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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지.정밀 감속기로 ‘소부장’ 으뜸기업 선정 유성·SH·SR감속기 모두 양산가능한 유일 업체

Bonjour Kwon 2023. 3. 23. 09:20


[비즈리더]여영길 에스피지 대표 “로봇감속기 국산화 선봉”
수정 2023.03.23

최근 삼성·LG·현대차 등 국내 간판 그룹이 로봇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전까지 국내 로봇 업계는 우수한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도 핵심 부품은 수입에 의존했다. 로봇의 3대 부품은 감속기, 제어기, 서브 모터다. 그중 감속기는 로봇제품 원가의 30~40%를 차지할 만큼 핵심 부품이다. 로봇용 감속기는 정밀도와 감속비에 따라 유성·SH·SR감속기 등으로 나눈다. SH감속기는 초소형 정밀감속기로 협동 로봇에 주로 적용하고 SR감속기는 중대형 정밀감속기로 주로 산업용 로봇에 적용한다. 유성감속기는 SH와 SR 대비 상대적으로 정밀도는 떨어지지만 큰 힘을 내는 영역에 주로 들어간다.


세계 로봇용 감속기 시장의 약 75% 일본 기업이 차지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재·부품·장비 핵심 전략기술을 보유한 ‘소부장’ 으뜸기업 23개사를 신규로 선정했다. 정밀 기어드 모터 국내 1위 업체인 에스피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성·SH·SR감속기 등 3대 로봇감속기를 모두 양산하는 데 성공하면서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로 인정받았다. 로봇용 감속기는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일본의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SH감속기 부문)와 나브테스코(SR감속기 부문)가전이 세계 로봇용 감속기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로봇 감속기 기술을 핵심 전략기술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에스피지는 앞으로 5년간 최대 1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아 기존 제품 고도화와 함께 고정밀 감속기 개발 등에 투자한다. 산업용 로봇부터 협동 로봇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정밀감속기를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에스피지만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비즈리더]여영길 에스피지 대표 “로봇감속기 국산화 선봉”
여영길 에스피지 대표(오른쪽)가 '제3기 소부장 으뜸기업' 지정식에 참석해 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제 1차관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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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지 개발 후 일본 업체들 가격 인하

인천시 남동공단 에스피지 본사에서 만난 여영길 대표는 "에스피지가 정밀 감속기를 개발하면서 시장을 과점하던 일본 업체들은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며 "국내 기업이 에스피지 제품을 쓰지 않아도 외화 절감 효과가 이미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에서 관절 역할을 하는 정밀감속기는 회전 운동을 하는 모터에 기어를 연결해 원하는 힘과 속도를 낸다. 모터에서 전달되는 에너지를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변형과 파손이 없도록 설계해야 한다. 높은 정밀도와 내구성이 필요하다. 높은 기술력과 정밀한 생산능력이 필요한 로봇용 감속기는 일본 업체가 쥐락펴락하는 공급자 위주 시장이다.


여 대표는 "정밀감속기를 제작하는 데 생산·설계·해석기술이 모두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건 생산기술로 최소 30년 이상 노하우를 축적한 업체가 협동 로봇에 필요한 수준의 정밀감속기를 양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91년 출범한 에스피지는 32년동안 감속기와 모터 제어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매진했다. 아마존과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기업도 에스피지 제품을 사용한다. 정밀감속기를 개발하고 수년 만에 양산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업력에서 나오는 장인정신 덕분이다. 설립 초기 일본 제품이 국내 시장을 과점했던 기어드 모터를 이제는 에스피지가 일본 시장에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405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을 달성했다.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여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있다.


여 대표는 "항공우주 분야와 정밀한 수술용 로봇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세계 어떤 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SH감속기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선두로 웨이퍼이송장비(OHT), 반도체 장비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며 "SR감속기는 반도체 장비 업체를 비롯해 미주 정밀장비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이 협동 로봇 시장에 진출하면서 에스피지의 사업 기회도 많아질 것"이며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를 바탕으로 고객사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감속기 성능을 극대화해 줄 소재도 국내 철강 업체들과 함께 자체 개발했다.


세계적 협동 로봇에 감속기 공급…해외 진출 빨라질 것

최근 협동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SH감속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협동 로봇과 기존 산업용 로봇의 차이점은 사람과의 협업 여부다. 산업용 로봇 사용 규정을 살펴보면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사람의 접근을 막아야 한다. 안전 기능을 내장한 협동 로봇은 작업자와 함께 같은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산업용 로봇과 달리 센서가 충돌을 막는다. 기존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야로 적용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갖춘 협동 로봇 업체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에스피지는 새로운 고객사 확보를 위해 다음달부터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다. 이제까지 내부에서 개발을 독려한 여 대표가 직접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잠재 고객들을 만난다. 세계적인 정밀감속기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에스피지는 올해에만 국내 6개 전시회와 미국, 독일, 중국, 인도 등 해외 9개 전시회 참가한다. 에스피지는 지난해 매출의 76%를 해외에서 올렸다. 지난 20년간 해외 25개국 75개 대리점 영업망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밀감속기 해외 진출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 이스라엘, 터키 등 해외 업체에서 에스피지 정밀감속기 적용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스피지는 추가로 상반기 국방 및 보안사업 관련 정밀감속기를 공급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물류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사족보행 로봇용 정밀감속기까지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증설 투자도 빨라지고 있다. 올해 중으로 SH감속기를 15만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2025년까지 SR감속기를 연간 8만대 생산할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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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지는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정밀감속기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제조현장에 산업용 로봇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당시에는 정밀감속기는 모두 일본 제품이었다. 로봇을 일정 기간 이상 사용하면 감속기에서 오차가 발생한다. 스포츠선수의 관절에 이상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 대표는"일본 감속기 업체는 로봇 생산 업체를 통해서만 감속기를 공급하려 한다"며 "제조 업체는 교체용 감속기를 비싼 가격에 사올 수밖에 없었다"고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스피지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서 교체용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매년 수만대에 달하는 산업용 로봇의 정밀감속기를 국산으로 대체해 나가는 것"이라고 자부했다.


[비즈리더]여영길 에스피지 대표 “로봇감속기 국산화 선봉”
에스피지가 양산 중인 협동로봇용 SH감속기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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