
대표적인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의 e커머스 거래액은 롯데온 7조6000억원, SSG닷컴 3조90000억원에 불과하다.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에 한참 못미친다.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하려면 단기간에 몸집을 불려야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오픈마켓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SSG닷컴이 현재 취급하고 있는 상품 종류는 1000만개다. 오픈마켓은 기본적으로 취급 상품이 1억개 이상 많게는 2억개까지 된다. 물건이 많은 곳에 사람이 몰리고, 돈이 도는 건 당연하다. 당장에 쿠팡처럼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직매입 방식으로 이 차이를 따라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오픈마켓 외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진작에 e커머스 분야 대세가 된 유통 방식이었다"며 "유통 대기업이 위기에 맞닥뜨리고 나서야 오픈마켓에 마음을 열었다"고 했다. 롯데와 이마트가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 대표적인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큰 관심이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오픈마켓, 불안요소도 있어
다만 업계는 오픈마켓을 통한 덩치 불리기에는 위험 요소가 있다고 본다. 가장 먼저 말이 나오는 건 품질 하락이다. 오픈마켓 특성상 수많은 판매자를 플랫폼 사업자가 모두 완벽하게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공산품의 경우 가품 문제 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신세계 유통 대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믿고 살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만약 신뢰도가 하락하면 이도저도 안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형종 대표가 "온라인 부문 볼륨을 키우기보다는 차별화에 노력하겠다"며 취급 제품의 프리미엄화, 고급화에 방점을 찍은 건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는 방식으로 물건을 팔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 됐다. 이밖에도 직매입과 오픈마켓이 유사한 제품을 판매할 경우 서로 매출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점, 최근 유통 플랫폼 규제 강화 추세 역시 위험 요소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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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거인들 오픈마켓 가세… 몸집만큼 리스크 커져
입력 | 2021-04-02 03:00:00
롯데-홈플러스 이어 신세계 채비
쿠팡-네이버 등 이커머스 질주에 경쟁력 강화 차원서 플랫폼 확대
상품종 많아져 품질관리 어려워… “규제 강화로 성과 한계” 지적도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해온 대형 유통업체들이 모든 판매자에게 열려 있는 온라인몰인 ‘오픈마켓’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유통 생태계가 쿠팡, 네이버 같은 이커머스 강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기존의 유통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오픈마켓은 개인 판매자가 입점하는 형태라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관련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여서 후발주자들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오픈마켓 속속 진출하는 ‘유통 거인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SSG닷컴은 다음 달 20일부터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를 위한 전용 플랫폼 ‘쓱 파트너스’를 시범 운영한 뒤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SSG닷컴은 그동안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계열사 상품이나 종합몰 입점 심사를 거친 상품만 판매해 왔다. 이에 앞서 롯데는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하면서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애플리케이션(앱) 개편을 통해 오픈마켓 서비스인 ‘셀러샵’을 도입했다.
유통 대기업들이 오픈마켓에 줄줄이 뛰어드는 이유는 상품 종류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오픈마켓은 플랫폼만 마련해 놓으면 개인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단기간에 상품 구색을 갖추기 좋다. 롯데온의 취급 상품 수는 오픈마켓 도입 후 700만 개에서 3500만 개로 늘었다.
유통 대기업도 안 할 수 없다…왜 오픈마켓일까
ㆍ쿠팡(직매입).이베이코리아·위메프·티몬 등 오픈마켓 운영 업체 거래액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원)의 70% 이상
유통 대기업이 오픈마켓 사업에 차례로 뛰어들고 있다. 롯데·홈플러스에 이어 신세계 SSG닷컴도 다음 달 말부터 오픈마켓을 시범 운영하고 상반기 중에 정식 서비스하기로 했다. 오픈마켓은 유통 플랫폼 사업이다. 쉽게 말해 장(場)을 열어 누구나 들어와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유통 대기업은 대체로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구매해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e커머스 업체가 급성장하자 오픈마켓을 운영하지 않고는 규모 면에서 이들과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살아남아야 차별화든 뭐든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e커머스=오픈마켓?
e커머스 업계가 매출액이 아닌 거래액으로 회사 규모를 판단하는 건 오픈마켓 때문이다. e커머스에는 쿠팡처럼 직매입 중심 회사가 있고, 이베이코리아처럼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회사가 있다. 비중이 더 큰 건 오픈마켓 운영 업체다. 네이버까지 오픈마켓에 포함시키면 이베이코리아·위메프·티몬 등 오픈마켓 운영 업체 거래액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e커머스가 곧 오픈마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쿠팡이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Service)를 빠르게 확대·강화하는 것도 오픈마켓의 힘을 알고 이를 직접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풀필먼트는 포장·배송·보관·관리·교환·환불 등 물류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덩치 키우려면 오픈마켓 필수
대표적인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의 e커머스 거래액은 롯데온 7조6000억원, SSG닷컴 3조90000억원에 불과하다.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에 한참 못미친다.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하려면 단기간에 몸집을 불려야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오픈마켓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SSG닷컴이 현재 취급하고 있는 상품 종류는 1000만개다. 오픈마켓은 기본적으로 취급 상품이 1억개 이상 많게는 2억개까지 된다. 물건이 많은 곳에 사람이 몰리고, 돈이 도는 건 당연하다. 당장에 쿠팡처럼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직매입 방식으로 이 차이를 따라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오픈마켓 외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진작에 e커머스 분야 대세가 된 유통 방식이었다"며 "유통 대기업이 위기에 맞닥뜨리고 나서야 오픈마켓에 마음을 열었다"고 했다. 롯데와 이마트가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 대표적인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큰 관심이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오픈마켓, 불안요소도 있어
다만 업계는 오픈마켓을 통한 덩치 불리기에는 위험 요소가 있다고 본다. 가장 먼저 말이 나오는 건 품질 하락이다. 오픈마켓 특성상 수많은 판매자를 플랫폼 사업자가 모두 완벽하게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공산품의 경우 가품 문제 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신세계 유통 대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믿고 살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만약 신뢰도가 하락하면 이도저도 안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형종 대표가 "온라인 부문 볼륨을 키우기보다는 차별화에 노력하겠다"며 취급 제품의 프리미엄화, 고급화에 방점을 찍은 건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는 방식으로 물건을 팔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 됐다. 이밖에도 직매입과 오픈마켓이 유사한 제품을 판매할 경우 서로 매출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점, 최근 유통 플랫폼 규제 강화 추세 역시 위험 요소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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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거인들 오픈마켓 가세… 몸집만큼 리스크 커져
입력 | 2021-04-02 03:00:00
롯데-홈플러스 이어 신세계 채비
쿠팡-네이버 등 이커머스 질주에 경쟁력 강화 차원서 플랫폼 확대
상품종 많아져 품질관리 어려워… “규제 강화로 성과 한계” 지적도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해온 대형 유통업체들이 모든 판매자에게 열려 있는 온라인몰인 ‘오픈마켓’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유통 생태계가 쿠팡, 네이버 같은 이커머스 강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기존의 유통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오픈마켓은 개인 판매자가 입점하는 형태라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관련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여서 후발주자들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오픈마켓 속속 진출하는 ‘유통 거인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SSG닷컴은 다음 달 20일부터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를 위한 전용 플랫폼 ‘쓱 파트너스’를 시범 운영한 뒤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SSG닷컴은 그동안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계열사 상품이나 종합몰 입점 심사를 거친 상품만 판매해 왔다. 이에 앞서 롯데는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하면서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애플리케이션(앱) 개편을 통해 오픈마켓 서비스인 ‘셀러샵’을 도입했다.
유통 대기업들이 오픈마켓에 줄줄이 뛰어드는 이유는 상품 종류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오픈마켓은 플랫폼만 마련해 놓으면 개인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단기간에 상품 구색을 갖추기 좋다. 롯데온의 취급 상품 수는 오픈마켓 도입 후 700만 개에서 3500만 개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