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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사활 걸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의 도전

Bonjour Kwon 2022. 3. 20. 06:21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보드와 연결 부품
전기차·데이터 센터 확대에 FC-BGA 부족
2026년까지 부족, 베트남에 1.4조원 투자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영업익 성장 본격
“기판 위 시스템 통합하는 SoS 시대 개척”

 

삼성전기 사장이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선행 기술 개발과 생산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의 고성능화,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확대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기의 FC-BGA 매출이 지난해 5700억원에서 3년 내 1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장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후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장 사장은 지난 16일 제49기 주주총회에서 “기판 위 모든 시스템을 통합하는 패키징 기술이 앞으로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라며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시스템 온 서브스트레이트(SoS·System on Substrate) 시대를 열겠다”라고 했다. SoS는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온칩(SoC·System on Chip)를 변형시킨 용어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전자부품을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기계적으로 지지하는 회로 연결용 부품이다. TV,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은 물론 스마트폰,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사용된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전기 신호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메인보드와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기판이다.

 

FC-BGA의 경우 인텔, AMD, 엔비디아 등이 만드는 고성능 칩에 주로 활용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도 FC-BGA를 사용하면서 FC-BGA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FC-BGA를 ‘제2의 반도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FC-BGA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술 진입 장벽은 높다. 고성능 칩에 사용하는 만큼 높은 안정성과 빠른 전송 속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삼성전기 등이 FC-BGA를 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이노텍이 FC-BGA 사업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CPU와 GPU의 코어 증가로 패키지 기판의 크기가 커지면서 FC-BGA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 사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반도체 전문가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사업부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개발을 담당했다.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SoC 개발을 총괄하면서 반도체 관련 부품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SoC 개발 경험을 그대로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으로 옮겨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