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5배 오른 도곡렉슬 60대 부부, 세금64% 줄이는 방법
입력2021.09.12.
아내와 공동명의(지분 50%씩)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은퇴자 A(65)씨. 올해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달 16일부터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과세 방식을 단독명의로 바꿀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한 뒤 머리가 복잡해졌다.
고민되는 사안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세 부담을 낮추려면 단독명의로 변경하는 게 유리한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또 단독명의로 신청하려면 등기상 명의를 바꾸는지, 과세방식은 매년 선택할 수 있는지도 헷갈린다.
우선 공동명의 1주택자는 지난해 말 바뀐 종부세법에 따라 과세방식을 올해부터 단독명의로 변경할 수 있다. 이때 종부세 신고·납부 방식만 바꾸는 거라 등기상 명의는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공동명의 1주택자는 매년 세 부담이 낮은 과세 방식을 선택해 종부세를 납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동명의, 공시가 12억까지 종부세 제외
그렇다면 종부세 과세방식을 단독명의로 바꾸는 게 유리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공시가격 12억원(시가 약 15억~16억원) 아파트 한 채를 지분 50%씩 공동명의로 보유한 부부는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된다. 이들은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부부 공동명의일 경우 종부세를 계산할 때 각각 6억원씩, 총 12억원을 공제하는 혜택이 있어서다.
하지만 공시가격이 12억원을 넘어서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상당수 세무사는 공동명의와 단독명의에 따른 종부세 납부세액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과세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1주택자는 부부 공동명의로 12억원을 기본공제를 받는 것보다 고령자·장기보유 세액 공제(단독명의 과세 방식)를 받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12억 넘으면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따져봐야
더욱이 개정 종부세법에 따라 올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기준은 기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완화됐다. 여기에 공동명의자에게 적용되지 않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 공제를 챙길 수 있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적용되는 공제율은 연령에 따라 20~40%, 5년 이상 장기보유 공제율은 보유 기간에 따라 20~50%다. 두 가지 공제를 모두 받으면 공제 한도는 최대 80%에 이른다.
1주택 부부 공동명의와 단독명의 종합부동산세 시뮬레이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예컨대 A씨가 서울 도곡동에 도곡렉슬(전용 59㎡) 한 채를 15년간 보유했다고 가정하자. A씨와 아내가 지분을 반반씩 소유한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 15억4600만원이다.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납부해야 할 종부세는 117만6600원이다. 지난해(23만6340원)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올랐다.
만일 A씨 부부가 단독명의로 변경한 뒤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고령자·장기보유 세액 공제로 과세 방식을 바꾼다면 올해 종부세는 42만5450원으로 공동명의(117만6600원)보다 세금을 64% 줄일 수 있다. 65세 고령자(공제율 30%)로 15년간 장기보유(50%)한 만큼 총 8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양경섭 세무사(온세그룹)가 올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시뮬레이션(모의계산)한 결과다.
동부센트레빌 공동명의 종부세 791만원
공시가격이 높아질수록 종부세 세액 공제 효과는 커진다. 공시가격이 26억원이 넘는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전용 121㎡)을 공동명의로 보유한 B씨 부부가 단독명의를 선택하면 285만원 정도를 종부세로 납부하면 된다. 공동명의(791만8680원)보다 종부세를 500만원 이상 아낄 수 있다.
양경섭 세무사는 ”개인 상황별로 차이가 있지만, 나이가 많고, 주택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단독명의가 유리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역시 “주택 구입 초반에는 (공동명의로) 12억원 기본 공제를 받다가 나이가 들고, 보유 기간이 길어지면 단독명의 과세방식을 선택하면 된다”며 “기본적으로 매년 (종부세) 과세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공동명의가 절세효과가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종부세 과세 방식을 단독명의로 변경하려면 관할 세무서를 방문하거나 홈택스에서 이달 16일부터 30일 사이에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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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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