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07
조선일보DB
외국계 펀드가 서울 시내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을 싹쓸이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작아진 데다 서울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 다른 나라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기금(SOFAZ)은 올 1분기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파인에비뉴 A동을 4775억원에 매입했다. 미국 사모펀드 KKR과 홍콩 투자회사 림어드바이저는 최근 광화문 업무용 빌딩 더케이트윈타워를 5000여억원에 사들였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투자청도 지난달 5300억원가량을 들여 스테이트타워남산을 매입했다.
씨티은행 다동 사옥도 외국계 펀드가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 싱가폴계 투자회사와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빌딩과 올리브타워도 매각작업이 본격화히면서 외국계 펀드들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빌딩 매입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AIA생명은 하반기 순화동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로부터 N타워의 지분 81.6%를 매입했다. 매입 가격은 20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도 2400억원가량을 들여 시그나타워(스테이트타워 광화문)을 사들였다.
국내 프리임급 빌딩 매매시장은 국내와 해외 부동산펀드의 각축장이 됐다. 상반기 프라임급 오피스빌딩 매매거래 19건 중 11건을 부동산펀드가 매수했다. 국내 부동산펀드는 올 들어 장교4지구 미래에셋자산운용, 그랑서울, 용산더프라임 코람코자산신탁, 바로세움3차 엠플러스자산운용 등을 매입했다.
국내외 부동산 펀드는 정부의 내수(內需) 경기 진작책에 힘입어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다고 보고 국내 빌딩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또 기업이 현금 보유를 선호하며 사옥 매입을 주저하다보니 펀드만이 건물 매입에 나서는 모양새다. 연말에도 펀드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서울 도심 주요 오피스빌딩은 5% 안팎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제혜택도 펀드의 건물 매입을 부추긴다. 부동산펀드가 올해 안에 건물을 매입하면 취득세 50%를 감면해준다. 내년부턴 거래비용이 1.38%가량 늘어난다. 펀드 운용기간이 3~5년이므로 연 수익률도 0.5%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말 부동산펀드의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 빌딩 매매시장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 펀드가 세제 혜택 전에 건물을 매입하려고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빌딩 공급만 늘어나고 임차 수요는 그대로인지라 빈 사무실이 늘어나는게 부담이다. 올 연말 종로구 청진구역2· 3지구(광화문D타워), 청진구역1지구(올레플렉스) 등 대형 빌딩이 잇따라 완공된다.
최재견 신영에셋 팀장은 "외국계 펀드는 공실률이 거의 없는 빌딩만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며 "새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매물은 비싼 값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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