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4
셰일가스가 부상하면서 세계 가스시장의 주도권이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 볼 때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김남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책연구본부장은 인터뷰에서 셰일가스 시대의 개막이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셰일가스 시대에는 러시아·중동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기존의 에너지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크게 봐서 동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셰일가스나 셰일원유 모두 새로운 에너지원이다. 기존의 에너지 주도권이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시각이 있다.
“에너지 분야를 연구하는 정치학자들이 그런 말을 많이 하는데 큰 틀에서 동의한다. 가스의 경우 중동도 영향력이 있지만, 최대 생산국은 러시아였다. 그런데 셰일가스가 나오면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동시에 미국의 원유 수입도 굉장히 많이 줄었는데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원유 수입량이 최고치에 달했던 2005년과 비교해보면, 최근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수입량은 1250만배럴에서 750만배럴로 500만배럴 정도 줄었다.
-미국의 원유 수입 감소는 어떤 의미인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이 원유 수입을 줄이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원유 재고가 생긴다.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국가의 원유 수출은 감소하고, 석유 시장에서 중동 국가들의 영향력은 줄게 된다. 마찬가지로 가스쪽에서도 러시아의 영향력이 줄고 미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주도권의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심으로 에너지 시장이 개편되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가.
“원유 가격이 안정되면 한국에 불리할 것이 없다. 기본적으로 셰일가스나 셰일원유는 새로운 에너지원인데, 한국은 자체 에너지 자원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원이 나와서 공급이 늘어나면 나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 정세 측면에서도 미국이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한국에는 나쁠 것은 없다.”
-한국은 셰일가스 개발에 늦게 뛰어든 편이다. 후발국으로서 앞선 나라들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셰일가스 개발은 다른 유·가스전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지분참여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운영권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우리의 기술력이나 운영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적의 투자방안은 셰일가스 개발에 필요한 기술력과 유·가스전을 보유한 현지 중소규모 유망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민간기업 입장에서 수익성만 보장된다면 당연히 유망기업 인수에 나설 텐데, 문제는 셰일가스의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정부나 공기업이 이런 투자리스크를 분담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최근 공기업 부채 문제 등이 논란이 됐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정부의 역할을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이 인수할 만한 현지 중소규모 유망기업이 얼마나 있을까?
“현재 셰일가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채굴하고 있는데, 미국만 하더라도 셰일가스 채굴이 수백개 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도 많지만, 한국 석유화학업체들보다 작은 중소기업들도 많다.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규모가 작지 않지만, 투자가 필요한 기업을 잘 찾아내서 지분을 매입하는 식으로 조금씩 투자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이미 롯데나 GS 같은 기업들은 미국 현지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셰일가스 유·가스전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운영권을 가지지 못하면 실질적인 기술 확보가 어렵다. 한국의 셰일가스 분야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이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셰일가스 개발·생산의 원천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수평시추, 수압파쇄 같은 분야는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셰일가스 개발을 둘러싼 수많은 세부기술 개발, 특허 등은 운영 과정에서 얼마든지 파생될 수 있다. 물론 한국이 셰일가스 개발, 생산, 운영 등을 통해 적어도 10년 이상의 노하우가 쌓인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당장 한국이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도 있다. 수처리 기술이나 플랜트, 파이프, 액화 등 다양한 하류 기술들은 한국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셰일가스의 중심기술은 당장 어렵더라도 하류기술을 활용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여지가 있다.”
-셰일가스가 국내 산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긍정적인 영향이라면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 유가 및 가스도입 가격의 안정화 등이 있다.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감소를 들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석유화학은 주로 납사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에탄보다는 프로판, BTX 쪽이 많이 생산된다. 미국의 셰일가스에서 생산되는 컨덴세이트는 에탄성분이 많기 때문에 한국 석유화학 산업에 직격탄까지는 아니다. 오히려 셰일가스는 중동 석유화학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셰일가스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거 아닌가. 지금 정부 대책은 이명박 정부 때 나왔던 대책에서 머물러 있다.
“이명박 정부 때 2020년까지 국내 LNG 도입량의 20%를 셰일가스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확보 물량이 연간 280만톤 정도되는데 연 소비량이 3500만톤인 것을 감안하면 10% 조금 안되는 수준이다. 추가 계약이 이뤄지면 목표 자체를 채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2012년에 발표된 대책의 후속조치 차원인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아직 약하다는 반응이 있는데, 정부가 너무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것도 좋지만은 않다고 본다. 전체적인 시장 수급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필요한 것을 가져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는 연관성이 없나.
“셰일가스는 메이저 석유회사가 아닌 소규모 기업들의 끈질긴 기술개발 덕분에 상업화가 이뤄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경제의 개념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중소 규모 셰일가스 기술 및 가스전 보유기업 인수 등으로 한국 기업이나 정부가 셰일가스 시장에 진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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