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6
미국의 ‘물류대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 기업들이 재고 확충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이미 올해 미 수입 화물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주요 항만청들이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물류대란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주요 항구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의 마리오 코데로 전무는 “물류대란이 내년 여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리프 린치 조지아항만청 전무는 “내년 중반, 어쩌면 내년 말까지 항구의 혼잡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 항구는 급증한 수입 물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을 당시 재고 부족 등 공급망 교란 문제를 경험한 미 기업들이 발빠르게 수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인 개인들의 소비도 급증했다. 미 소매업체를 대표하는 전미소매협회(NRF)와 해운 컨설팅업체 해켓어소시에이츠는 최근 한 달(7월22~8월21일) 동안 미 항구에 수입 컨테이너 237만여개가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2002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올 한해 미국에 들어오는 수입 컨테이너 수는 2590만개로 예상되며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2200만개)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LA) 항만청은 이번주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다음 주에는 80%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A나 롱비치 항구 부근에는 컨테이너선 40여척이 입항하지 못한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전만 해도 배가 항구에 도착 직후 정박하지 못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컨테이너가 부족해졌다. 여기에 해상운임 급등, 미국의 근로자 수 부족이 더해지며 병목현상이 심화됐다. 미국에서 구인 수요가 구직자를 능가하면서 화물트럭 운전사와 창고 근무 인력을 채용하기가 예전보다 더욱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항구로 몰려든 컨테이너에서 수입품을 하역하고 미 전역으로 배송할 인력이 더 부족해졌다.
전세계 선주들은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 중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산업 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507만1478 CGT(표준선 환산톤수·386척)로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0% 가량 급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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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대란에 세계 1위 해운업체 ‘사상 최대 이익’
영업이익 1년새 3배 급증한 51억달러
매출 60% 늘어...이익 예상치 잇단 상향조정
각국 경제활동 재개, 물동량 급증에 운임 급등
이슬기 기자
입력 2021.08.09 15:00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덴마크의 몰러 머스크(Møller-Mærsk)가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8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각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해상운송 운임이 급등한 결과다. 업계에선 글로벌 물류대란이 이어져 머스크의 3분기 실적이 2분기 기록을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 몰러 머스크. /몰러 머스크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 몰러 머스크. /몰러 머스크
머스크는 올해 2분기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51억달러(약 5조830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60% 늘어난 142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수요반등과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해운업 호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올 한해 EBITDA 예상치를 기존 130억~150억달러에서 180억~195억달러로 대폭 올렸다. 지난 4월 이 수치를 50억달러 올린 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상향조정한 것이다.
올 2분기 전세계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동안 평균 운임은 59%나 급등했다. 여기에는 수요 급증과 함께 각국 주요 항구가 막힌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 좌초로 수에즈 운하 통행이 6일 간 마비된 데 이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서 물류 병목현상이 발생해 국제 물류 동향을 압박하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 옌톈항도 코로나19 감염으로 한달 여간 폐쇄되기도 했다.
미국의 ‘물류대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미 기업들이 재고 확충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이미 올해 미 수입 화물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주요 항만청들이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물류대란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주요 항구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의 마리오 코데로 전무는 “물류대란이 내년 여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리프 린치 조지아항만청 전무는 “내년 중반, 어쩌면 내년 말까지 항구의 혼잡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 항구는 급증한 수입 물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을 당시 재고 부족 등 공급망 교란 문제를 경험한 미 기업들이 발빠르게 수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인 개인들의 소비도 급증했다. 미 소매업체를 대표하는 전미소매협회(NRF)와 해운 컨설팅업체 해켓어소시에이츠는 최근 한 달(7월22~8월21일) 동안 미 항구에 수입 컨테이너 237만여개가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2002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올 한해 미국에 들어오는 수입 컨테이너 수는 2590만개로 예상되며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2200만개)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LA) 항만청은 이번주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다음 주에는 80%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A나 롱비치 항구 부근에는 컨테이너선 40여척이 입항하지 못한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전만 해도 배가 항구에 도착 직후 정박하지 못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컨테이너가 부족해졌다. 여기에 해상운임 급등, 미국의 근로자 수 부족이 더해지며 병목현상이 심화됐다. 미국에서 구인 수요가 구직자를 능가하면서 화물트럭 운전사와 창고 근무 인력을 채용하기가 예전보다 더욱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항구로 몰려든 컨테이너에서 수입품을 하역하고 미 전역으로 배송할 인력이 더 부족해졌다.
전세계 선주들은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 중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산업 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1507만1478 CGT(표준선 환산톤수·386척)로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0% 가량 급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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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대란에 세계 1위 해운업체 ‘사상 최대 이익’
영업이익 1년새 3배 급증한 51억달러
매출 60% 늘어...이익 예상치 잇단 상향조정
각국 경제활동 재개, 물동량 급증에 운임 급등
이슬기 기자
입력 2021.08.09 15:00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덴마크의 몰러 머스크(Møller-Mærsk)가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8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각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해상운송 운임이 급등한 결과다. 업계에선 글로벌 물류대란이 이어져 머스크의 3분기 실적이 2분기 기록을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 몰러 머스크. /몰러 머스크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 몰러 머스크. /몰러 머스크
머스크는 올해 2분기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51억달러(약 5조830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60% 늘어난 142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수요반등과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해운업 호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올 한해 EBITDA 예상치를 기존 130억~150억달러에서 180억~195억달러로 대폭 올렸다. 지난 4월 이 수치를 50억달러 올린 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상향조정한 것이다.
올 2분기 전세계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동안 평균 운임은 59%나 급등했다. 여기에는 수요 급증과 함께 각국 주요 항구가 막힌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 좌초로 수에즈 운하 통행이 6일 간 마비된 데 이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서 물류 병목현상이 발생해 국제 물류 동향을 압박하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 옌톈항도 코로나19 감염으로 한달 여간 폐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