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이도윤 노란우산공제회 CIO."자산 20조 돌파 … 대체투자 비중 30%로"

Bonjour Kwon 2023. 3. 14. 21:36

  2023-03-09

인플레·고금리 불확실성 속
美 화장품 투자 수익률 55%
전략적 운용으로 위기 대응
올해 채권투자 비중 낮추고
PEF·부동산 대출 늘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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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주식 비중을 일찍 줄이는 등 전략적 운용으로 선방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채권 비중을 낮추고 대체자산 비중을 28% 선까지 확대하는 한편, 시장의 변동성을 투자 기회로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도윤 노란우산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란우산공제회는 지난해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수익률을 -1%대로 방어하는 등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작년 말 운용자산(AUM) 규모도 20조5000억원 수준으로 올라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이 CIO는 "지난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며 각국 중앙은행이 고강도 긴축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전쟁이나 중국 등 변수도 생겨 대응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타 기관에 앞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하반기 이후 국내 채권투자 비중을 확대했던 점이 선방했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위탁운용부문 평가와 조치에 관한 상세 기준을 정비하고 신속한 시장 대응을 위한 수단을 구축한 것도 주효했다. 여기에 2020년 말 공동투자 제안을 받아 미국 기초 화장품 기업에 200억원을 투자했는데 약 1년 만에 320억원을 회수해 55%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같은 해 진행한 미국 물류센터 지분 투자에서도 내부수익률(IRR) 기준 18% 수준의 성과를 기록했다.






이 CIO는 올해도 불확실성이 커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이를 투자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대외 상황을 신중히 살피며 전술적 운용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연초 이후 주식시장 반등은 과도하게 반영됐던 긴축 공포가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가격이 일정 부분 되돌려지는 과정"이라며 "최근 다시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 가격의 약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일방적인 전망을 고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초 비관적이었던 올해 성장률 전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물가 재상승 가능성 여부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 CIO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조가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과 정책 전환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 등 두 가지 상황에서 모두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고민과 분석은 계속하되 투자 시기는 놓치지 않도록 전략을 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적정 투자 타이밍이라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급준비율을 충분히 끌어올리기 위해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유지했다.

위탁운용사 선정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주식에 대해서는 올해 절대수익형과 액티브형으로 운용사 풀을 선정할 계획이다. 채권은 기존에 선정한 해외 채권펀드의 집행을 시작했다. 이 CIO는 "신규 선정 계획은 없지만 기존 펀드들 성과와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추가 선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에서는 해외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란우산공제회는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은 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해왔다. 이 CIO는 "지난해 처음으로 세컨더리 전략의 해외 PEF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를 약정했고, 올해도 해외 PEF 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국내 부동산 대출 블라인드 펀드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선순위 대출 중심의 안정적인 투자 전략으로 총 3000억원 규모 2개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체투자 부문은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대출 위주로 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 공모 시장과의 시차를 고려해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자산 편입을 목표로 하는 부동산 에퀴티(지분) 펀드 출자도 검토하고 있다.

[강두순 기자 /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