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간접헤지펀드의 '개인 공략' 성공할까

 

04 11월, 06:59www.thebell.co.kr

대부분 금융시장과 투자전략이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회복했지만 재간접헤지펀드(펀드오브헤지펀드)는 예외다. 높은 비용과 저조한 수익률에 기관투자자들은 헤지펀드 직접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재간접헤지펀드가 투자기반을 개인투자자로 확대하며 생존을 위한 변모과정을 겪고 있다면서도 변화된 모델의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재간접헤지펀드는 고객을 대신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모델이다. 과거에는 헤지펀드 투자의 전형적인 방법이 되기도 했다. 재간접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은 6500억 달러로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4% 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헤지펀드 자산의 상당 부분(25%)을 담당한다. 그러나 성과는 암울하다.

 

 HFR 재간접헤지펀드 지수는 지난 5년간 4% 하락했다. 2008년 초에 재간접헤지펀드에 100달러를 투자했다면 돈의 현재가치는 96달러다. 똑같은 자산을 글로벌 채권과 주식, 사모펀드에 투자했었더라면 지금쯤 어느 투자에서든 수익을 냈을 돈이다.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했더라면 114달러다. 지난 5년간 재간접헤지펀드는 매년 일관되게 시장수익률과 헤지펀드 투자수익률을 하회해왔다.

 

 기관투자자들은 문제를 깨닫기 시작했다. 2009년 이후 헤지펀드 신규자금을 지배해온 기관투자자들은 재간접펀드가 독보적인 투자제안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제 재간접펀드를 헤지펀드 투자를 위한 주요 통로로 이용하지 않는다. 물론, 재간접펀드가 소규모 신생 헤지펀드나 특정한 섹터에 집중하는 특수한 경우는 예외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기금은 헤지펀드 선택을 위해 자문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이 방법이 더 비용 효율적이다.

 

 재간접헤지펀드 모델은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생존을 위한 변화가 요구된다. 지난해 말부터 재간접헤지펀드는 새로운 고객기반을 찾아 나섰다. 바로 개인투자자들에게 낮은 수수료로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미국 잡스(JOBS)법이 부유한 개인을 대상으로 한 헤지펀드 광고를 허용한 것과 더불어 뮤추얼펀드 구조로 제공되는 헤지펀드 상품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간접헤지펀드는 신규 고객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대체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소규모 자본을 헤지펀드에 투자할 방법이 없고 헤지펀드로서도 소규모 자본을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재간접펀드의 캡티브마켓이 되고 있다. 재간접펀드는 소규모 개인투자자들의 자본을 모아 개인투자자들의 헤지펀드 접근기회를 확대했다.

 

 대규모 재간접헤지펀드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델을 매우 매력적인 기회로 보고 있다. 업계 최대인 블랙스톤과 퍼멀(Permal)그룹은 뮤추얼펀드 버전의 재간접펀드를 내놨다. 중소규모 재간접펀드 역시 개인투자자들로 투자자 기반을 넓히고 있다. 컨설틴업체 세룰리 어소시에이츠(Cerulli Associates)는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뮤추얼펀드 자산의 14%가 대체펀드로 구성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과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재간접헤지펀드 모델이 실패했다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델이라고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FT는 헤지펀드 비용에 재간접헤지펀드 비용이 더해지고 여기에다 뮤추얼펀드 운용수수료와 브로커비용까지 들어간 뮤추얼펀드 형태의 재간접헤지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데 회의적이다. 헤지펀드는 통상 2% 운용보수에 20% 성과보수를, 재간접펀드는 1% 운용보수에 10% 성과보수를 부과하고 대체자산 뮤추얼펀드의 수수료는 최소 1% 이상이다.

 

 만일 헤지펀드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총 20%의 수익률을 냈다면, 최종적인 뮤추얼펀드 투자자들은 10% 이하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 5년간 헤지펀드는 연율 10% 이상의 실현 수익을 내지 못했다. 헤지펀드가 10%의 투자수익률을 낸다고 해도 개인투자자들은 3% 정도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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