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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Bonjour Kwon 2025. 6. 2. 14:36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라는 말이 있다. ‘우리 삶 가는 곳마다 고수가 있다’는 뜻으로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교수가 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6권의 부제이기도 하다. 중국 북송시대 시인인 소동파의 시구(詩句)인 ‘인생도처유청산(人生到處有靑山ㆍ세상 곳곳이 청산이다)’에서 원용한 것이다.

유 교수는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무수한 상수(上手)들의 노력이 있었고, 세상이 알아주든 말든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는 필부 또한 인생의 상수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곳곳에 존재하는 이름 없는 고수들, 그 상수들 덕분에 귀중한 문화유산이 지키고 가꾸어지고 있다”며 그들에게 경이로움을 표했다.

제주 속담에 “젖먹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말처럼 우리 주위에는 고수들과 스승들이 즐비하다. 우리가 그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요즘 상수들이 넘쳐나는 곳은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아닐까 싶다. 연일 각본 없는 드라마를 통해 감동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그들에게 상수는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것이다.

박상영은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10대 14까지 뒤져 1점만 뺏기면 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가 찾은 ‘청산’은 자신이었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암시를 여러 번 되뇌며 자신을 다독인 끝에 그야말로 기적을 연출했다.

베이징ㆍ런던ㆍ리우에서 권총 50m 3연패를 이룬 진종오가 위기의 순간에 찾은 곳도 자신이었다. 결선 9번째 격발에서 6.6점을 쏴 메달에서 멀어지는가 하는 순간 번쩍 정신을 차리고 ‘진종오다운 경기를 하자’고 다짐한 덕분에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여자 양궁 2관왕인 장혜진도 활시위를 당기기 전 되뇌는 말은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란 성경 구절이라고 한다.

또 다른 많은 ‘리우 상수’들도 땀과 눈물로 자신들의 애초적 환경을 뛰어넘고 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여섯 살 때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았다. 작은 흑진주(키 1m 45cm)라고 불리는 미국의 시몬 바일스는 어머니가 약물 중독자라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수술과 재활훈련을 이겨낸 크리스틴 암스트롱(43ㆍ미국)은 여자 사이클 도로 독주 경기에서 맨 처음 결승선을 통과한 후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뭐든 적당한 나이에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게 틀렸다는 걸 수많은 선수가 증명하고 있다. 나도 그중 하나다”라고.

리우 상수들의 울림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