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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못 박힌' 리츠시장, '그들만의 리그' 전락 가파른 성장세 불구 기관 전유물 한계.."까다로운 상장규정, 인가·운영규제 풀어야"

Bonjour Kwon 2014. 1. 21. 07:55

2014.01.21 06:08+크게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기관투자 활발, 전년比 23%↑…15년 22조 시장

- 각종 규정·규제로 개인투자 가능 리츠 10%불과

 

 리츠(부동산투자회사)시장이 까다로운 상장규정과 각종 규제로 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만 대부분 사모방식으로 설립·운용돼 '개인의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란 제도 도입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분석이다.

 

 ◇리츠시장 '뜀박질', 개인투자 '게걸음'

 

 21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운용중인 리츠수는 80개, 총 자산은 11조7000억원에 달한다. 리츠수는 전년에 비해 11%, 총 자산은 23%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이란 전망이다. 리츠협회가 회원사들의 사업계획을 집계한 결과 올 리츠시장 규모는 16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신동수 리츠협회 부장은 "최근 부동산투자의 주요 주체로 리츠가 부각된 데다 투자대상과 구조도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2015년에는 22조원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개인들에게 리츠 투자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IPO(기업공개)를 통해 증시에 상장하는 리츠가 거의 없어서다. 제도가 도입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현재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전체의 10%인 8개에 그친다. 시가총액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

 

 국내보다 1~2년 늦게 리츠를 도입한 싱가포르(상장 리츠 29개, 시가총액 50조원)나 홍콩(9개, 26조원)과 비교해도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규모가 가장 크게 증가했지만 상장 리츠는 단 1개도 없다"며 "리츠시장이 기관화되면서 제도 도입 취지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장·인가 규제 풀어 개인 투자기회 넓혀야"

 

 이처럼 상장 리츠가 '가뭄에 콩 나듯'하는 이유는 상장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2011년 국내 1호 상장 리츠인 다산리츠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상장폐지된 후 리츠에 대한 상장요건과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상장심사에서 최고 1~3년 이상 운용실적을 요구하면서 리츠 설립과 동시에 상장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김관영 제이알투자운용 대표는 "상장을 하고 싶어도 '트랙레코드'(운용실적) 요구 등 까다로운 상장심사로 문턱을 넘기 힘들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지만 경직된 규제로 개인들은 좋은 투자기회조차 잃고 있다"고 말했다.

 

 리츠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대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까다로운 상장규제로 개인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7.4%로 예금이자(2.7%)는 물론 회사채 수익률(3.3%)보다 2배 이상 높은 성과를 냈다.

 

 까다로운 인가와 운용규제도 문제로 지목된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근거한 리츠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영업인가 신청 이후 인가를 받기까지 통상 1~2개월 걸린다.

 

 반면 경쟁상품인 자본시장법상 부동산펀드는 등록제로 신청 후 1주일 정도면 펀드 설정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좋은 투자대상이 나와도 거래를 성사시키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리츠는 인가를 받는 데만 1개월 이상 소요돼 시장에 좋은 투자대상이 나와도 신속히 대응하기 힘들다"며 "새로운 투자대상을 매입하려면 추가로 인가를 받아야 하는 점도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리츠시장이 개인들의 대안투자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상장규정과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현행 인가제를 등록제로 바꾸고 자금모집 후 투자대상을 결정하는 블라인드 투자도 허용,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장규정도 완화, 개인들의 투자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수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하도록 돼 있는데 이는 신규투자 등 성장을 제한하는 지나친 규제"라며 "시장 활성화와 개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대못과도 같은 각종 규제부터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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