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투자

광화문 금싸라기 땅에 11년째 방치 건물…관계자 모두에게 "골칫거리" 베르시움. (한진중공업시공자.생보부동산신탁 신탁관리) 공매도도. 못한채..?

Bonjour Kwon 2014. 6. 14. 21:26

김범수 기자 | 2014/05/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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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신문로2가에는 11년째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건물이 있다. 뒤로는 정동공원이 있고 앞으로는 흥국생명 빌딩 등이 위치한 광화문 금싸라기 땅에 어째서 흉물스러운 건물이 생겼을까.

 

 

 

광화문 신문로2가에 위치한 한진 베르시움 건물 전경.(사진 오른쪽 건물) /김범수 기자

 

이 오피스 건물의 명칭은 베르시움이다. 면적 7055㎡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18층 규모 건물이다. 시행사는 보스코산업이었고 시공사는 한진중공업(097230)이었다.

 

보스코산업의 대표인 최 모씨는 2002년 해당 건물을 분양하기 시작했다. 3.3㎡당 분양가 790만~900만원에 분양했지만 당시 종로구로부터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와 건축설계변경허가를 받지 않았다. 종로구로부터 분양중지명령을 받았지만 최 씨는 이를 숨기고 분양했고 결국 2009년 징역 5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한진중공업이 78% 가량 지어놓았지만 시행사 파산으로 공사대금이 지불되지 않아 준공되지 못했다. 그나마 공사가 진행된 것도 시행사에서 받은 돈이 아니라 삼성생명(032830)등의 대기업을 통해 받은 대출로 진행됐다.

 

 

신문로에서 정동공원으로 넘어가는 계단에서 건물을 보지 못하도록 철판으로 가려놓은 모습이 흉물스럽다. /김범수 기자

 

2003년 6월까지 217가구가 분양받아 약 600억원의 중도금과 계약금을 손해봤다. 시공사인 한진중공업도 공사대금 320억원 가량을 받지 못했다. 또 공사 당시 삼성생명 등 대기업에게 대출을 받은 한진 중공업은 530억원이 넘는 돈을 갚으면서 손해를 보기도 했다.

 

보스코산업의 파산과 최 모씨의 징역 등으로 이 건물은 법원 파산부에 넘어갔다. 지금까지 6차례 공매를 진행했다. 6차 공매 가격은 1115억원이었다. 첫 공매가격인 1860억원에서 700억원이 넘게 떨어진 가격이다. 그러나 이 공매는 결국 유찰됐고 지금은 파산관재인 감독아래 수의계약으로 넘어갔다. 현재 이 건물은 생보부동산신탁에 맡겨져 있다.

 

 

 

한진 베르시움은 공사가 거의 완료돼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은 베르시움 정문 측. /김범수 기자

 

베르시움 분양자 대책협의회는 2012년 서울시에 해당 건물을 처분하거나 운영해 중도금과 계약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한 바 있다. 서울시는 개인 자산을 행정적으로 처분할 수 없어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책협의회 관계자는 “당시 서울시는 해당 건물이 파산 절차에 들어가 매입자가 나타나면 중도금과 계약금 일부를 회수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행정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해당 건물이 팔려도 분양자 손해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채무관계가 엮여있는 개인 재산에 대한 행정 처분할 수도 없고 1000억원이 넘는 건물을 매입해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한진중공업도 자금 마련 방법이 없어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11년이 지났으나 공매가 되지도 않고 매입자가 없는 상황에서 건물이 방치돼 손상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방치 상태가 길어질수록 팔릴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