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 2014.03.09
머스크 등 세계 1~3위 해운업체가 뭉친 ‘P3(Project 3) 네트워크’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해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동성 위기에 몰려 알짜 자산도 내다파는 상황에서 ‘해운 공룡’까지 등장해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합종연횡’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 MSC, 프랑스 CMA-CGM 등 글로벌 빅3 해운업체는 동맹체제인 P3를 오는 5월 출범할 예정이다. P3는 항로만 공유하는 기존 동맹과 달리, 지분과 선박을 투자하고 인력을 차출해 판매와 마케팅까지 함께하는 합작법인 형태다. 빅3는 선박 255척을 투입해 전 세계 29개 항로를 공동운항한다. 현재 이들 업체가 세계 컨테이너 시장에서 차지하는 물동량은 37%에 이르지만, 손을 잡으면 시장점유율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해운업계는 기존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속한 ‘CKYH(코스코·K-라인·양밍·한진해운)’는 세계 4위인 대만 에버그린을 새 회원사로 맞아 아시아~유럽 항로 서비스를 늘리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속한 ‘G6(현대상선·APL·MOL·하팍로이드·NYK·OOCL)’는 아시아~북미 서안 및 대서양 등 17개 노선을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P3와 경쟁하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P3는 초대형 선박을 다수 보유해 화물을 한번에 많이 실어 나르면서 운임을 인하해 사실상 독과점 체제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3의 독과점 논란은 세계 곳곳에서 일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P3 독과점 심사를 벌이고 있다. P3는 국내에서도 지난달 4일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냈다. 한국선주협회는 공정위에 “P3는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벌크선 사업 일부를 정리해 기존 컨테이너선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P3가 출범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해운. 선박펀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운 살리기, 업계 ‘전전긍긍’ 정부 ‘뒷전’ (0) | 2014.03.13 |
---|---|
돈 넣어 선박 구성부터 바꿔야. "해운위기 본질은 비효율 선박 탓 PEF투자, 세제혜택 뒷받침하고 3자 물류기업 육성도 생각해야" (0) | 2014.03.13 |
수출입화물의 99.7%가 해상운송, 해운업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0) | 2014.03.06 |
수출입銀, 삼성重. 16억$드릴쉽 3척 계약 영국 Seadrill사에 4억달러(직접다출2.2억$ 대외보증채무 1.8억$ 선박금융제공 제공 (0) | 2014.03.05 |
한진해운 선박 매각작업 순항. 13척 중 10척 매각완료 캠코 차입금 상회할 듯 (0) | 2014.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