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개발

투자자 버린 광물자원공사…'마다가스카르의 악몽' 생산지연 손실 눈덩이에 공사측 "펀드청산이후 수익금 못준다"...하나UBS 28일 소송제기

Bonjour Kwon 2014. 3. 5. 09:26

2014.03.04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광물공사)가 국내 첫 광물펀드인 '하나UBS니켈펀드'의 약속된 수익기간을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입을 처지에 몰렸다. 광물공사가 무리하게 뛰어든 해외 광산개발 사업이 지연되자 그 손실을 애꿎은 투자자에게 떠넘기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UBS자산운용이 지난 2007년 설정한 '하나UBS암바토비 니켈해외자원개발투자회사(이하 하나니켈)' 제1호와 2호는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상대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에 수익금 지급기간 확인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나니켈1호 (1,945원 ▲125 +6.9%), 하나니켈2호 (1,845원 -0)는 광물공사가 지난 2006년에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사업에 투자하자, 재무적 투자자로 함께 참여했다. 2007년에 기관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1300억원의 자금을 모아 광물공사의 니켈 판매 수익권을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니켈 생산량이 본격화(1000톤)되는 시점부터 7년간 니켈 매출액의 2.75%를 수익으로 갖는 계약이었다.

 

문제는 니켈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광물공사가 2010년 4월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던 니켈 생산은 채굴권 확정과 부실한 인프라 문제로 2년반이 지난 2012년 11월부터 이뤄졌고 첫 투자 수익은 지난해 2월에야 지급됐다. 이 결과 하나UBS측은 투자자들에게 6개월마다 지급하기로 했던 분배금을 제 때 주지 못했다.

 

광물공사는 지난해부터 펀드의 수익기간을 문제삼고 나섰다. 광물공사는 니켈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후 7년간 수익금을 지급하기로 계약했음에도 펀드 정관상 청산시점이 2018년 9월이라는 점을 들어 이 이후부터는 수익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 펀드측은 협의를 지속하다 결국 소송을 택했다.

 

펀드 관계자는 "니켈 생산시점이 예상보다 2년반 가량 지연돼 펀드가 수익금을 지급받아야 하는 기간도 실제 생산시점부터 7년인 2019년 11월26일까지 순연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공사측은 니켈 채굴 지연과 수익성 저하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한데 대해 도의적 책임이 있는데 펀드 청산시점까지 문제삼고 나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관상 펀드 청산시점부터 니켈이 본격 생산된지 7년이 되는 기간까지 1년2개월간 수익기간을 인정받지 못하면 펀드는 16%가량 손해를 보게 된다. 펀드는 공사에 펀드 유지기간을 만기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초 예상수익률이 10%였지만 두 펀드의 설정이후 수익률은 현재 -30%가 넘는다. 이 펀드는 공모 폐쇄형이라 환매가 불가능해 중간에 돈이 필요한 투자자를 위해 2008년 중순에 거래소에 상장했는데 당시 5000원이던 주가는 4일 현재 18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상장당시 자본금 1300억원이던 니켈펀드 1, 2호의 순자산은 770억원, 지난 4일기준 시가총액은 47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손절매하거나 자포자기 상태로 만기를 기다리는 상황인데 수익기간 문제로 또다시 악재를 만난 셈이다.

 

이에대해 이종기 한국광물자원공사 홍보부장은 "아직 소장을 전달받지 못했지만 펀드 청산시점까지만 수익금을 지급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공사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에 대한 책임은 공동으로 지는 것인 만큼 도의적 책임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암바토비 니켈 광산 프로젝트는 2006년 광물자원공사가 국내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27.5%를 투자한 자원개발 사업이다. 캐나다 쉐릿(Sherritt)이 4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나머지를 일본 스미토모(27.5%)와 캐나다의 SNC-라발린(5%)이 소유하고 있다.

 

애초 광물공사(17.5%), 대우인터내셔널(4%), 삼성물산(3%), 현대중공업(1.5%), 현대종합상사(0.5%), STX(1%)가 지분투자에 나섰는데,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삼성물산과 현대중공업, 현대종합상사는 지난해 풋옵션으로 통해 지분을 되팔아 공사 지분이 22.5%로 늘었다. 광물공사 보유지분의 장부가액은 2012년말 기준 4568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