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등세계경제정치사회역학분석

짝퉁·싸구려 옛말, IT· 가전, 굴뚝산업(철강·조선·자동차 등), 금융, 패션 등 벌써 G2… ‘메이드 인 차이나’의 역습.온라인 사업도 ‘BAT’ 질주

Bonjour Kwon 2014. 9. 29. 07:08

2014.09.29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는 짝퉁, 싸구려와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처럼 여겨졌다.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들은 그럴싸하게 첨단 제품을 흉내내지만 품질은 떨어졌다. 세계 어느 곳에나 중국산 제품이 넘쳐나지만 소비자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제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엄청난 속도로 선진 기술을 습득해 첨단 기술로 무장하면서 세계 경제지도가 바뀌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워 아예 외국 기업까지 사들이면서 야금야금 시장을 삼키고 있다. 중국 기업의 역습이다. 어느새 우리 기업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정보기술(IT)은 물론 가전, 굴뚝산업(철강·조선·자동차 등), 금융, 패션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추격전이 거세다. IT, 금융에서는 미국과 패권을 다툴 정도다.

 

중국 기업의 세계시장 공략 발판은 내수시장이다. 먼저 중국 정부의 우산 아래에서 13억명에 이르는 인구를 상대로 영업을 하며 자본·기술을 쌓는다. 이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해 브랜드 파워, 기술력을 한꺼번에 획득한다.

 

28일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내놓은 ‘2014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는 지난해 폭증했다. 2011∼2012년 연간 370억 달러에서 맴돌다 지난해 500억 달러(약 52조원)를 넘어섰다. 자원·에너지 분야에 집중되던 M&A가 IT, 첨단 소재, 패션, 화장품 등으로 확산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중국 기업의 사냥감 명단에는 한국 기업도 들어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IT산업이다. 이미 중국 IT 기업들은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샤오미,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삼성전자의 절반 값에 내놓으며 판을 흔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올 2분기 세계 LTE폰 점유율은 11.4%로 전년 동기(2.2%)보다 5배 이상 늘었다.

 

2005년 IBM의 PC 부문을 인수했던 중국 레노버는 지난해 미국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세계 PC시장 1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2012년 스웨덴의 에릭슨을 제치고 통신장비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매출 기준으로 세계 가전업체 가운데 1위다.

 

온라인 사업에서는 ‘BAT’라는 약자로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3인방이 질주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세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2020년까지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 월마트를 뛰어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전문 업체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시장점유율 35%로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25%)을 제치고 지난달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메신저에 등극했다. 온라인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는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 무인자동차 등을 벤치마킹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경을 넘나드는 중국 기업의 활약을 지켜보면 등골이 오싹해진다”며 “우리 산업계가 한시라도 빨리 미래 성장엔진을 장착하고 중국과 격차를 벌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먹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