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물류창고등

Part II. 콜드체인 시장 성장에도 수요 늘지 않는 까닭ㅡ전문성 없는 저온 물류센터 개발이 공급과잉 불러

Bonjour Kwon 2022. 10. 24. 01:35

신인식 기자   입력 2022.04.12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시장은 여전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저온 물류센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공급되고 있는 저온 물류센터는 여전히 공실로 유지되고 있으며, 저온 물류센터의 임대차 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온 물류센터를 사용해야 하는 콜드체인 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무분별적인 공급이 이뤄지면서 현재의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저온 물류센터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개발이 이뤄지면서 범용성에 매몰된 저온 물류센터의 공급이 현재의 상황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성장이 저온물류센터 수요로 이어지지 않아
당시 저온 물류센터를 계획하고 개발에 나섰던 개발사들이 대부분 콜드체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개발에 나선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저온 물류센터를 활용해야 하는 콜드체인 시장의 물류적인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고 수익률을 위한 개발을 진행한 사례가 많았다는 것. 저온 물류센터를 활용해야 하는 콜드체인 시장은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저온 물류센터의 임대차 시장은 여전히 화주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 시장의 성장이 어느 정도 물류센터의 규모로 전이되는 상온 물류센터 시장과는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즉 시장의 규모만큼 활용 공간의 규모는 늘어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는 것. 해당 시장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실제 제품의 부피가 작고 보관기간이 짧으면 보관 공간의 규모가 커질 수 없는데, 콜드체인이 필요한 시장에 이러한 물류적인 특성을 가진 제품들이 많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화이자 백신
인천공항에 도착한 화이자 백신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의약품이다. 코로나로 인해 콜드체인으로 배송해야 하는 백신류 등이 이슈가 되고 물동량이 급격히 늘었지만, 실제 이를 처리하기 위한 공간은 그리 많이 필요치 않은 수준이다. 백신의 전체 물동량은 크지만 부피 자체가 작아 필요 공간이 크지 않고 보관기간이 짧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했다. 또 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반도체 시장 또한 시장 규모가 크고 물동량은 많지만, 그에 비해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야이다. 즉 저온 물류센터는 규모보다는 온도대 관리가 필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보관 공간 규모의 성장이 더디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신석식품 기업 임차보다는 직접 개발 선호
콜드체인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선식품 시장의 경우 보관 공간의 규모가 필요하지만, 실제 임대차 시장으로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또한 물류센터 공급자들이 간과한 사실 중에 하나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저온 물류센터의 많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대형 유통사들은 대부분 범용성이 있는 저온 물류센터보다 BTS(Build-To-Suit) 방식이나 직접 개발해 활용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기업마다 냉동과 냉장의 비율이 다르고 운영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마트 SSG NEo. 003 물류센터
이마트 SSG NEo. 003 물류센터
일반적으로 임대형 저온 물류센터는 기본적으로 범용성에 기초를 두고 개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범용성에 맞춰 개발된 저온 물류센터는 상온 물류센터와는 달리 활용할 수 있는 폭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물동량의 규모가 되는 기업의 경우 운영 방식에 맞춰서 직접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임대료와 관리비를 부담하면서 임차를 하는 것보다 직접 개발하는 것이 기업의 운영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특히, 식자재 기업들의 경우나 HMR을 유통하는 기업들은 일부 제품을 생산하거나 가공하는 경우가 많아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많으며, 공장을 제품 생산을 포함한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임대차 시장으로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 임대차 시장에서 저온 물류센터를 구하더라도 일시적이거나 단기적인 수요인 경우들이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세계푸드 평택물류센터
신세계푸드 평택물류센터
온도대에 따라 공간에 대한 수요 달라
콜드체인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운영의 형태 또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온 물류센터는 냉장과 냉동시설을 포괄적으로 통칭한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수요는 냉장과 냉동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공간적인 특성이 다르고 그에 적용되는 제품의 종류나 물동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온 물류센터에서 냉동시설은 기본적으로 보관에 대한 기능이 높은데 반해 냉장시설의 경우는 유통의 기능이 높기 때문에 물류센터의 구조도 달라져야 한다는 설명. 신선식품의 증가와 새벽배송의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는 저온으로 통칭되는 물류센터의 수요가 아니라 냉장시설에 대한 수요로 봐야 하며, 수입 농축수산물의 경우는 보관을 위주로 하는 냉동시설의 수요로 봐야 한다. 즉 운영방식에 따라 냉동과 냉장의 비율은 물론 물류센터의 구조도 달라져야 한다. 한 관계자는 “냉장시설의 경우 보관 공간보다는 제품을 소분하고 포장하고 분류하는 전실의 크기, 빠른 배송을 위해 다수의 차량이 동시접안 할 수 있는 도크와 일부 차량이 대기할 수 있는 야드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만 보관을 위한 냉동시설은 보관 공간의 크기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구조가 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공급되고 있는 저온 물류센터의 경우 범용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한 관계자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저온 물류센터의 경우 냉동과 냉장을 함께 포함해 개발되고 있는지만 형태는 보관형(냉동)과 비슷하고 로케이션은 유통형(냉장) 센터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2022년 3월 콜드체인인사이트에 함께 제공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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