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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없는 CJ대한통운...해외업체물류업체 인수 추진.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와 제휴.막혔던 투자 풀릴 듯

Bonjour Kwon 2014. 10. 17. 07:18

2014-10-17

 

아시아투데이 최성록 기자 = CJ대한통운이 그룹 총수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해외 물류업체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재현 회장 구속 후 계획했던 사업에만 집중했던 소극적인 모습과는 대비된다. 총수 부재라는 리스크에도 불구 “더 이상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은 16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싱가포르 APL로지스틱스와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M&A)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PL로지스틱스는 완성차, 국제 화물 운송, 소량 물류, 창고업, 유통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물류 회사다.

 

만약 CJ대한통운이 APL로지스틱스를 인수하게 되면 그동안 꽉 막혀있었던 ‘성장을 위한 투자’도 본격적으로 집행된다.

 

2011년 CJ그룹은 국내 물류업계 1위인 대한통운을 전격 인수했다. 당시 그룹은 경쟁사인 포스코보다 웃돈을 더 지불하면서까지 인수에 공을 들였다.

 

CJ대한통운을 품에 안은 이 회장은 물류사업을 CJ그룹의 3대 미래 먹거리로 설정했다. 이 회장 본인이 직접 나서 “2020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매출 25조원, 이 중 절반을 글로벌사업으로 올리겠다”고 대내외에 공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CJ대한통운의 투자 시계는 멈춰섰다.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고 최종 선택까지 갔던 해외 물류 업체 인수도 이 회장 부재로 접어야만 했다. 성장을 위한 글로벌 사업진출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한 셈이다.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결정은 전문경영인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회장이 컴백할 때까지 CJ대한통운의 세계 시장 진출도 요원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대폭 향상된 CJ대한통운의 실적이다.

 

CJ대한통운은 2분기에 매출 1조1185억원, 영업이익 390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85.4% 증가했다. 이와 맞물려 국내시장에 안주하는 ‘종이호랑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직 안팎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때를 놓치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해외 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이 됐다.

 

업계는 이 회장 공백 이후 그룹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경영위원회’의 한 축이었던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의 결단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재현 회장 공백 이후 CJ그룹은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등으로 구성된 그룹경영위원회에서 주요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그룹측은 이 부회장이 GE메디컬 부문 아태지역 총괄사장, GE코리아 회장, 인천국제공항 사장 등을 역임한 만큼 그의 글로벌 전문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업체 인수 움직임으로 CJ대한통운은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며 “APL로지스틱스를 인수하든 안하든 향후 CJ대한통운의 경영 기조는 지금보다 공격적으로 바뀔 전망”이라고 말했다.

 

rok@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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