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운용.펀드시장

기후·전염병·검색어…'대체 데이터' 투자 뜬다.돈 되는 데이터 투자에 활용S&P는 물동량 데이터기업 인수

Bonjour Kwon 2021. 11. 10. 00:46
2020/02/03

◆ 2020신년기획 / 자본시장 혁신 현장을 가다 / ③ 투자 패러다임이 바뀐다 ◆

# A헤지펀드는 최근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의류 물동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데이터를 입수했다. 중국 의류 수출 회사의 실적 감소를 점칠 수 있는 근거였지만 정기 공시를 통해 실적을 직접 확인하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A헤지펀드는 보유한 중국 의류 수출 회사 B사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B사 주식을 선제적으로 처분했다. 6개월 뒤 B사 정기보고서를 통해 매출 감소가 확정되자 주가는 급락했다.

이처럼 전통적인 재무자료를 넘어 다양한 분야 정보를 투자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대체 데이터다.



실적·배당 등 재무제표를 통해 나타나는 정보가 전통 데이터라면, 애초에 투자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취합된 정보가 투자에 활용될 때 이는 대체 데이터로 정의된다.

A헤지펀드 사례에서는 물동량 정보가 대체 데이터에 해당한다. 이 밖에 투자 과정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어, 위성 자료, 기후·전염병 정보 등이 쓰이는 것도 대체 데이터 활용으로 분류된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처럼 질병 대유행 예측 데이터도 투자 판단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체 데이터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생소하게 여겨지지만 글로벌 투자 업계에서는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자 모두 똑같이 참고하는 재무자료만으로 성과를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새로운 투자 정보에 대한 갈증을 불렀다.

이 같은 갈증은 액티브 전략을 펼치는 헤지펀드가 가장 강하게 느낀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로 돈이 몰리는 상황에서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더 정확하고 빠른 투자 결정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로펌 로언스타인샌들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중 80% 이상이 대체 데이터를 투자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가운데 81%가 올해 대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데 예산을 더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체 데이터를 내부화하기 위한 거대 기관의 데이터 제공 업체 인수도 흔한 일이 됐다. S&P글로벌이 2018년 인수한 판지바가 대표적이다. 판지바는 각국 수출입 데이터를 분석해 글로벌 공급망 동향을 읽어내는 대체 데이터 제공 업체다. 짐 소타 판지바 공동창업자는 "14개국 세관에서 입수한 10억개 이상의 무역 거래를 머신러닝을 활용해 분석한다"고 말했다.

판지바의 정보를 받아보는 주요 고객군에는 헤지펀드 등 자산운용사와 대형 보험사, 은행, 미국 정부도 포함돼 있다. 보험사는 공급망 분석을 통해 자연재해나 지정학적 갈등이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수수료 산정에 참고한다. 판지바를 인수한 S&P글로벌은 대체 데이터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워런 브레이크스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MI) 최고상품책임자(CPO)는 "다양한 분야 정보가 융합될 때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 대체 데이터의 중요성은 전통적인 재무 데이터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올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취재팀 = 남기현(싱가포르) 팀장 / 정승환(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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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3]◆ 2020신년기획 자본시장 혁신 현장을 가다 / ③ 투자 패러다임이 바뀐다 ◆美캘버트펀드 `ESG` 투자…1년새 33% 수익
2020. 2. 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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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형주 주가상승률 앞질러

`고용창출` 착한기업 발굴

美어큐먼 펀드 25% 수익률
韓은 정치적 오해·개념 불분명


◆ 2020신년기획 자본시장 혁신 현장을 가다 / ③ 투자 패러다임이 바뀐다 ◆

전 세계에서 모여든 어큐먼펀드 임직원들이 미국 뉴욕 글로벌 본사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어큐먼펀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투자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다.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혁신적인 투자 회사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환경, 의료 등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면서 이익도 동시에 추구하는 형태다. 여기에 지속가능한 수익 달성은 필수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번지고 있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한국은 `임팩트 투자`라고도 불리는 투자 세계에선 아직 걸음마 단계다. 글로벌 투자 회사들이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아우르는 `혁신`을 무기로 한국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엘리자 골든 어큐먼펀드(Acumen Fund)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사회적 기업이나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에 투자해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며 "투자 선정 기준은 사회적 영향, 비용 집행 효율성, 지속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계 벤처캐피털(VC) 어큐먼펀드는 최근 투자금의 2.4배를 회수했다. 인도 태양광 회사 `디라이트디자인(d.light design)`이 4100만달러 규모 5차 펀딩을 받는 데 성공해서다.



디라이트디자인은 전 세계 68개국 9000만명 이상에게 전력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등유에 의지했던 저소득층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줬다. 어큐먼은 투자뿐 아니라 경영 자문 등을 통해서도 디라이트디자인을 지원했다.



이처럼 어큐먼펀드는 `포용적 투자`와 `재무 성과`를 동시에 추구한다. 2001년 설립된 후 저소득 일자리 창출과 물·식량·의약품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생산하는 전 세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어큐먼펀드의 누적 투자금액은 1억1700만달러이며 누적 수익률은 약 25%에 달한다. 일자리도 3만개 이상 창출했으며 116개 회사에 투자를 완료했다. 골든 매니저는 "페이션트캐피털(Patient Capital)의 힘은 저소득층이 삶을 바꿀 수 있도록 배움과 경험을 제공하는 곳에 투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션트캐피털은 장기간 인내가 필요한 투자 형태라는 의미로, 임팩트 투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겸 스타트업 엘비스 창업자는 "사회적 가치 해결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는 장기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페이션트캐피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임팩트 투자를 포함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선진국에선 대세가 됐다. 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국은 이른바 `정치 이슈`와 연결돼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 ESG 투자는 수익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선입견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하지만 선진국에선 정권과 무관하게 ESG가 투자의 기본 지침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수익률이 시장을 뛰어넘는 등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글로벌 ESG 연계 펀드 자산은 8500억달러에 달한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협회(GSIA)에 따르면 펀드보다 범위가 확대된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 자산은 최근 30조달러를 돌파했다. 2012년 11조달러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에서 ESG 주식 투자로 가장 유명한 회사는 이턴밴스 계열의 자산운용사 캘버트다. 이 회사의 대형주 중심 ESG 펀드는 최근 10년간 수익률 13.91%를 기록하며 미국 대형주 지수(러셀1000) 수익률(13.53%)을 앞섰다. 1년으로 기간을 좁혀도 캘버트 수익률(33.36%)이 벤치마크(31.43%)를 뛰어넘었다.



김창원 이턴밴스 싱가포르법인 상무는 "ESG 투자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면서도 투자 리스크를 낮추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일거삼득이 가능하다는 점이 실제 운용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 :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기업 또는 비즈니스가 대상이다. 주거 환경 개선이나 지구온난화 방지, 의료, 교육 등 기업이 진행하는 `착한 사업`에 투자하면서 지속가능한 수익을 올리는 게 임팩트 투자의 목표다. 임팩트 투자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페이션트캐피털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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