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패권지도 바꾸는 셰일혁명 / 글로벌 200社 "中 철수하고 미국가자"
2014.04.24
미국은 전 세계 셰일가스ㆍ석유의 95% 이상을 생산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석유 재고는 지난주 말 현재 1931년 이후 최대치인 3억9770만배럴에 달했다. 미국은 이르면 내년, 아니면 내후년에 석유대국 러시아ㆍ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원유생산국에 오른다. 이처럼 미국이 `사우디아메리카`로 거듭나는 것은 다 셰일혁명 덕분이다. 미국발 셰일혁명은 미국 제조업에 제2의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질 만큼 혁명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락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체들의 에너지 비용이 확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천연가스 가격 단위인 MBTU(물 100만파운드 온도를 화씨 1도만큼 올릴 수 있는 열량)당 12~13달러였던 LNG 가격이 현재 4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산 가스를 사용하는 유럽의 35%, 한국ㆍ일본 LNG 수입가격 대비 20~25%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미국 제조업체들이 전 세계 경쟁기업들에 비해 에너지 비용 측면에서 커다란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텍사스주 오스틴 남동쪽 외곽에 자리 잡은 셰일가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오스틴에너지의 팻 스위니 이사는 "셰일 개발 붐으로 몇 년 새 미국 LNG 값이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100% 셰일가스로 돌아가는 샌드힐에너지센터 발전소 발전단가도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며 "덕분에 가계ㆍ기업이 지불하는 에너지 비용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에너지 비용 절감 외에 미국 제조업체들은 석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나프타 대신 셰일가스 기반의 에틸렌을 원료로 사용해 만든 화학제품을 원자재로 활용해 원가를 줄이고 있다. 셰일가스에서 추출되는 에탄이 석유 기반의 나프타 값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셰일혁명으로 2025년까지 미국 제조업체 원자재 구입ㆍ에너지 비용이 매년 116억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 에너지연구소 마이클 웨버 부소장은 "셰일 개발 붐에 따른 에너지 저비용구조는 기업들에 감세(tax cut) 혜택을 주는 것과 같고 셰일가스ㆍ석유 개발에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는 경기부양 조치와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버 부소장은 "셰일 붐으로 기업이 누리는 감세 효과와 경기부양 효과가 단기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간 계속될 추세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셰일혁명이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현실화시킬 것"으로 자신했다.
에너지 비용 하락으로 가계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점도 제조업에는 긍정적이다. 가계 소비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IHS 글로벌은 셰일가스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미국 가구당 수백 달러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고 2035년이 되면 가처분소득 증가분이 가구당 연간 2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셰일혁명으로 에너지 비용이 급감하자 미국으로 유턴하는 제조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잇달아 미국 공장 건설을 발표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셰일혁명에 따른 저비용 에너지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생산공장을 인건비가 싼 중국 등 해외에서 미국 본토로 옮기는 리쇼어링(Re-shoring)이 진행되면서 2010년 이후 생산설비를 미국으로 가져온 미국 기업이 200개를 넘어섰다. 가스ㆍ석유를 원재료로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해외 화학업체들도 대거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뉴욕 소재 노무라종합연구소 미국법인 비즈니스컨설팅실 장강일 실장은 "미국 제조업 부흥의 결정적인 지렛대 역할을 한 셰일가스가 미국을 원자재ㆍ에너지 가격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로 만들었다"며 "셰일 개발 붐이 제조업체 원가 절감에만 그치지 않고 화학ㆍ플랜트ㆍ철강ㆍ기계 등 제조업 전반과 전력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의 성장 기회를 확대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17년 한국, 일본 등도 미국산 셰일가스를 들여오기 시작하면 에너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현재 미국 제조업체들이 누리고 있는 셰일혁명 혜택을 똑같이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미국 제조업체들은 미국 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고 있는 셰일가스 수출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에 나서면 미국 내 LNG 가격이 상승하고 결국 미국 제조업체가 비용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반대 이유는 외국 경쟁기업들에 값싼 미국산 셰일가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경우 그동안 미국 기업들이 누려온 에너지 비용 경쟁력 우위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금과옥조 같은 셰일가스를 꼭 껴안고 놔주지 않겠다는 얘기다.
[오스틴ㆍ포트워스(텍사스)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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