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월 23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창업기업 분류 방식을 현행 업력 기준에서 매출액 기준 혼용으로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벤처캐피탈이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고 오해받는 것은 물론 창업 초기기업 투자의무비율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3일 벤처캐피탈협회는 서울 서초동 VR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업력을 기준으로 벤처기업을 초·중·후기로 나누는 현행 분류 체계를 매출액과 혼용해 분류하도록 변경해줄 것을 최근 중소기업청에 건의했다"며 "업력에 관계 없이 매출액 10억원 이하의 기업도 초기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벤처캐피탈이 최근 투자를 늘리고 있는 바이오·의료기업의 경우 10년이 지나도 수익이 나지 않아 사실상 초기기업이나 다름없지만 업력상 후기기업으로 분류된다"며 "현재는 창업 3년 이하 기업을 초기기업으로 정하고 있는데 매출액 10억원 이하인 회사도 초기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분류 기준을 혼용해 적용하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벤처캐피탈의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29.3%에서 35.8%로 크게 늘어나 창업 7년이 지난 후기기업에 대한 투자에 치중한다는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 벤처펀드가 투자의무비율을 맞추기 위해 창업 3년 이하인 기업에 억지로 투자하는 등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어 분류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신중한 입장이다. 벤처캐피탈협회의 의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제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급감할 수 있다는 부작용 때문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분류 기준을 바꿀 경우 투자가 절실한 스타트업기업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부작용 방지 대책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의준 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은 "창업 초기단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세컨더리펀드, 인수·합병(M&A)시장 활성화를 비롯해 코스닥 신규상장 증가 등도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다영 기자 /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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