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흐름. 미래변화>****

Finance와 Technology 결합, '핀테크(Fintech)'! 모바일 결제, 모바일 송금, 온라인자산 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 서비스와 결합된 각종 신기술

Bonjour Kwon 2014. 9. 27. 00:18

2014.09.26

 

ⓒOnDeck 홈페이지 갈무리 온덱 홈페이지(위)에 따르면, 온라인 대출 신청서를 작성하고 몇 분 안에 대출 여부를 알 수 있다.

 

2013년 말 영국 런던에 갔을 때 처음으로 핀테크라는 말을 들었다. 금융 중심지인 런던의 장점을 살려서 핀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영국 정부 관계자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아니, 보수적이고 변화에 둔감한 금융업계에서 어떻게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거지?' 거대 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업계와 작고 기민하게 혁신을 만들어가는 스타트업을 연결해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바클레이스 같은 영국의 대형 은행이 핀테크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단기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에 초기 자금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곳)까지 만들어서 지원한다는 말을 듣고 핀테크에 더욱 궁금증이 생겼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말이다. 모바일 결제, 모바일 송금, 온라인 개인자산 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 서비스와 결합된 각종 신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핀테크의 부상'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에 따르면 핀테크 벤처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2008년 1조원 규모에서 5년 만에 3조원 규모까지 증가했으며, 2018년이면 8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아이폰의 등장과 더불어 시작된 모바일 혁명이 핀테크에도 큰 자극을 준 것이다.

 

그럼 어떤 회사가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인가. 예를 들어 조만간 1조5000억원 가치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온덱(OnDeck)이라는 뉴욕의 스타트업을 예로 들 수 있다.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마치 은행처럼 자영업자들에게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 몇억원 단위의 소규모 대출을 해준다. 그런데 이 회사는 오프라인 지점이 하나도 없다. 완전히 온라인으로만 대출 심사가 진행된다(대출 상담을 해주는 전화 상담원은 있다). 그 절차도 엄청나게 빠르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제출하는 데 10분, 그리고 대출 여부는 몇 분 만에 통보되며 돈은 다음날 입금된다. 온덱의 노아 브리슬로 CEO는 "은행에 갈 시간이 없는 바쁜 자영업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온덱, 지난해 700억원 가까운 매출 올려

 

이 회사가 대출 신청인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만 이렇게 빨리 대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기술 덕분이다. 신청한 사업자의 신용도를 은행 거래 내역, 현금 흐름, 신용도 그리고 SNS의 댓글이나 평점까지 고려해 순식간에 분석해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누적해서 약 1조원의 자금을 대출해주었으며 지난해 7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에 구글벤처스 같은 벤처캐피털 자금이 2000억원 넘게 투자됐다고 한다.

 

이처럼 은행과 경쟁하는 소규모 대출시장에는 렌딩클럽, 펀데라, 아메리머천트 등 많은 스타트업이 나와서 성장 중이다. 기존 대형 은행이나 증권회사들이 못하는 금융 분야의 혁신을 스타트업들이 들어와서 실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혁신에 둔감한 택시업계를 들이받는 우버나 세계 호텔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공유경제형 숙박 서비스 에어비앤비가 가져오는 변화와 비슷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관치금융과 액티브X, 공인인증서에 찌들어 있는 한국의 금융업계는 이런 핀테크 혁신의 무풍지대였다. 핀테크에 관심도 없고 투자도 하지 않는다. 각종 규제 이슈 때문에 '해도 어차피 안 될 거야' 하면서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를 외면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으로는 모바일 앱을 통해 쉽게 송금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한 비바 리퍼블리카나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 그리고 비접촉 무선통신 기술(NFC)을 통해 간편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한국NFC 등이 있다. 한국의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