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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임대주택 리츠는?: 日임대주택리츠, "일본 전체 리츠시장 중 임대주택리츠 14% 차지".10년간 20조원 시장 '급성장' 한 이유는

Bonjour Kwon 2014. 5. 2. 08:09

 

 

[임대주택도 민간투자시대 '활짝'<4>]

업계

"리츠사업 중 오피스 다음으로 임대주택 활발히 거래"

(세종=뉴스1) 곽선미 기자

2014.04.29

<연재 목차>

1."임대주택 리츠투자 13조 시장 열렸다"…윈-윈 투자구조 완성

2.정부·LH, 공공·민간자본 임대주택시장 물꼬 튼다

3.큰손, 임대주택리츠 '군침'…위험대비 수익률은?

4.선진국 임대주택 리츠는

5.리츠 활성화되려면…"빗장 풀어야 한다"

 

우리나라 임대주택리츠 시장의 성패는 일본 사례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주택시장 구조 면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상당부분 유사해서다.

 

우선 우리나라 인구구조를 살펴보면 1~2인가구 비율은 현재 50%에 육박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2010년 기준)에 따르면 1인가구는 23.9%, 2인가구는 24.3%에 달한다. 1995년에 29.6%수준이던 것이 15년새 18.6%가 느는 등 '폭발적'으로 증대된 것이다.

 

일본의 인구구조도 이와 비슷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은 1인가구와 딩크족(자녀 없이 사는 부부)의 비율이 1992년 이미 40%를 돌파했다. 그 이후에도 점진적으로 늘어 2012년 50%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일본은 1990년대 초 1~2인가구 중심으로 인구구조가 변화한 데 이어 '부동산 버블 붕괴'로 자가(自家)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주택시장이 일대 변화를 맞았다. 정부가 '차지차가법(토지임대형 주택사업 허용)'과 '정기차가법(20년 이상 장기 주택임차계약 허용)' 등을 추진한 데다가 주택가격 하락으로 임대수익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기업형 임대주택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일본은 2000년대 초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본격 도입한다. 부동산그룹 및 금융권의 임대주택 투자가 증가하면서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일본과 10여년의 시차는 있지만 우리나라도 현재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태동기'에 진입하고 있다. 1~2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여건과 매매차익의 기대 감소로 임대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더구나 우리 정부도 주택임대사업자, 임대보증제도 도입 추진 등으로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 확대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이 일본 사례와 견줘 우리나라 임대주택 리츠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日리츠시장, 2012년기준 117조원…임대리츠 16조원

 

 

일본, 한국, 미국의 리츠시장 규모 및 임대주택리츠 시장 규모. © News1 류수정

 

 

일본(2001년)은 우리나라(2002년)와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했다. 그러나 성장 규모 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리츠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리츠(J-REIT) 시장 규모(자산총액)는 2014년 2월 기준 11조6315억엔(한화 약 118조원)으로 집계됐다. 비슷한 시기(2013년 12월) 한국 전체 리츠시장이 10조4949억원(공모+사모펀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2배 차이다.

 

일본의 경우 전체 리츠 시장 중 임대주택 리츠는 약 21조원(2014년 기준)으로 전체(118조원)의 18%를 차지한다. 또 2012년 기준 리츠의 총 임대가구수는 5만7682가구이며 보유 건물수는 829개로 집계됐다. 당시 임대주택 리츠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모두 7곳으로 조사됐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이 숫자는 최근 더 늘어났다. 지난해 6월 기준 일본 임대주택 리츠의 임대주택수는 8만4810가구, 1196동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리츠사업 가운데 임대주택은 오피스(사무실) 다음으로 거래가 활발하다. 전체의 19%를 차지한다.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오피스는 연평균 19조7000억원, 임대주택은 연평균 10조2000억원이 거래됐다. 상가는 연평균 7조5000억원이 거래돼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04년 3월 일본 최초의 '임대주택 리츠'인 일본거주투자회사(Nippon Residential Investment Corp.)가 설립된 이후 잇따라 임대주택 리츠기업이 나타나며 임대주택의 거래실적이 크게 증대됐다. 다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최근에는 거래실적이 감소해 최근 4~6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보유주택 '중소형' 80% 이상 차지

일본의 임대주택 리츠 기업은 부동산 법인이 스폰서(모기업)가 돼 리츠 설립과 운영을 주도하는 구조다. 부동산개발업체와 투자업체가 스폰서로 참여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로 보면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 미래에셋 같은 기업이 스폰서가 돼 리츠를 꾸리는 형태다.

 

실제 2012년 기준 7개 일본의 임대주택 리츠 업체는 대부분 부동산 개발사와 서비스사의 자회사 형태로 구축됐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형 부동산개발사가 스폰서일 경우 지속적인 물건(건물) 확보에 유리히다"며 "스폰서가 개발한 임대주택을 리츠에 매각해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리츠 설립은 스폰서가 주도하지만 외부 투자자금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일본 리츠회사 Daiwa Residential(REIT)의 경우 모기업(Daiwa House)의 지분은 1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외부 투자자금을 활용했다.

 

임대주택 리츠기업 7곳의 평균 임대 가구수는 50~100가구 수준이다. 대부분 200가구 미만의 건물을 매입하고 대규모 주택단지보다는 '중소형' 물건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에 대한 위험부담으로 아파트는 소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노인층을 공략하기 위한 임대주택, 의료숙박시설 등도 투자가능성을 저울질하는 단계다.

 

 

일본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 개요. © News1 류수정

 

 

◇안정적 물건확보 가능한 구조…5:3:2 전략도

일본 리츠기업인 DRI(Daiwa Residential)를 중심으로 지역별 구성을 살펴보면 주로 '5:3:2' 전략을 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유 자산의 50%는 도쿄 중심부의 주요 5개구에 위치하도록 하고 나머지 30%는 도쿄 23구 이내, 20%는 도쿄 이외의 대도시에 위치하는 식이다. 이는 임대주택의 수요가 1~2인 가구에 집중돼 있고 이들이 대도시권에 주로 거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리츠 임대주택의 면적은 60sqm(18평) 이하의 중소형 주택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 리츠 보유 임대주택은 2012년 기준 대부분 20만엔(2012년 기준 한화 270만원) 이하로 조성돼 있다. 고급형 임대를 추구하고 있는 NAF(Nippon Accommodation Fund)도 보유주택 80% 가량이 20만엔 이하 주택이다. 또 1~2인 가구는 15만엔(우리돈 152만원) 이하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의 대졸 초임 연봉은 25~30만엔 수준으로, 임대료가 15만엔 이하여야 월소득의 33% 이하수준이 되기 때문에 이 금액 위주로 조성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손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임대리츠는 공실증가와 임대료 하락 등 리스크 완화를 위해 노후화되고 비싼 물건을 저렴한 신축 주택으로 지속적으로 교체한다"며 "5% 이상의 임대수익률(NOI, 순영업수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본의 사례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모두 8개,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규모 면에서나 시스템 면에서 일본에 비해 갈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같은 여건이 우선 조성되고 나서야 적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시장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전세 위주 시장이어서 우선 월세 구조로 시장이 재편되어야 한다"며 "안정적인 수익률이 보장되고 LH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택지를 제공하면 일본,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은 5~6% 수익률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 민간주도의 임대주택 리츠가 없는 상태로 물건 확보가 안정적으로 이뤄질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일본처럼 물건확보가 가능한 구조가 형성된다면 일본처럼 민간주도 임대주택리츠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