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9 09:23 정태선 기자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법정관리 중인 팬오션의 인수를 검토 중이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팬오션(028670)이 지난 3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달 매각공고를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글로비스(086280)는 입찰참여의 타당성을 따져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해 선대를 늘려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인수·합병이(M&A)가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팬오션 인수에 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10월 ‘2020년 해운매출 8조 원’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당시 75척 규모인 선박을 2020년까지 500척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운반선은 50대에서 100대로, 벌크선은 20대에서 400대로 확대해 자동차운반선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자동차운반선의 경우 수출물량의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할당하기로 현대기아차와 유코카캐리어가 맺은 운송계약이 연말로 끝난다.
따라서 내년부터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운송의 60%를 맡은 유코카캐리어 물량을 현대글로비스로 돌리면 100척 규모로 확충하는 게 그리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이를 위한 작년 8월 중고 자동차 운반선 3척을 산 데 이어 지난 9일에도 자동차운반선 4척을 사들였다.
하지만 벌크선 분야에서는 선대 확보뿐 아니라 영업망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에 팬오션 인수를 고려하는 것이다. 팬오션은 130여 척의 선박과 해외 영업망을 보유한 국내 1위 벌크선사다.
게다가 지난 3월 정부가 ‘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인수 합병의 길을 손쉽게 열어놓았다. 4대 전략물자(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발전용 석탄)를 생산하는 화주가 구조조정 중인 해운사를 살 수 있도록 한 것. 이에 따라 포스코, SK그룹 등도 인수합병의 잠재적 경쟁 후보군이 될 수 있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