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4월 25일 18: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자금조달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사모사채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황 부진으로 인한 신인도 저하로 공모 회사채 발행 여건이 나빠지자 사모 조달로 눈을 돌린 것.
최근 자산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넘치는 자금수요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장 5월 만기도래하는 공모 회사채가 발등의 불이다. 4000억~5000억 원대에 이르는 선박금융과 은행권 여신도 연내 상환을 기다리고 있다.
시황 악화로 영업력이 크게 떨어져 있어 내부창출자금으로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운업계 전반적인 신용도 하락을 감안하면 당분간 공모 시장성 조달도 제약을 받을 전망이다. 사모사채, 기업어음 가릴 것 없이 가능한 차입 수단을 총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 자산매각 등 유동성 확보 총력, 근본 해결책으론 부족
SK해운은 18일 사모사채 3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국내에서 사모로 원화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기 3년물로 금리는 5.90%를 나타냈다. 발행 전일 공모채 3년물 민평 4.955%보다 1%P 가까이 높다. 그만큼 자금 유치가 어려워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달 자금은 5월12일 만기도래하는 17-1회차 채권 700억 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시장 상황에서 수요가 모아졌을 때 일단 발행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발행액이 만기도래 규모보다 적어 추가 조달에 나설 여지는 남아 있다. 유동성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기도래채와 상관없이 경상적 비용 마련을 위해 사모채 조달자금을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상황으로는 조달 목적을 따지는 게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해운의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1737억 원으로 3조6000억 원대의 차입금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영업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에비타(EBITDA) 규모도 998억 원에 불과해 가용할 수 있는 현금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최근 보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시황 개선을 통해 영업현금창출력을 끌어올리지 않는 이상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운업종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면 현재 신용등급(A-)으로는 당분간 외부조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상증자 등을 통한 그룹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업황 개선, 자본확충 필요성 절실
갈수록 저하되는 수익성과 자본력도 증자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SK해운은 지난해에만 1062억 원의 손손실을 냈다. 자본유출로 인해 재무여력 또한 크게 떨어졌다. SK해운의 지난해말 자본총계는 4287억 원으로 납입자본금(6247억) 이하에 머물고 있다. 2012년 3분기부터 진행된 부분자본잠식이 조금씩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라 하더라도 해운·건설사의 경우 채권 수요가 마를 대로 말랐다"라며 "최근 계열 지원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외부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국 수익성 개선이나 증자 등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유동성난 탈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