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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해진 SMR…SK·GS·두산은 왜 ‘눈독

Bonjour Kwon 2022. 5. 29. 10:37

수소보다 ‘핫’해진 SMR…SK·GS·두산은 왜 ‘눈독’들일까

발행일 2022-05-27 12:15:02
시간이 없다면

·탄소 중립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각광받는 에너지 사업이 있습니다. 바로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형 원자로)입니다.

·일반 원자력 발전소(1000MW)의 절반 규모로 기존 원전 대비 안전하고, 건설비용도 적게 듭니다. 화력 발전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해 시장에서 퇴출되는 분위기입니다.

·원자력 발전은 방사능 누출 가능성으로 인해 반대 여론이 많았습니다. SMR은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소폭 낮춘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SMR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죠.

SMR은 최근 투자시장에서 매우 ‘핫’한 아이템입니다.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화력발전소 건설은 수년 안에 9~12년 내 금지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각국은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이상 오르지 않게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IPCC의 보고서는 각국의 ‘로비’에 따라 내용이 대폭 수정됐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화력발전은 장기적으로는 퇴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발전 수요가 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개될 패러다임은 이렇습니다. 중앙집중 형태의 발전소는 부지를 마련하기도 어렵고, 건설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건설비용도 많이 들죠.

(자료=두산에너빌리티)미국 텍사스의 정전사태와 중국의 집단 정전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중앙집중형 발전은 위험성이 따릅니다. 발전소에 문제가 생기면 대규모 정전사태가 뒤따르죠. 이런 점 때문에 분산형 발전소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SS(에너지저장시스템)와 수소 연료전지 발전, SMR이 뜨는 이유입니다. 세가지 모두 분산형 발전에 적합한 형태이지만, 경제성은 SMR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경제성을 비교해보면 놀라실 겁니다. 수소 연료전지의 발전단가는 kWh당 200.2원입니다. 태양광 발전을 연계한 ESS는 kWh당 300원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SMR은 kWh당 60원에서 100원에 그치며, 원자력 발전소는 kWh당 30~40원입니다.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이 높지만 원자로 붕괴로 인한 방사능 누출에 대한 위험이 있습니다. 미국 스리마일 사고(1979년)과 체르노빌 사고(1986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2011년) 등 여러번의 참사가 이를 방증하죠.

SMR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입니다. SMR은 기존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달리 배관없이 주요 기기를 용기 안에 배치했습니다. 대형 원자력 발전소는 1000MW급 이상인데, SMR은 500MW 이하의 중·소형 원자로를 말하며, IAEA(세계원자력에너지협회)는 300MW 이하를 소형원자로로 구분합니다.
소형모듈원전 기술개발 및 사업화 현황(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SMR은 특성상 원자로 냉각제 배관 파손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없어 일반 원전 대비 안전성이 높습니다. 발전용수가 적게 들어 내륙에도 건설이 가능합니다. 건설 기간도 짧고 건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필요에 따라 모듈수를 여러개 늘려 대형 원자력 발전소처럼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SMR에서 생산되는 고온의 열과 전기를 활용하면 수소 생산의 효율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현재 16개국에서 SMR 건설을 추진 중에 있으며, 국내외에서 70여개 업체들이 SMR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미국 업체 중에서는 뉴스케일파워(NuScale)과 Xe-100, 빈치(Vinci)가 있습니다. 영국 업체 중에서는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있고, 캐나다 업체 중에서는 울트라 세이프 뉴클리어(Ultra Safe Nuclear)가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선두업체는 뉴스케일파워입니다. 뉴스케일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 주기기를 모듈에 집약시켰습니다. 대형 원전의 거대 콘크리트 돔인 격납 건물까지 모듈에 일체화했습니다. 모듈 개수를 조절해 최대 12개의 모듈까지 설치할 수 있습니다. 뉴스케일파워는 2020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 최초로 SMR에 대한 설계인증을 받았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SMR의 사업성을 보고 뛰어들고 있는데요. 국내 유일의 원전 설비 제조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두산중공업)가 뉴스케일파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과 2021년 두 해에 걸쳐 재무적투자자(FI)인 뉴스케일코리아 등과 함께 ‘NuSclale Power LLC’의 우선주를 투자했습니다. 약 7480만 달러(한화 940억원) 규모이며, 풋옵션까지 부여했습니다.

NuScale SMR 실증시험.(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의 원자로 모듈에 대한 제작성 검토 연구를 2021년 완료했습니다. 현재 주기기 제작을 준비 중인데요. 2022년 원자로 모듈의 주단소재 제작에 이어, 2023년까지 주요 기자재 제작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제작에 필요한 기술력을 공급받기 위해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하고 있는 것이죠. 이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생산에 필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뉴스케일파워는 두산에너빌리티를 통해 주요 기자재를 보다 경제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두산그룹은 SMR과 가스터빈, 수소 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2030년부터 본격화될 SMR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입니다.

영국 국립원자력발전소에 따르면 2035년 SMR이 650~800기 가량 지어질 예정입니다. 시장규모는 약 3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SMR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폴란드, 체코 등 여러 나라들도 SMR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탈원전’이라는 프레임과 원자력 발전소의 기술 장벽에 가로막혀 진출을 꺼렸던 기업들도 SMR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원자력 사업실을 신설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85년 원자력부를 출범해, 설계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등 설계 분야에만 특화했는데, 향후 기자재까지 직접 제조할 계획입니다. △소형원자로 및 수소 생산 △원전 해체 및 핵주기 △연구용 원자로 등에 진출한다고 합니다.

GS그룹은 약 10조원을 투자해 SMR과 수소(블루 암모니아), 신재생 친환경 발전 등 탄소중립 시기 청정에너지 사업에 진출합니다. GS에너지는 뉴스케일파워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요. 두산에너빌리티와 삼성물산 등과 함께 SMR 사업에 나섭니다.

M&A 및 지분 투자의 ‘선수’인 SK그룹도 SMR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테라파워와 함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테라파워는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곳입니다.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은 테라파워를 발판으로 SMR 사업에 나설 모양입니다.

이렇듯 SMR은 몇 년 전 수소처럼 시장에서 매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28년 상용화될 전망입니다. 두산그룹과 GS그룹, SK그룹까지 SMR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중 SMR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생각해 볼 문제

·SMR이 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수백개에 달하는 SMR이 건설된다면, 안심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