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구사회생, 교직원공제회 악몽 현실화’. 삼성물산에 레이크사이드CC를 매각한 후 주요 투자자들의 성적표다. 가까스로 투자 원금을 건진 우투증권은 펀드 출자자들에게 IRR(내부수익률) 기준 5.3% 가량의 이익을 돌려줄 전망이다. 이에 비해 후순위로 1065억원을 투자한 교직원공제회는 투자 원금을 몽땅 날리게 됐다.
삼성물산이 레이크사이드CC 지분 100%를 인수한 대금은 3500억원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운용을 맡은 PEF인 마르스제2호의 골프장 지분은 47.5%로 결국 마르스2호가 가져갈 몫은 1662억원 가량이다. 마르스2호가 2007년 레이크사이드CC에 들인 투자 원금이 27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해를 보고 판 셈이다.
하지만 마르스2호에 돈을 넣은 출자자 구성을 뜯어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펀드 출자자는 선순위 투자자와 후순위 투자자로 나뉘어 이뤄졌다. 교직원공제회가 1065억원을 후순위로 투자했다.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출자 지분만큼 돈을 가져가지만 손실이 날 경우 이를 먼저 감당하겠다는 의미였다. 일종의 우선손실충당 개념인 셈이다.
운용 자산 18조원(2013년 말 기준)으로 공제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교직원공제회라가 후순위로 받쳐주기로 하자 우정사업본부, 지방행정공제회도 선순위 투자자로서 ‘원금+10% 수익’을 보장받기로 하고, 마르스2호에 2700억원에서 1065억원을 제외한 1635억원을 넣었다. 삼성물산으로부터 받은 매각 대금과 얼추 비슷한 규모다.
마르스2호를 운용한 우리투자증권으로선 일단 선순위 투자자들에겐 최소한 원금은 돌려줄 수 있게 된 셈이다. 우투증권은 2010년 매각을 진행한 이후 여러 차례 매각이 실패, 펀드 출자자들의 이익을 확보해야한다고 생각했던지 2012년 1495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레이크사이드CC는 158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주주들이 은행 빚으로 투자금을 환수해 간 셈이다. 마르스2호는 지분율대로 약 710억원을 환수했다.
이 돈은 온전히 선순위 투자자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자 지분만큼 돈을 가져가야하지만 교직원공제회는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원금+10% 수익을 약속한 만큼 가져갈 몫이 없다는 얘기다. 결국 교직원공제회는 1065억원의 투자 원금은 우선손실충당 의무에 따라 몽땅 날리고, 유상감자로 환수한 돈마저 가져가지 못하게 된 셈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연 수익 10%를 보장해주지 못하게 돼 향후 이 문제가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직원공제회가 이처럼 무모한 투자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에 투자가 이뤄졌던 점, 그리고 교직원공제회의 골프장 인수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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