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썰물탔던 외국자본, 韓 부동산시장 투자 '유턴' 라이나이어 AIA 중구 'N타워' 인수추진…외국계 펀드도 적극 투자

Bonjour Kwon 2013. 11. 4. 21:44

2013.11.04 06:02+크게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신수영 기자)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뜸하던 외국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저금리 기조로 마땅히 돈을 굴릴 곳이 없는 외국자본이 국내 부동산시장을 다시 노크하는 것이다.

 

 4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다국적보험사 AIA는 최근 서울 중구 순화동에 소재한 'N타워' 인수를 위해 개발업체 넥스트프로퍼티스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AIA가 국내 오피스빌딩 인수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매매가격은 2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N타워는 지하 8층~지상 27층 연면적 5만1378㎡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으로 지난 5월 준공됐다. 당초 이 오피스빌딩은 국내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도 투자를 검토했지만 공실 우려 등으로 포기했다.

 

 현재도 N타워의 공실률은 70~80%에 달한다. 이를 위해 AIA는 국내법인 AIA생명의 본사 이전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IA생명 관계자는 "본사에서 추진하는 것인데다 비밀준수협약을 맺어 가격 등 구체적인 사안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계 보험사 라이나생명이 국내진출 26년여 만에 처음으로 '스테이트타워 광화문'을 사들였다. 인수가격은 2400억원가량. 서울 종로구 청진구역 제5지구에 위치한 이 오피스빌딩은 지하 6층~지상 23층, 연면적 4만991㎡ 규모로 올 초 준공됐다.

 

 현재 서울역 앞 '서울시티타워'를 임차해 쓰는 라이나생명은 내년 초 이 오피스빌딩으로 본사와 남대문, 강남 등에 위치한 4곳의 텔레마케팅센터를 이전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도이치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서울 신림동에 있는 종합쇼핑몰 '포도몰'을 2000억원가량에 인수했다. 이 부동산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독일계 펀드다.

 

 시행사 한원에셋이 2008년 세운 '포도몰'은 지하 8층~지상 15층의 종합쇼핑몰로 연면적은 3만7758㎡다. 역세권(신림역)에 위치한데다 롯데시네마 등 다수의 장기 우량 임차인을 확보해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도이치자산운용은 글로벌 스포츠회사의 국내 물류센터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독일계 펀드가 주요 투자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 CBRE, 라살인베스트먼트 등 다른 글로벌 운용사들도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거의 전무하던 외국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띠는 이유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 때문이란 해석이다.

 

 외국계 운용사 한 관계자는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외국 금융회사나 펀드 등 기관들이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에 애를 먹자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IMF 외환위기 직후처럼 외국자본의 공격적인 부동산 투자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오피스시장의 공실률 상승 등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의 기대수익률이 많이 떨어진데다 과거처럼 높은 매각차익도 기대하기 어려워져서다.

 

 또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공급증가와 과당경쟁으로 국내 오피스시장의 기대수익률은 4~5%대까지 떨어졌다"며 "최근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이 대부분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금융회사나 펀드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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