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물류창고등

영종도 ‘아레나스 영종’ 연면적 6만평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에 호텔급 ‘오션뷰 식당’ㅡ근로자들의 만족도 높혀 ㆍ현재 시장이 좋다고 미래가 항상

Bonjour Kwon 2022. 10. 30. 22:42


물류센터에 호텔급 ‘오션뷰 식당’ 만든 이유?
●“자산운용업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최소 3년에서 10년 이상의 장기투자이다 보니 현재를 통해 미래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함께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현재 시장이 좋다고 미래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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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리더]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신사업추진단장
강남 ‘가로골목’ , 상생형 임대료 책정 등 혁신 주도

“벤처캐피탈형 임대 모델로 공간 비즈니스 인식 바꾸겠다”
“금리 폭등으로 자산 재평가 진행중”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입력 2022.10.30 08:01
인천 영종도에 있는 ‘아레나스 영종’은 연면적 6만평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이다.

물류센터의 자랑은 6층 ‘호텔식 오션뷰 식당’이다. 창가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1인용 식탁이 있다. 안쪽 공간에서도 바다를 볼 수 있도록 바닥을 높였다.

인테리어도 고급 카페 수준이다. 식당을 나서면 루프탑 가든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대기업 사옥 식당을 연상시킨다. 물류센터를 만든 이지스 자산운용은 “물류센터의 주이용자인 근로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물이 오션뷰 식당이다. 식당 덕분에 입주업체의 직원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지스가 개발한 인천의 물류센터 아레나 영종의 식당(왼쪽). 식당에서 바라본 서해안(오른쪽 위), 아레나스 영종의 외관(오른쪽 아래)/이지스자산운용제공


서울 인사동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쌈지길’이다. 4층, 1200평 규모의 ‘ㅁ’자 나선형 건물로 각 층이 하나의 골목처럼 연결돼 있다. 2004년 오픈이후 전통공예, 디자인 상품 등 볼거리가 많아 외국관광객은 물론 젊은층도 자주 찾는 인사동 랜드마크이다. 이지스 자산운용이 2016년 쌈지길을 인수하자 헐고 새로 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곧 사라졌다.

이지스는 국내 유일의 공예∙핸드메이드 전문 쇼핑몰이라는 쌈지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온오프라인 결합이라는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쌈지길은 소상공인 작가들이 상품 개발과 오프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온라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이브 커머스’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로 임차인이 어려움을 겪자 일부 매장에 대해 임대료 대신 매출수수료 연동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지스는 2019년 강남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신사동 가로수길에 쇼핑몰 ‘가로골목’을 오픈했다. 소규모 브랜드의 진출기회를 주기 위해 임대기간을 1일, 1개월 단위도 가능하도록했다. 임대료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매출에 기반한 임대료 책정 시스템도 도입했다.

국내 38조, 해외 13조 등 5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은 ‘공간 비즈니스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겠다며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자산운용업은 개인 및 기관자금을 오피스, 쇼핑몰, 물류창고와 같은 부동산 등에 투자, 운용이익과 처분이익을 배당형태로 지급하는 회사이다. 이지스는 국내 부동산 펀드 설정 1위이다.

이지스의 공간비즈니스 혁신을 이끄는 주역은 조갑주 신사업 추진단장이다. 삼성생명, 현대건설, 코람코에서 자산운용 경험을 쌓은 조 단장은 2014~2021년 이지스 대표를 역임했고 작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조 단장은 “부동산업의 사회적 평가가 낮았던 이유 중 하나가 임대료만 챙기는 건물주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라며 “임대인과 임차인과 함께 성장하고 과실을 공유하는 벤처캐피털형 부동산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금리가 올라 자산운용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자산운용업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최소 3년에서 10년 이상의 장기투자이다 보니 현재를 통해 미래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함께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현재 시장이 좋다고 미래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현재 시장이 경색되어 있다고 장기투자자 입장에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요즘과 같은 변동성이 큰 시장환경에서는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가야 될 지가 가장 큰 고민이고 어려운 부분이다.”


이지스 자산운용의 성장을 이끈 조갑주 신사업추진단장/이지스 자산운용제공
이지스 자산운용의 성장을 이끈 조갑주 신사업추진단장/이지스 자산운용제공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운용사 투자 자금은 개인,기업, 연기금 및 공제회의 자금이다.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요즘처럼 금리와 물가가 치솟는 시기에는 투자 판단을 내리기가 참 어렵다. 지금의 위기는 외환위기 때와 달리, 전세계적인 위기이다. 과거 10년은 저금리 시대였다. 저금리가 실물자산의 성장을 받쳐준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자산 운용업의 입장에서는 자산운용의 방향을 잡기가 수월했다.

부동산은 특히 금리가 큰 역할을 한다. 고금리 시기에는 은행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금리와 연동돼 부동산 등 자산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금리가 안정되고 물가가 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할 듯하다. 어느 시점에 턴어라운드를 할 것인가를 예측하고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운용업은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어떤 기준으로 부동산을 고르는가?

“상업용 부동산의 첫번째 특징은 건물의 고정성이다. 건물이 가지고 있는 공간적 특성과 건물이 놓여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그 지역이 최소 5년이상 현재보다는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 향후 교통 인프라, 인구유입, 지역적 산업의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두번째는 공간의 사용자 관점에서 공간의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지 고민해야 한다. 작게는 인테리어부터 대수선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검토가 이루어 진다. 세번째는 공간의 컨텐츠와 서비스이다. 공간 사용자들의 업무효율성 증대와 쾌적함 등 그들이 상당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 대해 사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조 단장은 부동산업을 공간 비즈니스라고 정의했다.

“도시는 공간의 구성체이다. 도시에 어떤 공간이 많으냐에 따라 도시의 특징이 드러난다. 호텔이 많다는 것은 관광이 발달된 도시이고 리테일이 많다는 것은 교통인프라가 잘 발달되어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관광, 상업, 업무시설은 그 도시의 중요한 하드웨어이고 하드웨어에서 기업의 성장과 고용이 이루어진다. 도시성장에 있어 부동산의 산업별 공간은 그 도시의 중요한 인프라이다. 도시에 각 특성별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있고 건축되어 있느냐에 따라 그 도시에 대한 격이 달라질뿐만 아니라 도시의 발전 방향도 달라진다. 공간을 만들고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임대업의 개념보다는 각 공간 사용자와의 파트너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공간의 사용자가 힘들면 같이 힘들고 공간의 사용자가 성장하면 같이 성장하는 공간비즈니스가 이루어져 한다고 생각한다. 공간산업은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중요한 시작점이기에 각 산업성장의 모태와 같다고 생각한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쌈지길. 이지스 자산운용은 2016년 쌈지길을 인수한후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온오프라인 결합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부동산업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박하다. 부동산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단순 임대료나 시세차익을 얻는 비즈니스라는 평가가 강하기 때문 아닌가?

“부동산업이 임대인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함께 성장하려면 평당 임대료가 아니라 사용자의 수익과 연계된 임대료 책정도 필요하다. 공간 제공자가 향후에도 모두가 공감하는 임대료를 받으려면 사용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공간 제공자는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항상 고민하고 불편한 것을 찾아서 개선해주고, 마케팅도 해줘야 한다. 은행은 담보를 잡고 대출해주고 이자만 일정하게 받으면 된다. 돈 빌려간 사람이 뭘하든 간여를 하지 않는다. 기존의 부동산 임대업은 어쩌면 이자 추구형 은행모델이었다.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벤처캐피털 모델’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공간 임대료 지급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 공간 임대가 아니라 다양한 선택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공간 사용자의 수익에 임대료가 연동되어야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 이지스는 인사동 쌈지길과 신사동 가로수길 ‘가로골목’을 운영한다.

“기획력과 창의력으로 소비자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음에도 브랜드 파워가 약하고 홍보 기회가 적어 제대로 도전도 하기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유 리테일 공간을 통해 참신하고 창의적인 브랜드와 상품들이 시장에 진입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이러한 공간을 더 찾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온라인과도 연계, 매출증대와 수익확대로 이어져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찾은 결과물이 가로골목이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이 있지만 신진 브랜드나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등용문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대표직을 내놓고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았다.

“부동산은 지리적 위치와 건물의 하드웨어를 중시한다. 그러나 사용자 관점에서 바라볼 때 편리성, 쾌적성, 효율성과 같은 내부적 요소도 중요하다. 자산운용사들도 주로 공급자 관점에서 접근해왔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항공편에도 일등석, 비즈니스, 이코노미 등 서비스가 다양하다. 그런데 오피스에는 업의 특성이나 공간 사용자의 업무활동에 따른 차별화된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가 많이 부족하다.

그런 측면에서 공간테크, 공간 콘텐츠가 필요하다. 신사업은 이지스가 운용하는 공간 하드웨어에 콘텐츠와 테크를 접목시킬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깨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1등 상금 5000만 원 규모의 공모전을 작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사업화 가능한 아이템은 이지스가 창업을 지원한다. 밤이 되면 텅 비는 오피스의 지하주차장과 옥상 공간을 활용해서 비즈니스를 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고 일부는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용산 철도 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중심지역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 업무지구에 걸맞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제업무지구의 성공은 어떤 기업이 들어오고 어떤 인재가 들어오느냐에 달렸다. 아시아 허브가 되려면 어떤 인프라와 어떤 문화, 정책이 좋은 인재와 기업을 오게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실리콘 밸리, 맨해튼, 도쿄와 비교하면 서울이 하드웨어적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치안도 좋고 IT 기반도 좋다. 다른 국제 도시에 비해 일관성이 있는 기업 정책이 부족한 것 같다. 기업들은 10년, 20년이 아니라 50년, 100년을 보고 입지를 결정한다.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