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IPO등>

잘나가던 K배터리 '화들짝'…폭스바겐, 중국과 손잡았다. '배터리 내재화' 계획이 더욱 가속화.국내업계 "충격 제한적일 것"

Bonjour Kwon 2021. 7. 15. 05:13

중국 3대 업체 궈쉬안과 MOU
차세대 배터리 셀 개발 협력
2025년 독일 공장서 양산

中생산 전기차에도 배터리 탑재
국내업계 "충격 제한적일 것"

폭스바겐그룹이 지난 12일 중국 궈쉬안 하이테크와 기술 파트너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앞줄 오른쪽)와 토마스 슈말 폭스바겐그룹 컴포넌트 최고경영자(왼쪽)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폭스바겐그룹]세계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이자 한국 배터리 3사의 최대 고객인 폭스바겐그룹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셀 개발을 위해 중국 업체와 손을 잡는다. 올해 초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수급하는 '내재화'를 선언한 폭스바겐그룹이 스웨덴 노스볼트에 이어 중국 궈쉬안 하이테크(이하 궈쉬안)를 새 파트너사로 선정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도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14일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배터리 전문업체 궈쉬안과 기술 파트너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독일 잘츠기터 배터리 공장(기가팩토리)에서 차세대 '통합형 배터리 셀'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각형 구조 통합형 배터리 셀을 2030년까지 전체 전기차 모델의 80%에 탑재해 배터리 제조 비용을 기존 대비 5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배터리 셀은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장 기본 단위로 양극과 음극, 분리막, 전해액을 알루미늄 용기에 넣어 생산하며 용기 형태에 따라 각형, 파우치(주머니)형, 원형으로 구분된다. 배터리 셀 12개를 묶어 배터리 모듈을 만들고, 배터리 모듈 여러 개에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냉각 시스템을 결합하면 배터리 팩이 최종 완성된다.



폭스바겐그룹이 손잡은 궈쉬안은 글로벌 8위권 배터리 제조업체다. 지난해 5월 폭스바겐그룹이 11억유로로 지분 26%를 매입하며 궈쉬안 최대주주에 올랐다. 궈쉬안은 기술 파트너로서 폭스바겐그룹의 두 번째 기가팩토리인 잘츠기터 공장 내부 설계와 기계 설비, 생산 공정 등 전반을 함께 한다. 잘츠기터 공장은 본래 내연기관차 엔진 공장으로 운영됐지만 차세대 배터리 셀 생산 거점으로 재탄생해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폭스바겐그룹은 MEB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궈쉬안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을 포함해 유럽 내 6개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고 24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춰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폭스바겐그룹의 구상이다. 첫 번째 기가팩토리는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2023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으로 노스볼트가 운영사로 선정됐다. 세 번째 기가팩토리는 스페인에 구축할 예정이지만 아직 파트너사가 공개되지는 않았다.

토마스 슈말 폭스바겐그룹 컴포넌트 최고경영자는 "궈쉬안은 혁신적인 품질로 인정받는 우수한 배터리 셀 생산업체"라며 "잘츠기터를 시작으로 배터리 기술을 함께 육성해나갈 예정으로 고객들에게 e모빌리티를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번 궈쉬안과의 협력 발표로 폭스바겐그룹의 '배터리 내재화' 계획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는 가격과 활용성 측면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업체가 많아 각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궈쉬안 성장이 예상보다 큰 충격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은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주요 고객"이라면서 "협력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어 우려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애초 우려와 달리 시장에서 파우치형 배터리에 대한 선호가 여전하다"면서 "폭스바겐 또한 파우치형을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의 통합형 배터리 셀에 쓰일 수 있는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 역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폭스바겐은 13일(현지시간) △차량 1대당 이산화탄소 배출 30% 감축 △2021~2025년 미래 기술에 730억유로 투자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도입 등이 담긴 2030년까지의 그룹 전략 '뉴 오토'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