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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 부영 을지빌딩(연면적 5만4653㎡) 4502억원에 매입.1500억 유상증자 등 자금 마련.주당 8만3089원 RCPS발행

Bonjour Kwon 2022. 12. 22. 22:02


김동현 수정2019.08.14
IT솔루션 사업 영업 강화 위해
서울에 새 거점 마련키로
1500억 유상증자 등 자금 마련

부영은 유동성 확보 차원 매각


기업용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인 더존비즈온이 매각에 난항을 겪던 서울 을지로 부영을지빌딩을 4500억원에 매입한다. 지방에 본사를 둔 더존비즈온은 서울에 새 거점을 마련한 뒤 주력 플랫폼 사업에서 영업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13일 유형자산 취득 공시를 통해 부영을지빌딩을 4502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을지로 1가에 있는 부영을지빌딩은 과거 삼성화재 소유 빌딩으로 부영주택이 2017년 초 삼성화재로부터 4380억원에 매입한 건물이다. 지하 6층~지상 21층(연면적 5만4653㎡)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더존비즈온은 내부자금 500억원에 유상증자로 1500억원, 금융회사 차입을 통해 2500억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 추진과 장기 성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간 확보가 건물 매입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더존비즈온은 ERP(전사적자원관리)를 비롯한 기업용 IT 솔루션을 판매한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600여 개에 달해 컨설턴트가 고객사별로 현장을 방문하는 등 비효율적 문제가 있었다”며 “고객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최적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서울 오피스에 통합구축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사가 지방(강원 춘천시)에 있어 고급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영업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방문영업 방식은 다양한 솔루션을 시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오피스에서는 고객이 전체 솔루션을 확인하고 데모를 시연해볼 수 있는 ‘솔루션 체험관’도 선보일 예정이다.

더존비즈온이 이번 빌딩 매입을 위해 결정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식도 관심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181만 주를 주당 8만3089원에 신규로 발행하는 구조다.

RCPS는 신한금융지주의 특수목적법인(SPC)인 신한더존위하고제일차 등에서 인수한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동시에 갖는 주식이다.

이번 RCPS 발행에서 두드러진 점은 현 주가에 20% 할증한 가격을 발행가액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인수자들이 향후 이 회사 주가가 발행가액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의미다. 더존비즈온은 이날 1200원(1.64%) 오른 연중 최고가(7만4400원)를 기록했다.

부영그룹은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빌딩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하나대체투자운용과도 협상을 했지만 무산되는 등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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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손실 거래'로 끝난 부영그룹의 '을지빌딩'
더존비즈온 4501억에 매매계약, 손익분기점 못넘겨

김경태 기자 | 공개 2019-08-19

부영그룹이 골치였던 을지빌딩을 떠나보낸다. 잇단 거래 무산 과정에서 몸값이 낮아졌고 부영그룹은 사실상 손실 매각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약 3년 전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사업 확장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했지만 품었지만 상처만 남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존비즈온 구원투수 등장...사실상 손실 매각 분석

부영 을지빌딩(2019년8월14일 촬영)
△2019년8월14일 촬영
부영그룹은 임대주택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다가 상업용부동산 사업 확장을 위해 프라임급오피스빌딩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6년 1월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현 부영 태평빌딩)을 품었다.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을지로사옥(현 부영 을지빌딩)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 1월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부영그룹은 을지빌딩을 4380억원에 매입했다. 3.3㎡(평)당 거래가는 2650만원 정도로 당시 국내 프라임급오피스빌딩 매각에서 단위면적당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상업용부동산 사업을 위해 관련 경력직원을 충원하는 등 부영그룹은 야심 찬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았다. 40%를 웃도는 공실 등으로 고전하면서 결국 을지빌딩을 다시 시장에 내놨다. 작년 에스원·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CIK)를 매각주관사로 구한 후 원매자를 물색했다.

매각 입찰 후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거래가 무산됐다. 차순위였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인수후보자로 나섰지만 또다시 거래가 결렬되면서 매각이 난항을 겪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그 후 또다른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매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부영그룹은 매각주관사를 통하지 않고 더존비즈온과 협상을 벌였고 매매계약 체결로 이어지게 됐다.

더존비즈온이 구원투수로 등장해 부영그룹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매각가 때문이다. 더존비즈온과 부영그룹이 체결한 매매계약금액은 4501억원이다. 단순히 거래가만 보면 121억원가량의 시세차익(Capital Gain)을 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을지빌딩 매입주체인 부영주택은 부동산을 인수하면서 당시 매도자였던 삼성화재로부터 돈을 빌렸다. 차입금은 2120억원으로 연이자율은 3.15%다. 1년에 67억원 정도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 부영주택이 소유한 기간이 2년 반이 넘는 만큼 약 15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매입 당시에 지출되는 각종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오피스빌딩을 살 때 취득세를 포함한 소유권이전비용이 나간다. 일반적으로 매매가의 약 4.7% 수준이다. 부영주택의 부영주택 매입가 4380억원에 대입하면 207억원으로 단순 계산된다.

이 외에도 대거 공실로 인한 불필요한 비용 등이 지출된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업계에서는 부영그룹이 4800억원 이상으로 팔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대체자산운용 모두 비슷한 수준을 제시했었다.

이번에 더존비즈온이 을지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삼창감정평가법인에 받은 감정평가금액도 4800억원이었다. 하지만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 완료를 앞두면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익분기점 더 낮다는 분석도

거래 관련자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부영그룹의 을지빌딩 매각 손익분기점이 더 낮다는 다른 분석도 있다. 그간 임대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기는 했지만 일부 들어온 임대수입과 각종 이익을 고려할 때 3.3㎡당 2750만원이 손익분기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3.3㎡당 가격을 연면적에 대입하면 총 매각가는 4546억원으로 계산된다. 더존비즈온과 매매계약금액으로 합의된 것보다 45억원가량이 적어 사실상 손실을 보는 것은 마찬가지인 셈이다. 더구나 부동산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유권이전비용과 양도소득세 등을 고려하면 손실 폭은 더 클 수도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부영그룹이 더존비즈온과 계약의 세부적인 비용에 관한 협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이 경우 부영그룹의 손익 개선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매수자 측과 계약 내용에 대해 향후 2년간 밝히지 않기로 합의해 설명할 수 없다"며 "매각 손익과 관련해 손실을 본 것이라고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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