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9
'서울 2030 기본계획' 변경안
도시 정비형 재개발사업 활성화
호텔 건축시 용적률 최대 100%
친환경 건축 인센티브 3배 확대
'수용권' 활용해 시니어타운 건설
"도시활성화 용도로 경쟁력 강화"
서울 도심부에서 재개발 사업을 할 때 3성급 이상 호텔을 지으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 100%까지 받을 수 있다. 추가 용적률 대상이 되는 개방형 녹지(상부가 개방된 녹지공간)의 인정 범위를 넓히고, 도심 재개발을 통해서도 노인복지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됐다. 도심 내 입체적인 녹지공간이 조성되고 숙박시설 문화시설 노인주택 등 지역 필요 시설 도입이 활성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환경 인센티브 40→120%
서울시는 지난 17일 10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변경안에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를 위한 개방형 녹지를 도입하고 지역 필요 시설을 유도하기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담겼다.
우선 3성급 이상 호텔을 도입하면 호텔복합 비율에 따라 최대 100%의 인센티브(연면적 40% 이상 충족 시)를 준다. 도심부에 부족한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관광산업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건축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던 최대 용적률 인센티브도 3배가량 늘어났다. 시는 이번 변경안에서 녹색건축물 인증,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제로에너지 건축물 등급 인증에 따른 친환경 인센티브를 기존 허용 용적률에서 상한 용적률로 변경했다. 허용 용적률을 통해서는 최대 40%까지 추가 용적률을 받을 수 있었지만 상한 용적률 체계에서는 120%까지 규모가 늘어난다.
개방형 녹지 기준도 손봤다. 입체 녹지공간도 개방형 녹지로 인정해 건축계획을 유연하게 수립하고, 다양한 녹지공간을 조성하도록 했다. 입체 녹지공간은 토심 1m 이상으로 하고, 별도의 접근 가능한 동선도 마련해야 한다. 시는 대지면적에 따라 개방형 녹지 인정 한도를 설정해 대지면적 3000㎡ 미만은 인센티브를 25%까지만, 3000~5000㎡는 35%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지면적이 5000㎡를 넘어서는 땅이어야 개방형 녹지 최대 인센티브(100%)를 받을 수 있다.
공개공지 초과 제공에 따른 높이 완화 항목은 삭제했다. 그 대신 공공용지 제공 때 높이 완화 항목을 추가하고, 계획의 공공성이나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높이를 추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성 확보에만 치중해 개방형 녹지에 따른 과도한 높이 계획을 만들던 문제점을 개선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재개발 사업으로도 시니어타운 만든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변경안에 따라 노인복지주택 도입이 가능해진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노인복지주택은 노인주택법에 따라 만 65세 이상이 임차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지금까지는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서 이를 주택이 아니라 준주택으로 분류해왔지만, 앞으로는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주택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을 활용하면 일정 비율 이상(75%) 토지를 확보했을 때 수용권이 발동된다”며 “특정 부지에 노인복지주택을 공급하기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장기적으로 고령화 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정비사업을 완료한 지 30년이 지난 경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신축을 허용했던 사항을 증·개축도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소규모 아파트나 주택 등의 리모델링이 더 간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구단위계획구역상 특별계획구역에서 도시 정비형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지역중심 이상(준주거 이상) 또는 상업지역 중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 지역에서만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ㅡㅡㅡ
서울시, 호텔·미술관 품은 복합개발 때 용적률 최대 200%p 더 준다
박진우 기자
입력2024.05.27
1만㎡ 이상 통합개발 때 용적률 50%p
"대규모 복합개발 이끌어낼 것"
4성급 호텔 포함하면 최대 100%p
공공용지 제공하면 높이 30m까지 완화
서울시가 일본 도쿄와 같은 대규모 복합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최대 200%포인트까지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내놨다. 도심 개발지에 호텔과 공연장, 미술관 등을 넣어 대규모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와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등 고급 호텔을 비롯해 ‘직(職)·주(住)·락(樂) 시설’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개발이 서울에서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에 들어서는 아자부다이힐스 전경. 모리빌딩 등이 참여한 토라노몬-아자부다이지구 시가지 재개발 조합이 도쿄 미나토구 토라노몬5초메 일대(대지 면적 6만3900㎡)에 추진한 대형 복합개발 사업이다. 랜드마크인 모리JP타워엔 오피스와 판매시설, 게이오 병원 의료센터, 럭셔리 리조트인 아만의 레지던스 호텔이 들어섰다. 타워 옆으로는 국제학교인 브리티 스쿨 인 도쿄가 설치될 예정이다.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에 들어서는 아자부다이힐스 전경. 모리빌딩 등이 참여한 토라노몬-아자부다이지구 시가지 재개발 조합이 도쿄 미나토구 토라노몬5초메 일대(대지 면적 6만3900㎡)에 추진한 대형 복합개발 사업이다. 랜드마크인 모리JP타워엔 오피스와 판매시설, 게이오 병원 의료센터, 럭셔리 리조트인 아만의 레지던스 호텔이 들어섰다. 타워 옆으로는 국제학교인 브리티 스쿨 인 도쿄가 설치될 예정이다.
호텔·미술관·도서관 넣으면 인센티브
서울시는 다음달 7일까지 2030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 부문) 변경안을 공람공고할 예정이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은 10년 단위로 세워지는 법정 계획으로, 서울 도심에서 이뤄지는 재개발 관련 지침 등을 담고 있다. 이번 변경안은 도심부 복합개발을 촉진하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대거 추가로 담겼다는 게 주목할 점이다.
서울에서 구역 통합을 통해 대지 면적 1만㎡ 이상 개발 때 허용용적률 인센티브가 최대 50% 부여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1947년 토지개혁 때부터 토지가 사유지로 쪼개지면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어렵게 됐다”며 “시행사가 여러 토지를 사들여 대규모 개발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그리는 그림은 호텔·도서관·공연장·미술관·전망대·기업 지원시설 등이 어우러진 대규모 복합개발이다. 서울시가 강조하는 ‘직(職)·주(住)·락(樂)’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새롭게 포함된 인센티브가 4성급 이상 호텔이다. 4성급 이상 호텔을 전체 연면적의 40% 이상 채우면 100%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준다. 10% 이상만 돼도 25%가 제공된다. 도서관·보육시설 등 생활SOC 시설과 공연장·미술관 등 문화 시설이 들어섰을 때 최대 인센티브를 50%에서 100%로 확대하기로 했다. 해당 면적의 0.4를 곱해 100%까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도쿄 아자부다이힐스의 크로스섹션 플랜. 최고 높이 325.19m의 랜드마크인 모리JP타워와 레지던스A,B동에 고급 호텔, 레지던스, 오피스, 판매시설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 모리빌딩 제공
친환경 인센티브는 더 준다
친환경 개발에 따른 인센티브도 대폭 강화한다. 녹색건축·제로에너지빌딩·지능형건축물 인증 때 최대 용적률의 15%가 더 주어진다. 일반상업지역(상한용적률 800%)에서 세 가지 기준을 초과 달성하면 920%까지 올릴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과 달성 때 상한선을 높여 친환경 건축의 기준을 올리는 동시에 인센티브도 더 주겠다는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지구단위계획 용적률 개편 방안과 정합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높이 제한 완화 규정도 추가됐다. 학교 등을 세울 수 있는 공공용지를 제공하면 높이 제한을 추가로 완화해준다. 상권 활성화나 스카이라인, 통경축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해 계획하면 심의를 거쳐 최대 30m 늘어날 수 있다.
이번 규제 완화는 역세권 등 도심지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통해 개발되는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이 대상이다. 서울시는 적용 대상에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 상업지역’에 있는 특별계획구역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53개 지구 중심지에 속한 재정비촉진지구, 역세권 활성화 사업 등에서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 최중심지인 광화문과 영등포 도심, 성동구 청량리·왕십리, 용산, 강동구 천호·길동 등 중심지 11곳에서 광범위한 영향이 예상된다.
공개공지(일반에 상시 개방하는 공간), 개방형 녹지(상부가 개방된 녹지공간)와 관련한 인센티브는 축소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방형 녹지와 공개공지를 엄밀히 공간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보니 상한용적률이 과하게 주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