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14.8.27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한국씨티은행 본점이 싱가포르계 큰손인 ARA 에셋매니지먼트(이하 ARA)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ARA는 아시아 최고 거부인 리카싱 회장의 청쿵그룹 산하 자산관리회사다. 지난 3월 말 기준 이 회사의 운용자산은 258억 싱가포르달러(약 21조원)에 달한다.
27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ARA가 씨티은행 본점 인수전에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앞서 이달 초 씨티은행과 매각주간사인 존스랑라살은 매각입찰을 실시했으며 ARA를 비롯해 블랙스톤, 알파인베스트먼트, 코람코, 마스턴투자운용 등이 참여했다.
이번 인수전은 ARA와 코람코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지만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ARA가 사실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ARA가 제시한 3.3㎡당 매매가격은 2000만~2100만원 사이로 총 매각대금은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당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매각가격(3.3㎡당 1700만~1900만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씨티은행 본점은 구분 소유인데다 씨티은행이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등 공실위험까지 안고 있어 매각가격이 3.3㎡당 20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ARA가 매우 공격적으로 가격을 써냈다"며 "그만큼 인수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인수자금 조달이나 운용수익률을 생각하면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빠르면 이번주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선정할 계획이다. ARA가 씨티은행 본점을 최종 인수하면 국내 첫 부동산 투자가 된다. ARA는 지난해 말 맥쿼리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MREK)를 인수한 후 국내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최근 매물로 나온 정동빌딩, 올리브타워 등의 인수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1997년 준공된 씨티은행 본점은 지하 6층~지상 20층, 연면적 3만9624㎡ 규모의 오피스빌딩이다. 씨티은행 지분은 81% 정도며 나머지는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대견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씨티은행이 지분을 팔아도 대견기업은 매각의사가 없어 구분소유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