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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나리오대로면... 수소 수입하는데만 66조 든다정부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서 밝힌 수소를 수입하려면 .

Bonjour Kwon 2021. 10. 13. 23:47
2021.10.13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천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투자 예정지에서 열린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보고에서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서 밝힌 수소를 수입하려면 수소 가격은 차치하고 수입 수소의 액화·운송·저장에만 60조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50년 수소 2390만t을 호주 등에서 수입하려면 수소 가격은 별도로 하더라도 수입 수소의 액화·수송·저장에만 66조원이 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8월 초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서 2050년까지 에너지·산업·수송 등에 필요한 수소량이 2750만~2920만t에 달하고, 이 가운데 80~82.4%인 2200만~2390만t을 호주·중동·러시아·북아프리카 등에서 수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가스공사에 따르면, 수소 액화온도는 천연가스 액화 온도보다 약 100도 가량 낮은 영하 252.8도로 수소를 액화하려면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데 드는 에너지의 약 40배가 필요하다. 정부가 수입하겠다는 2390만t의 수소를 액화하려면 286.8TWh(테라와트시)가 필요한 것으로 가스공사는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한전이 판매한 전력량(509.3TWh)의 절반이 넘는 양이다. 수소를 액화하는 데만 국내 소비 전력의 절반 이상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전 평균 판매단가인 kWh당 109.8원을 적용하면 2390만t의 수소 액화에 필요한 전기요금만 31조5000억원 규모다. 가스공사는 다만 “해외 액화수소기지의 경우, 전력 평균 단가를 산출하기 어렵지만 재생에너지가 풍부해 전기요금이 저렴한 곳에서 수소 생산이 예상된다”며 “2050년대엔 기술의 발달로 액화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30% 이상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액화수소 운송 기술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가스공사는 “현재 LNG 수송선의 선적량은 20만㎥ 규모지만, 액화수소 운송 선박은 이 정도 규모의 선적량을 개발하려면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며 “정부의 개발 계획은 2030년까지 2만㎥ 규모”라고 밝혔다. 또 대규모 액화수소 운송 기술은 현재 개발 중으로, 운송 비용 추산은 어렵다고 했다. 다만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가 2030년 사우디와 유럽을 오가는 운송 비용으로 t당 1000~1200달러로 예상한 것을 적용하면 2390만t 운송에는 28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가스공사는 또 “현재까지 수소 저장·이송 방법 중 탁월하게 경제성을 확보한 기술은 없다”고 지적했다. 가스공사는 수소 저장과 수출·입 터미널 건설 등에 총 5조819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수소를 수입해도 운송 과정에서 다량의 수소가 증발할 수 있다. 가스공사는 “액화수소는 LNG에 비해 약 10배의 증발 가스가 발생한다”며 “액화수소 저장 설비는 더 높은 단열 성능을 갖도록 설계돼야 하며, 이를 위해 LNG 저장탱크에는 적용되지 않는 진공단열기술, 높은 성능의 단열재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향후 기술 개발을 고려하더라도 운송에 평균 15일이 소요된다고 했을 때 2390만t의 액화수소를 운송할 경우 약 66만t이 증발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무경 의원은 “수소 기술은 아직까지 기술 개발도 안 된 상태이고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며 “막대한 비용을 수반할 뜬구름 잡는 얘기 대신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원전을 활용하는 탄소중립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