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인프라펀드

수은5000억. ‘에너지·인프라 펀드’ 아시아중동,석유가스 발전투자개발로 차별화. 전통 토목 인프라상업은 코리안 콘테츠적고.수익성이 낮아 배제’

Bonjour Kwon 2014. 9. 17. 07:16

2014-09-16

 

글로벌 인프라펀드 경쟁 본격화

 

 수출입은행(수은)이 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에너지·인프라 펀드’의 운용사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로써 우리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투자금융(에쿼티 파이낸싱·Equity Financing)시장을 놓고 수은은 산업은행(산은)의 글로벌인프라펀드(GIF) 1호와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최근 사업공고를 내고 다음달 6일까지 ‘글로벌 에너지인프라펀드’를 운용할 운용사를 3개사 이내에서 모집하고 있다. 이 펀드에는 수은이 총액의 20%, 1000억원 이내에서 주도적으로 출자할 예정이다.

 

 민간 금융기관 투자를 모아 총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게 수은의 목표다. 수은은 우리 기업의 지분인수, 건설·운영 수주, 주요 자원의 국내 도입에 필요한 투자금융의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무투자자(FI) 기능을 하는 수은의 펀드 설립으로 우리 기업들이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 진출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투자개발형 사업이란 발주처가 자금을 대고 단순 도급은 맡기는 형태를 넘어 자본투자와 시행, 시공, 운영까지 모두 맡는 사업을 뜻한다.

 

 우리 기업들이 사업주로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 진출이 늘고 있지만 그동안 투자개발형 사업을 돕는 국내 펀드로는 GIF 1ㆍ2호가 유일하다시피 했으며, 투자 실적도 저조했다. 1호는 투자실적이 없고 2호 투자는 포르투갈 태양광발전사업(380억원), 파키스탄 수력발전사업(400억원) 등 2건에 그쳤다. 민간 펀드 투자자들의 과도한 초기 수익 요구 등 지나치게 보수적인 투자성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펀드 설립 주체인 국토교통부는 1호 펀드의 자산운용사를 지난 7월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산은 계열인 ‘KDB인프라운용’으로 교체하고 펀드 투자자도 산은 주도로 개편했다. 총 1500억원 출자금 가운데 산은이 500억원을 출자하고 1000억원은 도로공사 등 국토부 산하기관이 냈다. 1호 펀드는 첫 번째 투자 대상으로 사업비 4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삼성물산의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산은과 수은이 해외 인프라시장에서의 투자금융 업무를 본격화하면서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벌써부터 두 기관 간 신경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수은은 GIF 성과 저조의 원인이 한정된 운용 인력에 비해 투자할 지역과 분야가 넓은 점을 꼽고 신설될 ‘글로벌 에너지·인프라 펀드’에는 지역과 투자 대상을 특화할 방침이다. 투자 지역은 아시아와 중동, 투자 분야는 석유가스 및 발전플랜트로 차별화했다. 전통적인 토목 인프라는 한국 기자재(코리안 콘텐츠)가 적게 들어가는 데다,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서 배제했다.

 

 산은은 민간 투자기관들의 보수적 성향을 고려해 수은의 펀드 모집이 예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은은 GIF 1호 모집 때 외환·우리은행 등을 유치하려 했으나 이들이 참여를 포기해 민간 금융기관 없이 산은과 공기업만 펀드에 투자했다.

 

 이에 대해 수은은 지난 15년간 쌓아온 해외 프로젝트금융(PF) 노하우와 딜소싱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은행계열 및 독립 사모투자펀드(PEF)에서 충분히 민간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