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1월, 19:32www.dt.co.kr
지난해 12월 한독이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녹십자가 일동제약 주식을 대량 매수하면서 제약사 간 인수합병(M&A)이 올초 제약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16일 일동제약 보유지분을 기존 15.35%에서 29.36%로 늘려 2대 주주에 올랐다. 또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영향력 행사'로 변경해 사실상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업계는 녹십자의 일동제약 지분 인수가 업계 최초의 적대적 M&A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녹십자측은 이번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가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에 강한 일동제약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동제약 경영진이 최근 경영권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녹십자의 주식 매수는 적대적 M&A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지난해 매출 8800억원(추정)으로 업계 2위인 녹십자가 매출 3000억원대의 일동제약을 인수할 경우 곧바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국내 제약산업은 13조원 규모 시장에 400여개 업체가 난립, 글로벌 제약기업 50위권 내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세한 산업 구조를 탈피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업간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꾸준히 지적해 왔다.
일본의 경우 1995년 1512개였던 제약사가 2007년 380개사로 줄었다. 90년대 약가인하와 내수 시장 성장 한계, 기술력과 자금 부족 등 현재 국내 산업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 M&A를 통한 대형화와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세계 50대 기업 9개를 탄생시켰다. 블록버스터 제품도 여럿 개발했다.
하지만 국내는 제약업체 주주들이 경영권 유지와 상속을 중시해 M&A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 대부분 복제약 중심의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M&A의 강한 동인도 부족했다.
하지만 한독과 녹십자의 시도는 국내 시장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한독은 태평양제약 인수로 올해 매출 4000억원대, 업계 10위권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평양제약의 일반의약품 `케토톱'과 `알보칠' 등을 확보한 점이 긍정적이다. 다른 상위 제약사들도 국내외 업체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이같은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단장은 "제약산업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인수합병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대형 M&A뿐만 아니라 합작사, 사업부별 합병 같은 변화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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