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미국과 일본의 증시 활황 덕에 고수익을 거뒀던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올해 1분기 들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위험을 회피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의 달인’ 헤지펀드로서는 체면을 구기는 셈이다.
세계 최고 금융 엘리트로 통하는 이들은 신흥국 통화 위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기술주 침체, 아베노믹스(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기 부양책) 부진 등 연이은 악재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헤지펀드들은 올 1분기에 1.23%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사모펀드(PEF) 컨설팅 업체 프레킨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13년 4분기 수익률(3.6%)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프레킨은 대내외적 악재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수익률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외적 변수로는 신흥국 통화 위기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고속성장을 구가했던 신흥국은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QE) 축소) 우려 때문이다.
연준의 QE 축소가 시작된 올 1월부터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통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 국가간 대결로 확대된 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 한 해 상승랠리를 만끽했던 기술·바이오주의 부진도 헤지펀드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나스닥에 상장된 주요 100개 기술기업 주가를 지수화한 나스닥테크지수는 지난해 38% 오르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나스닥테크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열흘 동안 6.5%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주에 베팅했던 자산운용업체 코아츄 매니지먼트의 헤지펀드 ‘타이거클럽’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전체 70억달러(약 7조3000억원)중 2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존 펄슨이 운영하는 어드밴티지플러스 펀드는 지난 3월에 전체 운용액중 7.4%가 환매됐다.
아베노믹스의 부진도 헤지펀드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한 해 56% 상승한 닛케이225지수는 올들어 10% 가량 떨어졌다. 일부 헤지펀드들이 기대했던 일본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도 불발된 상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예측을 통한 채권 매매, 환거래 등으로 수익을 올렸던 헤지펀드들도 부진에 빠졌다.
출처 : 프레킨
김유성 (kys4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