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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최재형 발언에 "가장 의미 있는 화두 중 하나"국민이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공간을 지켜주면서, 뒤처지고 소외된 이들을 전심으로 돌보는 국가 어떻나. 이것이 제가 꿈꾸는 대한..

Bonjour Kwon 2021. 8. 12. 18:44
2021.08.12 13:36

최재형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파장
여야 막론 비판 "어떻게 대한민국 책임지나"

윤희숙 "권력이 국민 책임지겠다는 말은 무식"

국민의힘 대권 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1일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고 발언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선의 가장 의미 있는 화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12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말꼬리만 잡고 늘어지는 우리 정치의 행태는 이 화두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세기 후반 이후 최대 논쟁은 바로 '국가가 국민 삶의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가'였다"며 "국민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잠재력을 전적으로 발휘하며 살 수 있도록 빈곤을 비롯한 각종 장애물을 치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원칙은 언제나 뚜렷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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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러나 '국가의 책임'은 '간섭과 통제'와 불가분 관계인지라 무턱대고 확대하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가 역할에 대한 의미 있는 논쟁은 '국가가 책임지냐 아니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권력이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달콤한 말은 무식하기도 하지만, 속뜻은 '내 밑으로 들어와 입 닥치고 있으면 필요한 걸 줄게'에 다름 아니다"라며 "통제받는 것을 망각시키기 위해 '돈 뿌리기'가 수반된다. 남미를 비롯해 자유민주주의 발전이 더딘 국가에서 전체주의와 포퓰리즘이 결합하곤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우리의 앞길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제대로 논쟁할 생각은 안 하고 말꼬리나 잡는 정치 세력'을 몰아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한 짓을 떠올려 보라. 무분별한 개입으로 나라 경제와 국민 삶을 망가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지금은 '언론재갈법'을 밀어붙이며 '표현의 자유'를 몰수하려 한다"며 "자유주의를 표방한 정치 세력이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짓이다. 책임 운운하지만 그들의 실상이 '기본권 침해를 밥 먹듯이 하는 전체주의 세력'에 불과하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국민이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공간을 지켜주면서, 뒤처지고 소외된 이들을 전심으로 돌보는 국가 어떻나. 이것이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말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최 전 원장은 전날 당내 초선의원 공부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참석해 "현재 이 정부의 목표 중 제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두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고 현 정권을 작심 비판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삶을 책임질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는 게 북한 시스템이라는 분이 국민들에게 무슨 비전을 설명하고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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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하태경 의원은 SNS에 "최재형 후보님,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대통령의 기본 책무"라며 "우리가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도 정부에게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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