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물류창고등

물류 시장의 메가 트렌드는 총 3가지로 ① 편한 소비(배달, 편의점) ② 소량 소비(소포장 식자재) ③ 저렴한 소비(아우렛)

Bonjour Kwon 2022. 10. 23. 00:30


팬데믹으로 급성장한 물류센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매년 15% 이상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발달로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도소매 판매금액은 정체돼있어요. 시장은 커졌는데 전체 소비금액은 그대로예요.

물건을 사는 장소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뀐 거죠.

물류 산업이 커진 이유는 결국 소비 패턴의 변화에 있습니다.

물류 시장의 메가 트렌드는 총 3가지로 꼽을 수 있는데요.

① 편한 소비(배달, 편의점)
② 소량 소비(소포장 식자재)
③ 저렴한 소비(아웃렛)

특히,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교통비'가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어요.

4인 가구가 총 4kg의 고기를 사면 한 곳으로 배송하면 되죠? 그런데 1인 가구가 1kg씩 고기를 사면 각자의 집으로 배달해야 돼요. 물건 규모는 똑같은데 배송비는 4배가 돼요. 교통비를 줄이려면 입지 좋은 곳에 물류단지를 확보해야 하는 거죠.

특히 새벽 배송, 신선식품이 물류시장의 중요한 카테고리로 정착하면서 교통에 대한 중요성은 더 커졌습니다. 신선도가 중요하고 매일매일 소비되기 때문에 저온 에 있어야 하는 물건을 조금씩, 자주 배송해야 하니까요.


ⓒ 출처 : CBRE 2021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비수도권으로 향하는 쿠팡, 마켓컬리
최근 마켓컬리는 창원, 쿠팡은 제천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요.

마켓컬리와 쿠팡이 짓는 물류센터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요. 창원에 들어서는 쿠팡 물류센터는 라스트 마일을 담당하는 하나의 지점이고요. 제천의 마켓컬리 물류센터는 전국 물류를 담당하는 거점용입니다.

거점 물류센터는 원래 경기도에 많았는데요. 최근 충북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저렴한 임대료 때문입니다.

이제 교통비와 임대료가 물류센터 입지를 결정짓는 새로운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① 임대료 절감형
임대료 절감에 비중을 둔 기업은 주로 충청권을 선호해요. 렌트비가 저렴한 대신 대전과 가까워 라스트 마일, 전국 물류로 동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전국적으로 볼 때 입지 측면에서 상위 30%에 들어갑니다.

② 교통비 절감형
반대로 교통비를 줄이고 싶은 곳은 물류자동화나 도심 물류센터(MFC) 방식을 택해요. 작은 면적에서 물류를 많이 처리할 수 있도록요. 성남이나 용인, 오산시 등 수도권 인근에 물류센터를 짓습니다.

최근 비수도권 지역 물류센터도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민원 이슈가 커요. 물류센터로 향하는 통행량이 많아 분진, 소음 관련 민원이 많거든요. 고용 창출도 어렵고요. 님비(NIMBY) 시설로 분류되는 거죠. 지자체가 직접 유치하기도 해요. 물동량이 많은 공항공사가 지원하는 인천시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교통비와 임대료가 물류센터 입지를 결정짓는 새로운 요소로 떠올랐어요" ⓒ 폴인, 최지훈
팬데믹 이후 재편되는 물류시장
1. 물류 자동화
결국 기업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은 ‘비용 절감’이에요. 아마존을 비롯해 국내 기업이 물류 자동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입니다. 자동화는 사람 없이도  ‘상품 분류→저장→포장→배송’ 작업을 처리하는 방식인데요.

자동화 방식을 택하면 같은 공간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어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공간의 임차비용보다 물동량을 처리하는 교통비 비중이 늘어나는 거죠.

그래서 렌트비가 비싸도 교통비를 줄일 수 있는 지역을 선점하려 해요. 이윤을 훨씬 높일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도심형 물류센터(MFC)가 더 많아질 겁니다. 자연스럽게 라스트 마일(고객의 집 앞으로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서비스도 더 공격적으로 펼칠 거고요.

최근 식품기업 하림이 서울 양재동에 도심 첨단물류단지를 짓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인근 물류센터를 지을 예정인데요. 물류 배송에 있어 교통비를 줄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2. 우량 임차인의 커지는 존재감
이커머스 기업의 영향력이 물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생각해봐야 해요. 현재 이커머스 물류시장은 쿠팡 모델이 대표적인데요.

쿠팡은 상품을 직매입하기 때문에 물류센터 입지 면적이 무조건 넓어야 해요. 항상 큰 공간을 임차해야 하는 거죠.  5~10년씩 장기 계약을 하는 대형 임차인입니다. 그래서 물류시장 내  협상력이 커요.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들에게는 쿠팡의 시장 영향력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CJ대한통운처럼 공간 전체를 임차하고 전대차 하는 구조(3PL)도 보편적이죠. 운용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이지만 이들도 대형 임차인이라 협상할 때 어려움이 존재해요.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아마존식 방식이죠. 테넌트가 임대료를 먼저 제시한 뒤 투자를 받는 식입니다. 시장을 재패한 뒤 주도권을 쥐는 전략이죠.

최근 물류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의 행보도 흥미롭습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주력하는 건 물류를 연결하는 풀필먼트 사업이에요. 물류 특성 중 하나가 명절처럼 특정 시기에 따라 물류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중소형 사업자는 상품을 처리할 공간을 확보하기 힘들죠. 카카오는 물류센터의 빈 곳을 네트워킹해 화주와 임대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유오피스처럼요.

3. 공급과잉 리스크, 어떻게 해소될까
다만, 팬데믹 이후 공급이 늘면서 시장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1~2년 전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으로 물류센터 투자가 급격히 늘었어요. 신선식품을 저장할 수 있는 저온 물류센터로 투자자금이 쏠렸습니다. 냉장, 냉동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저온 창고가 상온 창고보다 수익성이 좋거든요. 평당 임대료가 두 배 정도 높아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넌트만 확보된다면 저온 물류센터를 짓는 게 훨씬 이득인 거죠. 이런 이유로 저온 창고 공급이 크게 늘었는데요.

저온 물류센터는 입지가 중요해요. 교통비에 민감하기 때문에 도심, 중심지역 접근성이 떨어지면 안 됩니다. 애초에 지을 수 있는 지역 자체가 한정적이죠. 그래서 전국 물류센터 중 저온은 12~15%, 상온 80~85% 비중이 가장 적당한데요. 최근 들어 냉장, 냉동창고 비중이 50% 이상으로 급증했어요. 공급이 많은 탓에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저온 물류센터가 하나둘씩 생기는 모습입니다. 공실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어요.

물류시장은 폐쇄적인 시장입니다. 공간을 빌릴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이고, 이들이 임대료나 임차 여부를 좌지우지하니까요. 신규 공급으로 특히 저온 물류의 임차시장이 안정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 금리, 원자재 인상으로 예상한 만큼 공급예정물량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요. 우려했던 것보다 리스크는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발행일
202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